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3-03-25일자 기사 '민정수석실, 경찰 안 거치고 국과수에 “동영상 보여달라” '수사 개입 논란'을 퍼왔습니다.
청와대가 사회고위층 인사에 대한 건설업자 윤모씨(52)의 성 접대 의혹과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해당 동영상 판독 결과를 열람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청와대는 정당한 업무라고 해명했지만 수사주체인 경찰을 거치지 않고 비공식적으로 정보를 요구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비서관 산하 특별감찰반은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국과수에서 서중석 국과수원장을 직접 만나 성 접대 의혹 동영상 판독 결과 보고서를 확인했다. 특별감찰반은 이 자리에서 서 원장에게 동영상 열람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감정결과 통보서 열람을 요구해 컴퓨터 화면상으로 이를 보고 돌아왔다.
해당 동영상은 성 접대 의혹 사건의 핵심 증거다. 국과수는 앞서 지난 22일 경찰에 이 동영상의 판독 결과를 통보했다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청와대의 동영상 확보는 불발에 그쳤지만 청와대의 수사 개입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고위 공직자들이 대거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는 민감한 사건에서 경찰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성 접대 의혹에 연루됐다는 논란 속에 자진사퇴한 직후로 동영상 요청 시기도 석연치 않다. 김 전 차관의 개입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를 검증한 청와대에도 비판이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동영상이 사회고위층 성 접대 의혹에 대한 전면적 수사로 번지는 것을 청와대에서 사전에 파악해 ‘관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명박 정부에서 비선을 통해 불법사찰에 개입했다는 지적을 받은 민정수석실이 또다시 공식 루트가 아닌 비공식 활동을 벌인 것도 부정적 여론을 낳을 수 있는 부분이다.
청와대 김행 대변인은 이에 대해 서면 브리핑에서 “(민정비서관실의) 적법한 활동”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민정비서관실은 고위 공직자의 재직 중 비위 사실 여부에 대해 확인할 권한이 있다”며 “김 전 차관의 (성 접대 동영상 인물과의) 동일성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으므로 법률과 절차에 위배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식적으로 민정비서관실에서 경찰에 감정결과를 직접 요구할 경우 수사 방해 및 외압 행사라는 의혹이 제기될 우려가 있어 직접 확인하게 된 것”이라며 “국과수가 감정 결과를 경찰에 이미 회신했기 때문에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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