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3-26일자 기사 '박 대통령의 한달, ‘인사참사’ 쓰나미로 점철'을 퍼왔습니다.
여당조차 ‘위기감’ 속에 민정라인 문책론…청와대는 “활동에 충실” 반박
박근혜 대통령 취임 한 달이 '인사참사 쓰나미'로 얼룩졌다.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25일 전격 사퇴함에 따라 차관급 이상 고위직 낙마자가 6명으로 늘었다. '참사'라고 부르는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박근혜 정부 초반 정국은 흉흉한 분위기마저 감돈다. 인사청문회 탓만 하던 여당 지도부조차 위기감 속에 유감을 표하며 '부실 인사' 관련한 청와대 인사라인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한만수 후보자는 이날 사퇴의 변을 통해 "공정거래위원장직 수행의 적합성을 놓고 논란이 제기돼 국회 청문회 일정조차 잡히지 않은 채 장시간 경과하고 있고, 이로 인해 정부의 순조로운 출범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물러날 뜻을 밝혔다. 한 후보자의 전격 사퇴 배경엔 이날 오전 제기된 해외 수십억 비자금 운용 의혹이 결정타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한 후보자는 대형로펌 '김앤장' 출신으로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을 대변해 온 점, 그리고 세금 탈루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사퇴 압박이 거세지던 차였다.

한 후보자에 앞서 지난 주만 해도 황철주 전 중소기업청장 내정자가 고위공직자 주식백지신탁제도에 대한 몰이해로 스스로 물러났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은 희대의 '성접대 동영상' 추문 연루 의혹으로 사퇴했다. 황 전 내정자의 경우에는 청와대가 관련 제도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정황이 황 전 내정자의 사퇴 기자회견 당시 드러났다. 김 전 차관의 경우 청와대가 의혹들에 대한 사전 인지에도 불구하고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주장도 제기됐고, 청와대와 경찰 간 책임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무기중개업체 로비스트 의혹, 부동산 투기 의혹, '천안함 골프' 등 30가지가 넘는 의혹들로 사퇴 압박을 받아왔던 김병관 전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박 대통령의 신임을 등에 업고 버텨 왔다. 그러나 결국 해외자원개발특혜 의혹 업체인 KMDC와의 특수관계가 드러나며 지명 38일만에 물러났다. 이처럼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1월 첫 테이프를 끊은 이후 'CIA 커넥션' 의혹이 불거졌던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를 거쳐 이번 한만수 후보자까지 총 6명의 고위 정무직 인사가 줄줄이 낙마했다.
여기에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이 교감을 이룬 상태에서 지명된 것으로 알려진 이동흡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연유조차 밝히지 않고 갑자기 사퇴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최대석 전 인수위원, 인선 중 교체된 청와대 비서관·행정관 5명까지 합하면 낙마 인사는 도합 13명이다. 이 같은 '인사참사'에 "부실 검증"이라는 질타는 물론이고 정권 초반임에도 "망조가 들었다"는 토로까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인사 검증에 책임이 있는 청와대 인사위원회와 곽상도 민정수석을 비롯한 민정라인 문책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여당에서도 터져나오고 있다. 인사청문회 탓만 하며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던 새누리당 지도부마저도 유감을 표명했는데, 이는 "이대로 가면 공멸한다"는 위기 의식의 발로라는 것이 공통된 분위기다.
새누리당 서병수 사무총장은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집권당의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제도개선은 물론, 필요하다면 관계자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일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당혹감과 자괴감을 금할 수 없다"며 "도대체 인사 검증을 어떻게 했기에 이런 일이 잇따라 발생하는 것인지 청와대는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실검증의 책임이 있는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문책을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병관 전 국방부 장관 후보자ⓒ양지웅 기자
재선의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의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특히 "이 정도 흠결은 넘어갈 것이라는 검증팀의 안일한 판단이 사태를 이렇게 만들었다"며 "자체의 눈높이를 국민과 언론에 맞게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청와대가 얼마만큼 위기의식을 갖고 있느냐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후보자에 대한 검증 부실 지적 관련해 "민정에서 당연히 검증했다"면서도 "해외 계좌 추적 문제 같은 것은 짧은 시간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허태열 비서실장이 위원장인 청와대 인사위원회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엔 "본질적인 활동에는 충실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구체적인 구성 문제 관련해선 "불필요한 잡음이 따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가급적 말을 아끼겠다"고 밝혔다.
최명규 기자 acrow@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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