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 해임 언론계 반응… “MBC 정상화· 언론 공공성 회복 계기로”
MBC 김재철 사장 해임안이 통과되자 언론계는 이명박 정권하에서 훼손된 MBC의 공영방송으로서 위상과 전체 언론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제히 나오고 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26일 과반 찬성으로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가결시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MBC 본부(본부장 이성주)는 결과가 발표된 직후 "방송문화진흥회의 김재철 '前' 사장 해임 결정을 환영한다. 늦었지만 너무도 당연한 결정이다"면서 "지난 1988년 방문진 설립 이래 처음으로 자진 사퇴가 아닌 방문진에 의해 '해고'된 사장으로 기록되게 됐다"는 환영 논평을 냈다.
MBC 안팎에서는 김재철 사장 해임이 MBC 정상화의 첫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데 일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MBC는 김재철 사장 체제 이후 편파 방송과 해직·징계 등 언론탄압으로 공영방송으로의 토대가 무너졌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언론광장 대표인 김중배 전 MBC 사장은 26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젊은 사원들이 해직 징계 교육발령 등으로 고통을 받는 시간과 MBC에 대한 국민적 신뢰와 기대가 참담할 정도로 추락한 시간이 너무 길었다, 하지만 해임안 처리가 MBC로 하여금 제2의 창사를 다짐하는 새로운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재철 MBC 사장이 26일 오전 9시 30분경 서울 여의도 방문진 사무실로 들어서다가 사진기자들의 플래쉬 세례에 눈이 부신 듯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김중배 전 사장은 또한 "MBC 구성원들이 인고의 시간 동안 MBC를 공영방송 다운 공영방송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더욱 굳건히 다졌으리라 보고, 그렇기 때문에 땅에 떨어진 MBC의 독립성과 민주성을 흔들림 없이 회복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김재철 사장 체제 하에서 해직된 언론인들도 환영의 뜻과 함께 MBC 정상화에 대한 강한 바람에 드러냈다. 정영하 전 MBC 본부장도 "만시지탄이지만 순리대로 결정된 것이라고 본다"며 "해직언론인들은 언제 복직할 것인지 보다는 MBC가 예전의 상태로 얼마나 빨리 회복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타파 진행자인 최승호 전 (PD수첩) PD는 "방송을 정치적인 도구로 생각해서 MBC를 독단적으로 운영하다가 나타난 게 김재철 사태"라며 "공영방송으로서의 항구적 독립성을 제고할 수 있는 토대를 새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국언론노조(위원장 강성남) 역시 성명을 내고 "(김재철 사장은) 정권에 의한 언론 장악의 상징이었고, 나아가 사장 한 명이 공영방송을 얼마나 망가뜨릴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인물이었다"며 "지난 정권에서 언론 자유를 위해 투쟁하다 해고된 언론인의 복직은 물론, 정직·전보발령 등 징계를 받은 모든 언론인들의 원상회복과 명예회복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MBC 정상화에 대한 강한 바람은 신임 사장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 김중배 전 사장은 "MBC가 방송법이 지향하는 민주적이고 독립적인 매체, 공공성과 공정성을 확립하는 매체로 기능을 다해야 한다고 보고, 방송통신위원회나 방문진에 여러 정파의 인사가 모여 있지만 이런 방송법의 정신에 입각한 인사를 신임 사장으로 추천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친박 인사’가 신임 사장으로 오는, ‘제2의 낙하산 사장’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MBC 본부는 “벌써부터 ‘朴心’이니 ‘청와대의 뜻’이니 하는 구시대 용어가 난무하고 있다. 우리는 방문진이 차기 사장 선임에서부터 이 같은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을 이룰 수 있는지 주시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도 이날 “MBC의 신임 사장 인선이 능력은 없지만 권력에 기생해 자리보전에만 열을 올렸던 김재철과 같은 인사로 ‘김재철 시즌2’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깊어진다”는 논평을 냈다. 이런 우려에 대해 청와대 이남기 홍보수석은 “방문진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한편 김재철 사장 해임은 언론계 전체가 독립성과 공공성을 회복하는 계기로 돼야 한다는 기대도 크다.
언론노조는 “‘제2의 김재철’이 나타나지 않도록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김재철 사장과 함께 대표적 낙하산 사장으로 거론돼온 YTN 배석규 사장도 하루 빨리 물러나야 한다. 다시는 정권에 의한 언론 장악이 이뤄지지 않도록 국정조사나 청문회 등을 통한 진상 규명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산하 YTN 지부도 “김재철 씨와 여러 모로 닮은 배석규 씨는 곧 불명예 퇴진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수경 기자 | jsk@mediatoday.co.kr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