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3-27일자 기사 '청와대보다 더 ‘청와대스러운’ KBS뉴스?'를 퍼왔습니다.
KBS새노조, ‘공추위 보고서’에서 뉴스 비판 … 보도국 고위 간부 “보도의 전체적인 흐름봐야” 반박
“KBS뉴스는 ‘참사’ 인사의 원인을 검증 부실 탓으로 돌리고 있다. 때문에 인사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책임이 없다는 것이 그 안에 녹아 있는 논리다. 한 집안이 잘못되면 일차적인 책임은 가장이 지는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참사’ 인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고 KBS뉴스는 책임의 소재를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인사문제와 관련, KBS뉴스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정이나 해명 위주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내부에서 제기됐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김현석)는 26일 발행한 공추위 보고서에서 “지난 1월 29일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에서 지난 3월 25일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낙마에 이르기까지 6건의 KBS뉴스를 보면 모두 사태의 원인을 검증 부실로 돌리고 있다”면서 “최종 인사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언급하는 뉴스는 한 곳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인사검증 강화’ 언급도 안했는데 KBS는 “대폭 강화할 방침”으로 보도
KBS본부는 “보수, 진보를 떠나 많은 언론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을 ‘참사’ 인사의 한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면서 “KBS뉴스는 이런 분석을 모르는 것인가 아니면 모르는 척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KBS본부는 특히 KBS뉴스가 정부나 청와대의 동정이나 해명에 방점을 찍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29일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사퇴와 관련한 리포트가 대표적이다.
당시 KBS (뉴스9)는 관련 내용을 전하면서 “도마에 오른 인사 검증은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보도했다. 문제는 청와대가 ‘인사검증 대폭 강화 방침’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KBS본부는 “청와대가 그런 방침을 밝힌 것도 없는데 뉴스는 ‘그럴 것 같다’라고 보도했다”면서 “그렇다면 실제로 검증은 ‘대폭 강화’ 됐는가? 그냥 강화도 아닌 대폭 강화다. KBS뉴스는 이 물음에 답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날 뉴스는 추측성 오보로 청와대에 대한 아부일 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KBS뉴스가 리포트에서 사용하는 표현이 청와대 해명 쪽으로 기울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KBS는 지난 25일 (뉴스9)에서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사퇴 소식을 보도했는데 문제를 지적하기보다는 청와대의 고민과 해명을 전달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KBS본부는 “인사검증이 강화될 것 같다더니 사고가 계속 터지자 사안을 정쟁의 대상으로 만들고 그것도 부족했던지 반성해야 할 장본인의 해명을 적극적으로 전달하는 뉴스가 제대로 된 뉴스인가”라면서 “눈에 보이는 장난질을 언제까지 할 것인가? 이제 죄의식도 없는 듯하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3월25일 KBS <뉴스9> 화면캡처
“청와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민정수석실이 한만수 후보자를 검증했지만, 해외계좌 추적 등은 짧은 기간 때문에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도 수사가 아닌 만큼 현금이나 보석, 해외 계좌 등은 검증이 어렵다며, 후보자의 자기 검열이 철저하지 않았던 게 아쉬웠다고 말했습니다.” (3월25일 KBS [뉴스9][ ‘검증 부실 문책론 확산]에서 인용)
청와대 입장의 과도한 반영도 논란 … “청와대 대변인 자청하나”
정부조직법 개편안 협상과 관련해선 주관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입장을 보도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KBS는 지난 3월3일 (뉴스9) ‘내일 대국민 담화 직접 호소’ 리포트에서 정부조직법 개편안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것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 소식을 전했다.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새누리당의 입장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3월3일 KBS <뉴스9> 화면캡처
KBS가 해당 리포트에서 사용한 표현은 “강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총력전 태세입니다. 분명히 했습니다” 등이다. 청와대 의지를 강조하는 표현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 소식에 뒤이어 배치된 리포트 ‘뉴미디어 인허가권 입장차 여전’이란 리포트에서는 여-야의 입장을 나열한데 이어 뒷부분에 다시 청와대의 입장을 배치해 청와대 입장을 과도하게 반영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KBS는 이 리포트에서도 “단호히 반박했습니다. 과감히 양보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등 청와대 의지를 강조하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와 관련 남철우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홍보국장은 “현 정부 출범 이후 ‘길환영 KBS사장 체제’가 아직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KBS 안팎의 대략적인 평가”라면서 “이런 상황을 돌파하려는 일부 간부들이 정권에 코드를 맞추려는 보도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 국장은 “인사검증 보도는 물론이고 천안함 관련 보도 등에서도 KBS는 최소한의 균형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번 봄 개편에서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현대사 다큐를 신설하려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지적했다.
보도국 고위 간부 “직접적으로 청와대 겨눠야 하나…검증부실 질책도 최고인사권자에 대한 비판”
이에 대해 보도국 고위간부는 “직접적으로 청와대를 겨누지 않았다는 것이 청와대를 비판하고 있지 않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검증부실이라는 질책은 다른 말로 최고인사권자에게 보다 엄격한 인사를 하라고 지적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간부는 KBS뉴스가 ‘청와대 대변인’을 자청했다는 KBS본부의 지적에 대해서도 “보도의 맥락이나 전체적인 흐름을 보지 않고 새노조(KBS본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단어 한마디 한마디를 따지면 새노조(KBS본부)가 발표하는 성명 또한 사용하는 단어 몇 개로 평가받아야 한다”면서 “여야의 주장에 균형을 맞추는 것을 노조는 정쟁이라고 비판했는데 이는 같은 사안을 다른 면에서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간부는 “이는 최소한의 공정성을 담보해 내기 위한 장치”라고 강조했다.
민동기 기자 | mediagom@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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