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3-13일자 기사 '김병관 기자회견이 KBS MBC뉴스에 없는 이유'를 퍼왔습니다.
[TV뉴스 돋보기] 비판여론이 잠잠할 때까지 기다리는 KBS MBC?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국방부 청사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후보자는 “국가 안보가 어느 때보다 위중한 상황에서 대통령께서 저에게 중책을 맡겨주신 데 대해 감사히 생각한다. 개인적인 사심을 버리고 나라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실 것을 간곡히 청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숱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사퇴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은 몇 가지 문제점을 남겼다. 경향신문이 13일자 1면 에서 지적했지만 “그의 입장 발표는 내용과 형식 모두 부적절했다.”
“여당 내에서조차 사퇴 요구가 높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인사를 스스로 언급한” 것부터 상식을 벗어난 일인 데다, “공직에 출마한 것도 아닌 인사 대상자가 국민을 향해 지지를 호소한 것은” 경향신문 지적처럼 “난센스”에 가깝기 때문이다.
느닷없는 김병관 기자회견보다 더 이상한 KBS MBC

2013년 3월12일 SBS <8> 화면캡처8>
국방부 장관으로 공식 임명되지 않은 후보자가 국방부 청사에서 회견하는 게 온당한 지 의문이거니와 회견 5분 전에 관련 내용을 기자들에게 공지한 후 자신의 입장만 발표한 뒤 질문도 받지 않고 퇴장한 것도 이상했다. 말 그대로 이상한 기자회견이었고 이상한 대국민 입장 발표였다.
그런데 이날 기자회견보다 더 이상한 것은 KBS MBC 메인뉴스였다. 12일 KBS (뉴스9)와 MBC (뉴스데스크)는 김병관 후보자 기자회견 내용을 전혀 다루지 않았다. SBS (8뉴스)만이 “‘헌신 기회 달라’…김병관 사퇴 거부”라는 제목으로 리포트를 내보냈을 뿐 KBS MBC는 관련 내용을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조선일보조차 13일자 1면에서 ‘느닷없는 회견’이라고 비판한 이상한 기자회견을 KBS MBC는 철저히 침묵한 것.
이유가 뭘까. 한겨레가 오늘자(13일자) 1면에서 보도한 내용이 눈에 띈다. 한겨레는 “정치권 안팎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장관에 임명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지만, 여야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김 후보자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시간을 벌겠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겨레의 이 같은 분석을 근거로 하면 KBS와 MBC의 ‘김병관 회견’ 침묵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여야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숨고르기”를 하면서 “김 후보자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시간을 벌겠다는 판단”에 따라 ‘침묵’했다는 추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일보 권경성 기자는 오늘자(13일) 4면 기자수첩에서 “언론이 자신의 이야기를 앵무새처럼 전달하기만 하면 국민의 이해를 구할 줄 알았던 모양”이라며 “기회를 얻고 싶었다면 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의혹을 제대로 해명하고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상한 기자회견’을 비판 없이 앵무새처럼 전달만 하는 언론이라면 그것도 문제지만, 비판은커녕 아예 이런 사건이 있는지 언급조차 하지 않는 언론이라면 그건 더 문제다. KBS MBC가 후자에 해당한다.

경향신문 2013년 3월13일자 1면
박근혜 대통령의 ‘공공기관장 물갈이’ MBC에서 쏙 빠진 이유
지난 11일 MBC (뉴스데스크) “첫 국무회의 ‘도발 강력대응’” 리포트도 논란이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주재한 국무회에서 △북한 도발에 대한 강력 대응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 △엄정한 공직기강의 확립 △국정철학을 공유할 인사를 산하기관장에 임명해 줄 것 등을 당부했다.

2013년 3월11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캡처
KBS SBS의 경우 이날 (뉴스9)와 (8뉴스)에서 관련 내용을 전했지만 MBC (뉴스데스크)는 달랐다. MBC는 이날 “첫 국무회의 ‘도발 강력대응’” 리포트에서 “북한 도발에 대한 강력 대응과 정부조직법의 조속한 처리 거듭 촉구” 등의 발언 내용은 전하면서도 ‘국정철학을 공유할 인사를 산하기관장에 임명해 줄 것을 당부한’ 박 대통령의 언급은 전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12일 조선일보가 “국정철학 같이 할 사람, 공기관에 임명” 의 제목으로 1면에서 대서특필하는 등 대다수 신문이 주요뉴스로 보도할 만큼 비중이 큰 사안이었다. 하지만 MBC는 관련 발언만 쏙 빼버린 채 보도했다.
이유가 뭘까. 박 대통령의 ‘공공기관장 물갈이’ 대상에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와 MBC사장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발언만 누락시킨 게 아닐까.
실제 박 대통령의 ‘공공기관장 물갈이’ 발언 이후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이 전격 사퇴한 것은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방송계에서는 김 이사장이 전격 사퇴한 배경에는 청와대의 신호가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공공기관장 물갈이’ 발언 누락과 ‘김병관 기자회견’ 침묵은 현재 MBC뉴스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상징적으로 드러내준다.
민동기 기자 | mediagom@mediatoday.co.kr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