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시사IN 2013-03-21일자 기사 '“중국 임금 상승, 엄청난 영향 끼칠 것”'을 퍼왔습니다.
아시아 노동 문제에 정통한 이창휘 ILO 선임정책분석관으로부터 중국의 소득분배 개혁에 대해 들어봤다. 중국은 최저임금 인상과 노조의 임금협상을 통해 소득분배 개혁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이창휘 국제노동기구(ILO) 선임정책분석관은 아시아 노동문제에 정통한 전문가다. 지난 10여 년간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정책당국, 노동조합, 사용자단체 등과 함께 노동정책 수립, 단체협상 제도 개혁 등의 업무를 담당해왔다. 스위스 제네바 ILO 본부에 있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 중국 ‘소득분배 개혁’의 속내를 들어봤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사회주의 국가지만 빈부격차는 대단히 심했던 모양이다.
중국의 ‘격차’는 심할 뿐 아니라 다면적이다. 지니계수(이탈리아 통계학자의 이름을 딴, 소득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는 개혁·개방 이전인 1978년에는 0.2를 약간 넘는 수준이었는데 최근에는 아시아에서도 제일 높은 수준인 0.47을 넘어서고 있다. 남미처럼 0.5나 0.6까지는 아니나, 위험 수준이다. ‘계층 간의 소득 격차’뿐 아니라 지역(연해·내륙) 간, 도농(도시·농촌) 간, 국유기업과 민영기업 간 격차도 1990년대 이후 크게 벌어졌다.
중국 정부로서는 위기감이 강하겠다.
연간 집계되는 시위 등 각종 집단행동이 8만여 건에 이를 정도이다. 특히 2000년대 이후 격차가 확대되고 공평성이 훼손되면서 온갖 사회갈등이 폭발했다. 이렇게 가다간 체제가 유지될 수 없다는 인식을 후진타오 주석 때부터 확고하게 갖게 되었다. 중국 정부가 2월 초 발표한 소득분배 개혁 정책은 이런 기조 위에서 도농 및 도시 내부 계층 간 소득분배를 개선하기 위한 여러 새로운 요소를 포함한 것이다.
그 같은 ‘소득분배 개혁’ 정책은, 결국 중국이 종전의 ‘저임금·수출 주도’ 노선에서 이탈해 내수를 부양하는 경제 노선을 채택한다는 뜻인가?
현재 진행 중인 세계 경제위기는 중국 정부로 하여금 더 이상 정책 전환을 미룰 수 없게 했다. 내수 부양을 위해서는 국내 소비 부양이 필요했고, 대다수 국민이 소비할 수 있게 하려면 사회보장 시스템 확충을 통해서 저축률을 낮춤과 동시에, 임금소득을 늘릴 필요가 있음을 명확히 인식해 정책 입안 및 집행에 들어간 것이다. 중국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소득분배 정책이 임금의 크기를 결정하는 1차 분배 영역뿐만 아니라 소득이전 및 사회보장 확충을 통한 2차 분배까지 포괄하게 된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
2차 분배라면 세금을 걷어 복지 부문에 사용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 이번 개혁안에서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연금·의료 등 사회보험을 도시와 농촌의 모든 인민에게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실 개혁·개방 이전의 사회주의 시기에는 도시에서는 국유기업이 소속 노동자와 그 가족의 복지를 책임지고, 농촌에서는 인민공사가 농민을 책임지는 체계였다. 그러나 시장개혁으로 이런 체계는 깨지고, 2000년대 초반까지는 ‘복지의 공백 기간’이었다.

이창휘 국제노동기구(ILO) 선임정책분석관은 아시아 노동문제에 정통한 전문가다. 지난 10여 년간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정책당국, 노동조합, 사용자단체 등과 함께 노동정책 수립, 단체협상 제도 개혁 등의 업무를 담당해왔다. 스위스 제네바 ILO 본부에 있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 중국 ‘소득분배 개혁’의 속내를 들어봤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사회주의 국가지만 빈부격차는 대단히 심했던 모양이다. 중국의 ‘격차’는 심할 뿐 아니라 다면적이다. 지니계수(이탈리아 통계학자의 이름을 딴, 소득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는 개혁·개방 이전인 1978년에는 0.2를 약간 넘는 수준이었는데 최근에는 아시아에서도 제일 높은 수준인 0.47을 넘어서고 있다. 남미처럼 0.5나 0.6까지는 아니나, 위험 수준이다. ‘계층 간의 소득 격차’뿐 아니라 지역(연해·내륙) 간, 도농(도시·농촌) 간, 국유기업과 민영기업 간 격차도 1990년대 이후 크게 벌어졌다. 중국 정부로서는 위기감이 강하겠다. 연간 집계되는 시위 등 각종 집단행동이 8만여 건에 이를 정도이다. 특히 2000년대 이후 격차가 확대되고 공평성이 훼손되면서 온갖 사회갈등이 폭발했다. 이렇게 가다간 체제가 유지될 수 없다는 인식을 후진타오 주석 때부터 확고하게 갖게 되었다. 중국 정부가 2월 초 발표한 소득분배 개혁 정책은 이런 기조 위에서 도농 및 도시 내부 계층 간 소득분배를 개선하기 위한 여러 새로운 요소를 포함한 것이다. 그 같은 ‘소득분배 개혁’ 정책은, 결국 중국이 종전의 ‘저임금·수출 주도’ 노선에서 이탈해 내수를 부양하는 경제 노선을 채택한다는 뜻인가? 현재 진행 중인 세계 경제위기는 중국 정부로 하여금 더 이상 정책 전환을 미룰 수 없게 했다. 내수 부양을 위해서는 국내 소비 부양이 필요했고, 대다수 국민이 소비할 수 있게 하려면 사회보장 시스템 확충을 통해서 저축률을 낮춤과 동시에, 임금소득을 늘릴 필요가 있음을 명확히 인식해 정책 입안 및 집행에 들어간 것이다. 중국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소득분배 정책이 임금의 크기를 결정하는 1차 분배 영역뿐만 아니라 소득이전 및 사회보장 확충을 통한 2차 분배까지 포괄하게 된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 2차 분배라면 세금을 걷어 복지 부문에 사용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 이번 개혁안에서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연금·의료 등 사회보험을 도시와 농촌의 모든 인민에게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실 개혁·개방 이전의 사회주의 시기에는 도시에서는 국유기업이 소속 노동자와 그 가족의 복지를 책임지고, 농촌에서는 인민공사가 농민을 책임지는 체계였다. 그러나 시장개혁으로 이런 체계는 깨지고, 2000년대 초반까지는 ‘복지의 공백 기간’이었다.
