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3-03-14일자 기사 '현오석 청문보고서도 무산… 임명 표류 ‘제2 김병관’ 되나'를 퍼왔습니다.
ㆍ야 “도덕성 미달…부적격”ㆍ여 “결정적인 흠결 없어”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 박근혜 정부 초대 내각 후보자 중 보고서 채택이 거부된 후보자는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두 명으로 늘어났다. 현 후보자 임명 문제는 박 대통령에게 또 다른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4일 증인심문 등 현 후보자에 대한 이틀째 청문회를 실시한 후 경과보고서 채택을 논의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새누리당은 부적격이라는 야당 입장을 반영해 보고서를 채택하자고 주장했지만, 민주통합당은 경제수장으로서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며 채택 자체를 거부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이틀째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 김영민 기자
민주당 기재위 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현 후보자는 대한민국 경제를 끌어갈 수장으로서 자질과 역량에 결정적 하자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민주당은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고위정책회의에서 “탈세, 위장전입, 이중국적, 투기 등 도덕적 문제는 물론 시대적 과제인 경제민주화에 대한 구상도 없고 재정 대책도 없는 인물을 첫 경제수장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며 “아주 부적격하다는 것이 국민은 물론 우리 당의 일관된 지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사청문회 결과 정권이 바뀌면 철학도 바뀌는 무소신과 가는 곳마다 꼴찌로 만드는 무능력만 확인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야당의 보고서 채택 거부는 정치적 의도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기재위 간사인 나성린 의원은 이날 오후 당 소속 인사청문위원들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의 보고서 채택 거부는 한 달여 정부조직법 거부와 마찬가지로 국정 발목잡기이고 박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게 함으로써 대통령을 흠집내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현 후보자가 도덕성에서 결정적 흠결이 없고, 경제 정책에서도 이론적 배경과 현장 경험을 갖췄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보고서 채택 무산으로 현 후보자는 ‘제2의 김병관’ 신세가 됐다. 현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서가 지난달 20일 국회에 제출됐고 처리 시한이 20일인 점을 감안하면 박 대통령은 이미 법적으로는 언제든 현 후보자를 장관에 임명할 수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보고서 채택 무산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강행한다면 인사청문회 제도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실제 국회에서는 유명무실한 인사청문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보고서 채택조차 거부당한 후보자가 국방정책 수장에 이어 경제정책 책임자까지 두 명으로 늘어난 것도 부담이다. 박 대통령으로선 정권 출발부터 국회에 막혀 인사를 되돌릴 수도 없고, 정면돌파한다면 여론 비판이 부담되는 상황에 빠진 것이다.
박영환·구교형 기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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