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30일 토요일

北 '핵우산 스텔스 폭격기'에 즉각 반응한 이유는…


이글은 프레시안 2013-03-29일자 기사 '北 '핵우산 스텔스 폭격기'에 즉각 반응한 이유는…'을 퍼왔습니다.
미 국방부 "동맹국 안심시키기 위한 우리 의지 과시"

북한이 남쪽과 미국 본토를 '불바다'로 만들겠다거나, '벌초'하겠다는 위협적인 도발을 하는 가운데, 미국이 이를 비웃듯 28일 '보이지 않는 전투기'로 불리는 최첨탄 스텔스 전략폭격기 'B-2'까지 동원해 북한 공습을 위한 실전훈련을 한반도 상공에서 했다. 또한 미국은 B-2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상공 훈련 사실을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B-2 훈련은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전략폭격기를 미국 본토에서 발진시킨 이례적인 장거리 임무를 수행한 것"이라면서 "북한의 도발로 긴장감이 높아지는 동맹국을 방어하는 미국의 의지를 과시한 것에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에 따르면 B-2 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 나타난 것은 처음인지 아닌지는 확실치 않다. 미 국방부가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본토에서 직접 출발해 다시 본토로 돌아가는 장거리 임무는 처음이다.

 
▲ 레이더에 '작은 새'처럼 잡히는 미국의 최첨단 스텔스 폭격기 B-2. 28일 B-2 두 대가 미국 본토 기지에서 한반도 상공까지 직접 날아와 폭격하는 훈련을 했다. . ⓒ미 공군

"미국 본토 기지 발진, 왕복 임무 수행은 처음"

한미연합군사령부도 "미 전략사령부는 독수리연습의 일환으로 장거리, 왕복 훈련 임무차 미국 미주리 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서 B-2 폭격기 2대를 한국에 전개했다"면서 "이들은 미 본토에서 한반도까지 공중급유를 받으며 6500마일(1만460㎞) 이상을 비행해 낮 12시쯤 훈련탄을 군산 앞 서해상 직도 사격장에 투하하고 돌아가는 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훈련탄은 실제 폭발성을 가진 폭탄은 아니고, 이번 훈련이 이미 예정된 것이었다는 것이 미군 측의 얘기다. 하지만 미국 본토에서 발진하는 장거리 임무이고 이를 즉각 공개 발표했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이날 펜타곤 기자회견에서 "이번 훈련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며,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을 안심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반응보다 동맹국들 반응에 관심"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이번 B-2 훈련에 대해 우리가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북한의 반응보다는 동맹국들의 반응"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핵위협에 대해 핵무장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핵무기 탑재 능력이 있는 B-52와 B-2가 '핵우산'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반응은 북한에서 훨씬 빠르고 강하게 나타났다. 29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9일 오전 0시 30분 긴급 작전회의를 소집하고 전략미사일 부대에 사격 대기상태에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심야에 최고사령부 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이를 북한 언론매체가 신속히 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김정은 "스텔스 한반도 진입은 핵전쟁 일으키겠다는 최후통첩"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국방위원장은 미국이 스텔스 전략폭격기 B-2까지 발진시킨 것은 "반공화국 적대행위가 단순한 위협 공갈단계를 넘어 무모한 행동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은 B-2 스텔스 폭격기의 한반도 진입이 "핵전쟁을 일으키겠다는 최후통첩"이라며 "미제의 핵공갈에는 무자비한 핵공격으로, 침략전쟁에는 정의의 전면전쟁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이 '심야 긴급 작전회의'를 열고 미사일 사격 대기 지시 조치까지 한 것은 지난주 북한 상공까지 가지않고도 남쪽에서 북한을 공격할 능력을 갖췄다는 B-52 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실전연습을 했을 때보다 한단계 더 나아간 대응이다.

당시 북한 당국은 "전략폭격기가 조선반도에 다시 출격한다면 적대세력은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구두 경고를 한 데 이어 이번에 실제 행동을 보여준 것이다.

북한, '보이지 않는 핵폭격기'에 공포

(뉴욕타임스)는 북한이 미국의 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 출현하는 것에 대해 극도로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배경도 전했다.

신문은 "한국전쟁 당시 미국의 융단폭격을 겪었던 북한은 여전히 미국의 폭격기에 대해 민감하다"면서 "북한은 주요 군사시설 대부분을 지하에 구축하고 있으며, 군사훈련을 위해 미국의 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 나타나면 북한의 전쟁선동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한다"면서 "이에 따르는 공포와 반미감정을 북한정권은 '선군정치'라는 이름으로 인민을 결집시키는 데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52도 핵무기 탑재 능력이 있다. 그러나 북한이 B-2 폭격기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사실상 식별조차 못한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 레이더를 통해 보면 거의 동체 전부가 잡히는 B-52와 달리 B-2는 동체 거의 대부분이 레이더를 반사해 0.1제곱미터, 작은 새 정도로 보인다.


/이승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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