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스 2013-03-20일자 기사 '간접광고를 바라보는 시청자의 불편한 시선'을 퍼왔습니다.
[시민권과 미디어]
지난 1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상파 3사의 심의 책임자와 회의를 열고 최근 심의규정 위반사례가 늘고 있는 간접광고와 관련 자정 노력을 촉구했다. 또한 지상파의 PPL 문제가 ‘덕지덕지…낯두꺼워진 드라마속 PPL’이라는 기사 제목으로 뉴스지면에 언급되고 있다. 한마디로 ‘해도 너무한다’는 말이다. 간접광고는 시청자의 시청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노출로 상품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최근 TV 프로그램에서의 간접광고는 간접광고가 아닌 직접광고 수준에 이르렀다는 게 문제이다.

▲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캡처ⓒSBS
PPL의 진화 - 홈페이지 상품홍보안내
예를 들면 최근 방송중인 SBS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남성복 브랜드 파크랜드 매장에서 남자주인공 오수(조인성)에게 양복을 선물하며 오영(송혜교)는 "남자 옷은 우리 브랜드가 최고야"라고 말하고 오수는 "나도 알아"라고 답한다. 뿐만 아니라 오수가 '라네즈' 매장에서 메이크업을 받는 오영을 기다리는 장면을 비롯해 오수가 사용하는 차량(제네시스)과 극중 인물들이 빈번하게 만남을 갖는 카페(디초콜릿), 오수가 입은 등산복(블랙야크)에 이르기까지 노골적으로 노출된다. 드라마 자체가 광고백화점이라고 할 만 하다.
KBS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의 경우 드라마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이것이 궁금하세요’ 코너에 드라마에 등장한 상품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소개한다. 시청자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상품 소비를 강요당하고 있는 것이다.
사업자에 유리한 상표권 해석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드라마나 뉴스 속 간접광고를 모니터 하고 있는 언론인권센터 모니터팀은 최근 방심위에 민원을 냈다. 그 내용은 (내딸 서영이)가 방송법상 협찬과 간접광고 규정이 모호한 것을 이용, 의류업체 ‘지센’에 대해 장소 협찬이라는 명목으로 사실상 간접광고를 했다는 것이다. 또한 (내딸 서영이) 37회는 57분부터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모두 4분여 가량 ‘HOLLYS COFFEE’ 혹은 ‘HOLLYS COFFEE’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로고들이 지속적으로 노출했다. 언론인권센터는 이러한 간접광고 노출이 전체 방영시간의 1/20을 넘지 못하도록 되어있는 방송법의 간접광고 허용범위를 넘고 있다고 판단했고, 이에 대한 조치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방송화면의 노출크기 및 시간측정을 담당하는 중앙전파관리의 전파보호과(방송서비스 시장의 금지행위 사실조사를 담당하고 있음)는 “방송법 시행령 제59조의3 제1항 5호에 대한 간접광고 노출시간을 산정함에 있어 상표 및 로고가 화면에 전부 노출된 상태에서 이를 식별할 수 있는 정도 크기인 경우에 한하여 노출시간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현재의 간접광고는 로고나 상품이 100%로 노출되지 않았기에 방송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시청자는 드라마 속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만 봐도, 카페로고가 조금만 보여도 어떤 브랜드인지 식별이 가능하다. 단순히 상표 및 로고의 노출 정도나 크기가 아니라 식별 가능성 여부를 엄밀히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언론인권센터 모니터팀은 상표권에 대한 대법원의 판례를 찾았다.
“상표의 구성 중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한 부분과 동일한 표장이 거래사회에서 오랜 기간 사용된 결과 상표의 등록 또는 지정상품 추가등록 전부터 수요가 가에 누구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을 표시하는 것인가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부분은 사용된 상품에 관하여 식별력이 있는 요부로 보아 상표의 유사여부를 판단할 수 있고…”(대법원2011후774)
사업자들이 상표권을 가지고 다툴 경우의 식별에 대해 대법원의 명쾌한 해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드라마 속 간접광고에 대해서 지나치게 관대한 해석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인 법개정이 필요하다
현재 간접광고 노출의 허용범위 등에 대한 명문화된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에 방송사측에서 자의적으로 간접광고를 남용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규제하고 있지 못하다. 간접광고를 상세하게 규정하는 법개정이 필요하다.
간접광고 노출시간과 노출화면에 대한 세부적 규정 마련이 필요하고, 간접광고와 협찬고지의 조항이 상충되어 있는 것은 조정되어야 한다. 간접광고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하여 협찬(소품, 장소)광고물 노출 등의 개념을 체계적으로 정해야 한다.
그리고 억지 연출로 간접 광고를 하는 경우에 대한 규제 규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 경우는 간접 광고를 넘어 불법 광고행위로 보고 제재해야 할 것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단순 제품 노출이 아닌 대사와 자막 등을 활용하거나 제품의 고유 기능을 부각시키는 경우는 법령에 위배 될 수 있어 보다 강력히 규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모호한 법규정으로는 솜방망이 규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간접광고에 대해 더욱 엄격하고 상세한 규정을 시급히 만들 것을 촉구한다.
윤여진/언론인권센터 사무처장 |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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