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30일 토요일

[추도사]장준하 선생님, 선생님을 보내드리지 못 합니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3-29일자 기사 '[추도사]장준하 선생님, 선생님을 보내드리지 못 합니다'를 퍼왔습니다.

고 장준하 선생을 추모하는 겨레장이 28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진행 시민들이 참배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장준하 선생님, 선생님 겨레장 한 주일이 이렇게 훌쩍 지나가버리자 저희들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선생님 스스로 드러내신 진실이 정밀감식 결과로 분명해졌지만 선생님을 보내드리는 것이 송구스럽고 두렵기까지 합니다.

2011년 여름 폭우로 선생님의 유택이 일부 훼손되었을 때도 황망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한해를 넘기고 선생님을 국립 현충원으로 모시는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 고맙게도 파주 시장께서 선생님을 위한 추모공원을 조성하겠다는 후의(厚意)를 전해와 새로 유택을 마련했습니다. 

가까운 사람들마저 선생님 떠나시는 빈소에 나타나기를 두려워하던 1975년 8월의 유신독재 시절, 선생님께서는 진실을 가릴 엄두도 내지 못하는 처지에서 명부(冥府)로 떠나셔야 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2012년 이장하는 과정에, 일제 식민지 통치 기간 보다 더 긴 실로 37년 만에 역사적 진실을 스스로 드러내셨습니다. 

이정빈 서울대 명예교수가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장준하선생 사인진상조사 공동위원회가 연 '장준하선생 유해 정밀감식 결과 국민보고대회'에서 감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스스로 드러내신 역사적 진실은 올해 38년 만에 이정빈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의 과학적 규명을 거쳐 암살자들과 그 방조자들을 가려내는 과제만을 남겨놓게 되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전개된 일련의 과정은 사람의 의지로만 이뤄질 수 없는, 오묘한 손길이 개입했다는 신비감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처연한 모습으로 스스로 드러내시고자 하신 뜻을 어리석은 우리 후배들은 이렇게 헤아려 봅니다. 우리의 꿈이자 선생님께서 앞장서시어 실현하시려던 ‘민주세상’ ‘평화세상’ ‘통일세상’의 꿈을 잊지도 말고 내려놔서도 안 된다는 것을 알리시려는 뜻이라고 말입니다. 

“나의 죽음을 한갓 죽음에 그치지 않고 이 시대의 어둠을 밝히는 촛불이 되게 해 주시오. 여러분과 함께 동행하는 촛불이 되게 해주시오.” 

선생님께서는 다시 떠나시면서 그렇게 저희들에게 말씀해주시고 계십니다. 

장준하 선생님, 선생님을 보내드릴 수 없습니다. 

2013년 3월 30일

장준하 선생 사인조사 공동위원회 위원장 민주통합당 장준하 선생 의문사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 이 부 영 올림 

사상계를 창간했던 故 장준하 선생의 영상이 나오고 있다.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이부영 장준하 선생 사인조사 공동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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