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5일 월요일

방송뉴스, ‘원세훈 도피’보다 ‘꽃샘추위’가 더 중요?


이글은 미디어스 2013-03-25일자 기사 '방송뉴스, ‘원세훈 도피’보다 ‘꽃샘추위’가 더 중요?'를 퍼왔습니다.
시민들까지 ‘감시활동’ 나섰으나 주말 내내 단신 1건 보도

국정원 국내 정치 개입 의혹의 당사자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도피성 출국을 감행한다는 소식으로 주말 내내 시끄러웠으나, 방송3사 뉴스는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오마이뉴스) (한겨레) 보도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출국 소식이 알려진 이후, 야권은 23일 성명과 논평을 통해 출국금지를 요구했다. 출국 예정일로 알려진 24일에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국내정치 개입 의혹을 제기한 진선미 의원을 비롯해 시민들이 인천공항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출국을 감시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가 정보기관의 수장이 국내정치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도피성 출국 계획이 알려지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 뉴스는 말 그대로 ‘뜨거운 감자’였다. 전날 TV조선 단독보도로 출국금지 소식이 전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출국 저지’를 위해 공항에까지 나온 시민들의 움직임은 이 사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출국금지 단독 보도’ TV조선, ‘인천공항 취재’ 뉴스타파·발뉴스

종편 가운데서는 TV조선이 가장 적극적으로 보도했다.

▲ TV조선은 23일 메인 뉴스에서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는 소식을 '단독'으로 보도했다. (TV조선 주말뉴스 토일 화면 캡처)

TV조선은 23일 6시에 방영되는 (주말뉴스 토일)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 출국금지를 가장 빨리 보도했다. 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소식을 1, 2부 톱으로 배치했고, 1부 6번째 리포트로 출국금지 사실을 전했다. 다음날에도 ‘이슈추적’과 ‘집중취재’라는 코너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 뉴스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순서도 3~6번째로 앞에 배치됐다.
jtbc와 채널A도 24일 비교적 앞 꼭지인 8번째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 출국금지 뉴스를 배치하긴 했으나, 23일에는 관련 보도가 하나도 없었고 총 보도 건수도 각각 1건에 불과했다.
이 밖에 (뉴스타파)와 (발뉴스)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미국 출국 예정일로 알려진 24일, 인천공항에 직접 나가 취재에 나섰다.
(발뉴스)는 오후 2시부터 트위터로 공항 상황을 중계했다. (발뉴스)는 자사의 취재기뿐 아니라 출국금지를 위해 공항에서 밤을 지샜다는 시민들의 이야기도 전달했으며, 당일 열린 기자회견 및 시민들의 모습을 담아 기사로 내보냈다. (뉴스타파) 역시 미국행 마지막 비행기 출국 시간(오후 5시 30분, 샌프란시스코행)까지 공항에 머무르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아직 국내에 있음을 알렸다.

따뜻한 봄 날씨에 밀린 원세훈 보도

하지만 방송 3사 메인뉴스는 주말 내내 관련 소식을 각각 1건만 단신으로 보도하는 데 그쳤다.

▲ 지상파 3사는 지난 주말 원세훈 전 국정원장 관련 뉴스를 각각 15, 19, 20번째에 보도했으며 그마저도 단신으로 처리했다. (MBC 뉴스테스크, SBS 8뉴스 화면 캡처)

KBS (뉴스9)는 해당 뉴스를 23일 ‘민주, “원세훈 前 국정원장 출국금지해야”’라는 단신으로 처리했다. 전체 23꼭지 중 15번째였고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검찰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는 것이 아닌, 민주통합당의 출국금지 조치 요구가 중심 내용이었다. 24일에는 관련 보도가 없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보도를 내보냈던 23일 KBS (뉴스9)는 따뜻해진 봄 날씨 관련 보도를 톱뉴스와 2번째 꼭지로 배치했다. 북한의 위협 발언, 고위층 성 접대, 청와대 인사시스템 관련 보도 등 주요 소식을 두루 다루긴 했지만,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에 쏠린 높은 관심을 감안했을 때 지나친 축소 보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MBC (뉴스데스크)는 24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검찰이 출국금지를 내렸다는 뉴스를 단신(19번째)으로 보도했다. (뉴스데스크)는 앞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민주노총, 전교조 등에 고발당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전국 다시 꽃샘추위‥출근길 '쌀쌀' 동해안 '펑펑'’ (10번째), ‘달라지는 실손보험‥나에게 유리한 상품은 뭘까?’(13번째) 등의 리포트보다도 훨씬 뒤에 배치됐다.
SBS (8뉴스)도 24일 ‘서울지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출국금지’라는 단신(20번째)을 내보냈다. 서울지검의 출국금지 조치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고발 건을 언급한 MBC 뉴스와 같은 구성이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보도는 ‘지리산 반달가슴곰 새 식구 탄생…야생 출산’(17번째), ‘2013 통영국제음악제…개막작 세멜레 워크’(19번째)에 밀렸다.

김수정 기자  |  girlspeac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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