복지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나?
래서 세제 개편 이야기가 나왔다. 고소득자들에게 제대로 세금을 받아내고, 다른 한편으로는 국유기업의 이윤에서 사회보장 재원을 더 많이 갹출하는 것이다. 이미 후진타오 주석 때부터 정부가 국유기업으로부터 ‘사회적 배당금’을 받아 사회보장 자금으로 활용해왔다. 이 자금을 더 늘리겠다는 것이다. 현재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국유기업은 어마어마한 이윤을 내부에 보유하고 있다. 이중 일부를 사회보장 재원으로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1차 분배에서도 획기적인 계획이 있는 것 같다.
먼저 2015년까지 최저임금을 평균임금의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현재 최저임금은 평균임금의 20%에서 30%대 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 계획이 실현된다면 임금소득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리라 보인다.
최저임금만 올린다고 내수가 충분히 부양될 것 같지는 않다. 다수의 기업에서 강한 노동조합들이 회사 측과 단체협상을 벌여 임금을 올려야 결과적으로 국가 전반적인 내수도 강화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중국 기업들의 경우, 단체협상 자체가 별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안다.
이번 ‘소득분배 개혁’ 정책에 따르면, 2015년까지 ‘단체협상 적용률’(단체협상을 통해 임금이 결정되는 비율)을 ‘공회’(중국의 관영 노동조합) 소속 노동자들의 8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한다. 지금 중국의 도시 노동자는 3억2000만명 정도로 추계되는데 이 중 2억5000만명 정도가 공회 회원이다. 그런데 그중 80%인 2억명 정도가 단체협약의 틀에서 임금을 협상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결과적으로 전체 노동자(3억2000만명) 중 70% 정도가 노동조합에 소속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노동조합 조직률이 이 정도로 높은 나라는 의외로 얼마 안 된다. 사민주의가 발전한 북유럽의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그리고 오스트리아, 벨기에, 프랑스 정도이다.
중국의 ‘공회’는 원래 노동조합이라기보다 공산당의 정책을 노동자들에게 전달해주는 조직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런 공회가 점차 노동조합의 성격을 띠면서 임금협상 기구로 바뀌어 나간다고 이해하면 되나?
중국의 노조, 공회는 국가의 일부로서 노동자들에게 공산당의 정책을 전달하고 통제하는 기구로서의 성격이 강했다. 1995년 노동법이 제정되기까지 단체협상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그 이후 2000년 중반까지 단체협상은 형식적으로만 존재했고 유명무실했다. 그런데 2000년대 후반 들어 신세대 노동자들이 주도하는 파업이 노사관계의 안정을 위협하면서 당 주도 노조 개혁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제한적이지만 노조 위원회 직선제를 체계적으로 확산시키기 시작했고, 사용자와의 단체협상도 요식행위를 넘어 실질적인 임금협상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내부 개혁은 산업평화의 달성이라는 노동정책뿐만 아니라 소득분배 개선, 국내 소비 부양 그리고 경제구조 전환이라는 거시정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이번 소득분배 개혁 가이드라인을 봐도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은 최저임금을 올려서, 중위 계층 노동자는 단체협약을 통해 올린다고 못 박았다.

이창휘 국제노동기구 선임정책분석관(위).
결국 노조(단체협상)를 허용해서 임금 인상을 유도하겠다는 말인 것 같다.
덩샤오핑 시대 중국 정부의 임금에 대한 방침은 ‘생산성보다 높지 않은 임금 인상 및 기업의 자율결정’이었다. 그런데 12차 5개년 계획(2011~2015)에서는 ‘생산성에 상응하는 임금 인상과 노사 공동 결정’이 강조되었다.
앞으로 중국의 임금이 크게 오른다면, 세계 자본주의 시스템에도 충격이 있을 듯하다.
요즘 ‘바닥으로의 경주’(Race to the bottom)라는 이야기가 덜 나온다(‘바닥으로의 경주’는, 각국이 해외자본 유치를 위해 자국의 노동조건을 다른 나라보다 더 떨어뜨리려고 경쟁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중국의 변화 덕분이다. 그동안 ‘바닥으로의 경주’는 결국 중국의 저임금이 모든 나라의 임금 조건을 밑으로 끌고 간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오히려 중국의 임금 상승이 동남아 국가들의 임금을 끌어올리는 경향까지 있다. 이처럼 글로벌 자본주의의 위기가 계속되고, 유럽형 사회 모델이 궁지에 몰리는 상황에서 중국의 실험은 다른 국가들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한편 사회 모델로서도 흥미진진한 관찰 대상이 될 것이다.
이종태 기자 | peek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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