2013년 3월 28일 목요일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대규모 집회.. 홍준표 ‘사면초가’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3-27일자 기사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대규모 집회.. 홍준표 ‘사면초가’'를 퍼왔습니다.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개최 예고 등 각계 반발도 확산

 
여성조합원이 눈물을 흘리며 삭발을 하고 있다.ⓒ구자환 기자

경상남도의 진주의료원 강제폐업에 대해 노동계와 정치권의 반발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경남도에 진주의료원 폐업은 신중히 추진될 필요가 있다는 공문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발의 강도는 한층 강해지고 있다. 

27일은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을 위한 조례개정 입법예고의 마지막 날이다. 보건의료노조와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 500여명은 이날에 맞춰 창원 용호동 정우상가 앞에서 대규모 규탄집회를 열고 진주의료원 폐업철회와 정상화를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진보정의당 관계자와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그리고 진주의료원 조합원이 대거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폐업결정 철회하라’라고 새긴 노란색 손 팻말과 ‘홍준표 규탄한다’라고 새긴 붉은 손 팻말을 들고 진주의료원 강제 폐업에 항의했다. 

보건의료노조가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진주의료원 강제 폐업을 반대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구자환 기자

유지현 전국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선거과정에서 어르신과 서민을 위한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홍준표 지사가 취임 27일 만에 공공의료병원을 폐업한다고 했다”며, “진주시민과 경남도민, 각 정당의 반대에도 일방독주, 독재행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도 경남도 공무원이 진주의료원 간호사실에 전화해서 환자들의 퇴원을 종용하고 있다”고 말하고, “환자를 강제 퇴원시키고, 약품 구매 중단과 의료진 계약 해지 등을 하는 것은 범법행위이자 인권유린”이라고 맹비난했다. 

김재명 민주노총경남지역본부장은 “진주의료원을 폐업하려는 것은 서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병원을 없애고 돈을 목적으로 하는 영리병원을 세우려는 꼼수”라며, “진주의료원 문제는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공공병원을 없애는데 이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은 “홍준표 지사가 진주의료원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것과 강성노조 운운하는 발언은 색깔론이며, 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정부와 야당, 시민사회단체가 반대하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한다면 홍준표 지사는 공공의 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영철 경남도의회 의원은 “홍준표 지사는 막가파, 불통지사 소리를 들을 정도로 도민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진주의료원을 희생양으로 삼는 홍 지사를 도민이 퇴진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상복을 입원 여성조합원들이 공공병원 종이 영정을 들고 가두행진하고 있다.ⓒ구자환 기자

집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경남도청까지 행진을 하며 가두시위를 벌였다. 특히 전국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 지부 여성조합원들은 상복을 입은 채 진주의료원 사진과 공공의료를 새긴 종이 영정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약 1.5 km를 행진해 경남도청 앞에 도착한 참석자들은 기자회견을 하며 집단 삭발식과 단발식으로 진주의료원 강제폐업에 항의했다. 

먼저 조합원 13명이 집단삭발을 하면서 탄성과 울음소리가 곳곳에서 나오며 숙연해졌다. 여성조합원들은 곳곳에서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눈물을 흘렸다. 곧이어 30여명 가량의 여성 조합원들은자기 손으로 머리카락을 자르는 단발식을 진행하며 비통함과 분노를 드러냈다. 

집단 삭발과 단발식을 마친 참석자들은 진주시민 3만5천명의 서명지를 담은 의견서를 전달하려는 과정에서 이를 막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참가자들은 의견서를 전달하기 위해 경남도 본관 진입을 시도했고 15분여간 거친 몸싸움이 이어졌다. 

보건의료노조가 경찰과 몸싸움을 하며 의견서를 경남도청으로 던지고 있다.ⓒ구자환 기자

집회 주최측은 “경남도가 오늘까지 의견서를 가져오라고 해서, 진주의료원이 절박하다는 것을 보여 달라고 해서 왔다”고 말하고, “홍준표 지사는 당당하면 나와서 의견서를 받으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의견서 전달은 몸싸움이 벌어진 이후에 전달됐다. 경남도 조진래 부지사가 모습을 드러내자 유지현 전국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3만4천여장의 서명지와 조합원들의 머리카락이 담긴 비닐봉투 등을 함께 전달하면서 진주의료원 강제폐업에 항의했다. 이날 경찰은 7개 중대 500여명의 경력을 동원해 경비에 나섰다. 

한편, 진주의료원 강제폐업을 두고 노동계의 반발도 확산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오는 4월 13일 창원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이어 오는 18일에는 영남권노동자 대회도 창원에서 열기로 했다. 

진주의료원 여성조합원들이 스스로 머리를 자르는 단발식을 하고 있다.ⓒ구자환 기자

삭발식과 단발식을 마친 여성조합원들이 울먹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구자환 기자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노동계 대표들이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구자환 기자

구자환 기자 hanhit@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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