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3-20일자 기사 '해외 동포 사이트에서도 여론 조작 흔적 발견'을 퍼왔습니다.
특정 아이피 주소로 캐나다, 일본, 피지, 인도네시아 세계 각국 사이트에 정치적 게시물 올려
국가정보원의 국내 정치개입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특정 아이피 주소로 해외 한인교포와 유학생 커뮤니티 사이트에 접속해 정치적 게시물을 올린 흔적이 발견됐다. 특정 집단이 국내뿐 아니라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여론 조작을 했다는 의혹이 일 것으로 보인다. 재외 동포를 대상으로 한 재외 선거는 사상 처음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실시됐고, 지난 대선에서도 재외 선거가 치러졌다.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큐슈대학 한국인 유학생회 홈페이지에는 북풍을 조장하는 게시물이 연달아 올라왔다.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채현욱 유학생회 회장은 유학생회 홈페이지는 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한 커뮤니티 사이트인데 워낙 비난성 목적의 게시물이 특정 아이피 주소로 올라와 삭제했다고 밝혔다.
채 회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빨갱이에 대한 비난성 글이었다. 북한에 대해 비판할 수 있지만 상식을 벗어나 북풍을 조장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글들이 많았다"면서 "관리자 입장에서 우리 홈페이지에 올라온 것을 그대로 두면 해당 글의 주장을 옹호한다는 느낌을 줄 것 같았고 정치적으로 누구를 지지하거나 강요할 수 없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관련 게시물을 지웠다"고 전했다.
문제의 게시물은 아이피 주소 '61.14.***.215', 61.14.***.217', '61.14.***.219'로 올린 것인데 게시자는 해당 아이피 주소로 일본 한인 유학생회 사이트뿐만 아니라 캐나다 소재 한인교포 사이트, 피지 한인회, 인도네시아 한인포털커뮤니티 등에도 비슷한 글을 올렸다. 해외 교포를 대상으로 여론을 조작하려 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 일본 규슈 대학 한인 유학생회에서 특정 아이피 주소 게시물을 삭제했다는 공지문.
채현욱 회장은 "홈페이지 보호 차원에서 해당 아이피 주소를 검색한 결과(구글링 검색) 일본 동경으로 등록된 아이피 주소로 나왔다. 하지만 해당 아이피 주소로 미국 등 세계 각지 인터넷 사이트에 우리 홈페이지와 비슷한 글을 올려놓은 것을 발견했다"면서 "아무런 이유와 목적 없이 이 같은 행위를 할 수 없는 일이다. 여론 조작 의혹에 대해 충분히 의심할 여지가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아이피 주소 '61.14.***.215'로 실제 구글링 검색 결과 정부 정책을 홍보하거나 북한을 비난하는 게시물을 각국 한인 사이트에 올린 흔적이 발견됐다.
인도네시아 한인포털커뮤니티 '인도웹'에서 아이피 주소 '61.14.***.215'로 올려진 게시물을 검색한 결과 (한국의 유엔안보리 재진출 축하), (MB! 지구 한바퀴를 돌다!), (韓 탄도미사일의 사거리 업그레이드), (정은曰 돈만 주시면 다 드릴게요 형님) 등 이명박 정부의 치적을 홍보하거나 북한을 비난하는 내용들이 확인됐다.

▲ 인도네시아 한인포털커뮤니티 '인도웹'에서 아이피 주소 '61.14.***.215'로 올려진 게시물 리스트.
피지한인회 사이트에서도 아이피 주소 '61.14.***.215'로 올려진 게시물이 발견됐다. 아이디 '묵념'인 올린 해당 게시물은 북한지역 국군 전사자 유해가 62년 만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다는 언론보도의 내용이다.
오세우 피지 한인회장은 전화통화에서 "'61.14.***.215' 아이피 주소는 피지 한인회 내의 아이피 주소는 아니고 다른 국가에서 올린 게시물로 파악했다"면서 "관련 게시물이 특정 정당을 홍보하고 비난하는 내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지 한인회 사이트 이용자는 "한국 떠나 외국서 열심히 사느라 바쁜데 왜? 여기까지 와서 쥐알밥질이냐"면서 '61.14.***.215' 아이피 주소로 올려진 게시물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드러냈다.
캐나다 동부 교민 커뮤니티인 '한카' 사이트에서도 '61.14.***.215' 아이피 주소로 정치적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온 뒤 삭제됐다. 사이트 관리자는 자유게시판을 통해 "IP : 61.14.***.215~219 발 관련 글은 모두 스팸으로 간주하고 허용치 않겠다. 특정 정당의 정치 활동 의심글은 사양한다"고 밝혀 해당 아이피 주소로 정치적 내용의 게시물이 집중적으로 올라왔음을 시사했다.
국내 사이트에서도 아이피 주소 '61.14.***.215'로 올려진 북한 관련 게시물이 발견됐다. 한 연구회 사이트에서는 북한 주민의 식량난을 전하는 언론 보도가 게재돼 있고 나로호 발사 성공 가능성을 점치는 게시물도 올라와 있다. 재향군인회 육군게시판에도 '61.14.***.215' 주소로 레바논에 파병된 우리나라 동명부대의 활약상을 자랑하는 내용의 게시물도 눈에 띈다.
특히 국정원이 여론 조작 근거지로 활동했다고 의혹을 받아온 오늘의유머 사이트에서도 아이피 주소 '61.14.***.215'로 올라온 게시물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게시자는 '61.14.***.215' 아이피 주소로 최소 20개 이상 아이디를 번갈아서 사용해 북한과 관련된 게시물을 집중적으로 올렸다. 북한의 식량난을 비난하는 내용, 한미 미사일 사거리 연장 소식, MB 러시아 APEC 정상회의 참석을 홍보하는 글 등 한인 교포 사이트에서 발견된 내용과도 비슷하다.

▲ 인도웹에 올려진 MB치적 홍보 게시물

▲ 오늘의 유머사이트에서 아이피 주소 '61.14.***.215'로 올라온 MB 치적 홍보 게시물
관련 의혹을 제시한 누리꾼은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관련 게시글 내용으로 미뤄볼 때 국방부나 청와대에서 비선라인으로 활동하는 사람의 게시물인지 알았는데, 게시물 패턴을 분석해보면 국정원 직원 김씨와 너무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오늘의유머 사이트를 제외한 다른 포털이나 사이트에서는 아이디 검색이 되지 않는다는 점, 댓글이 없는 등 게시물에 대한 반응이 없는데도 꾸준히 게시물을 올리는 행태는 국정원 직원 김씨의 게시활동 패턴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누리꾼은 “활동 패턴으로 보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한데 정권이 유지되면 자기네들을 조사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배짱을 갖고 해외 동포를 대상으로한 여론 조작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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