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위장전입·투기·다운계약서 다 시인, 위원들 “정치권 줄댄 장관 군령 못세워”
의혹백화점으로 일찍부터 새누리당 내에서조차 자진사퇴 촉구를 받았던 김병관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본인의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다운계약서 작성 등과 재산증식과정, 미심쩍은 무기중개업체 활동 전력에 대한 혹독한 질타를 받았다. 특히 청문회에서는 현행법 위반 사례 등 본인이 인정한 흠결사항만도 여러 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병관 후보자는 8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주최로 열린 장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출석해 30여가지의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면서도 “일부는 유감을 이미 표명했지만, 국방장관을 그만둘 정도는 아니다”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그러나 김광진 민주통합당 의원은 “군인으로서 일반적으로 이사다닌 것을 제외하고 투기의혹 관련한 것만 보더라도 불법투기와 탈세가 의심되는 곳만 9개 지역에 16건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경기 일산토지 구입후 매매하는 과정에서 해당 지역이 군사시설보호구역이 해제된 것을 몰랐다는 주장을 두고 ‘6년 만에 30배가 올라 실질적으로 부를 축적한 것은 사실이냐’는 김 의원의 질의에 김 후보자는 “그 때 땅을 샀다가 수용돼 수용가를 받았을 뿐”이라고 답했다.
김광진 의원은 “결국 급등할 때 수용했다는 답변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 구입시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것에 대해 김 후보자는 인정했으며, 반포동 아파트의 경우 그는 “투자목적으로 샀다”며 “투자 목적으로 샀으나 딱 2개만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위장전입의 경우 청량리, 가락동, 갈현동, 증산동, 노량진동으로 이전한 것이 불법 위장전입이라는 지적에 대해 김 후보자는 “다 잘못됐던 것”이라고 시인했다. 이를 두고 김광진 의원은 “위장전입 문제가 공직자에게 우스운 문제가 됐으나 연간 500명의 일반인이 법으로 처벌받고 있으며 벌금만 해도 최근엔 500만 원씩 낸다”고 지적했다.
장남에게 증여한 땅의 경우 공직자재산신고 당시 누락한 사실에 대해 김 후보자는 “단순 실수로 빠졌다”고 해명했으며 서울 동작구 노량진 우성아파트 105동을 장차남에게 ‘부담부 증여’(증여 직전 대출받아 증여세 절감)한 의혹의 경우 ‘부담부증여’로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고 ‘매매’로 기재한 데 대해서는 “그렇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고, (부담부증여로 기재) 안했다면 실수”라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김광진 의원은 “부동산 의혹에 있어 인정하는 부분만도 이정도”라고 지적했다.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신고된 김 후보자의 재산 17억6800만 원 대부분 부동산의 재산증식을 통한 것으로 그 차액만 14억 원 정도였다며 재산의 거의 대부분인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모든 거래가 다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한 법위반 사례만 봐도 주민등록법 위반, 지방세법 위반,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 4가지에 달하는데, 김 후보자는 4성 장군이 아니라 8성장군이 될 뻔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의혹 많은 것은 불찰이자 불민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내가 부동산 폭리를 남겼다는데, 집이 한두채 있던 것을 사고팔다보니 (거래가 많았던 것인데) 손해가 많았는데, 수용되면서 이익을 본 것”이라며 “반포동 아파트 산 것 정도 외엔 더 부를 축적한 것은 없다. 나머지 일생 청렴하게 살아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정한 돈을 사용하거나 받는 일도 없다”며 “부동산의 경우 이익본 경우는 얼마 되지 않고 대부분 손실만 입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무기중개업체 고문 활동 경력의 경우 김재윤 민주당 의원은 “외국의 무기중개업체에 고문으로 일한 이가 한국 국방부 장관이 되는 것은 군에 대한 명예를 훼손하고, 장병들이 수치스럽게 생각하지 않겠느냐”며 “스스로도 공직 들어갈 일이 없을 줄 알았다고 언론과 인터뷰하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갈 기회가 없을 것으로 알았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얼굴사진이 담긴 휴대폰 악세서리를 달고 다닌 것과 관련해 “정치권에 줄대는 국방장관의 군령이 제대로 서겠느냐. 박정희 부부 사진 고리 달고 다니는 것은 국방장관 내정해달라는 로비의 일환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김병관 후보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그만큼 존경했기 때문에 달고 다닌 것일뿐 박근혜 대통령과는 만날 기회도 없었기 때문에 그런(로비하려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달 13일 후보자 지명 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전인 22일 김 후보자가 합참과 한미연합사에 박 대통령과 동행한 이유에 대해 김 후보자는 “참석대상에 포함됐다고 통보받고 참석한 것”이라며 “군 통수권자 될 분이 요청한 것이니 참석계획에 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의원 출신이자 친박계인 유승민 국방위원장은 “장관되기 전 후보자에 불과한데, 아무리 당선인의 요청이 와도 가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하고 고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느냐”며 “공직 후보자로서 적절한 처신이었다고 생각하느냐”고 비판했다.
언론과 여당을 포함해 많은 여론에서 사퇴하라고 했는데도 ‘박 대통령이 그만두라고 해야 그만두겠다’고 한 것을 두고 ‘국민의 국방장관이냐 대통령만의 국방장관이냐’는 안규백 민주당 의원의 추궁에 김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의 국방장관 후보자 신분”이라고 답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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