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6일 수요일

전 청와대 참모들이 바라본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3-06일자 기사 '전 청와대 참모들이 바라본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을 퍼왔습니다.
정치력 한계, 나홀로 국정운영 문제 드러나...“청와대 참모 역할 중요”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뉴시스

‘민주정부 10년’ 당시 직접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하던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계속되는 ‘일방통행’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들은 박 대통령이 정부조직개편안에 반대하는 야당을 압박하는 모습을 두고 ‘삼권분립 원칙’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국회와 충돌하는 모습에서는 ‘정치력 부재’가 드러났다고 봤다. 특히 오래 전부터 문제 제기된 박 대통령의 ‘불통’은 향후 국정운영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MB보다 더한 불통”...정치력 한계 드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김한정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정부조직개편안을 둘러싸고 야권과 타협하지 못하는 박 대통령의 모습을 두고 ‘정치력 부재’를 지적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5일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정부조직개편안 처리를 촉구하는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해 “대통령이 나서서 야당을 훈계하고 야단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입법권을 가진 국회에서 토론하고 협상해야 할 문제를 두고 마치 전쟁선포처럼 한 데에 상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이어 “대통령이란 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정치적 반대자들을 포용하고 설득해나가는 리더십”이라고 강조하며 “그러나 박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 국민대통합을 얘기해놓고 (여당과 비슷한) 야당의 의석수와 지난 대선 당시 절반 가까운 국민이 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 자리는 외롭고 고달픈 자리다. 실제로 자유롭기 보다는 안보와 경제 문제 등 골치 아픈 일이 더 많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도 산전수전 다 겪고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기시면서 인내심이 강한 편이었지만 힘들어 하셨다. 그런 만큼 박 대통령도 더욱 평정심을 잃지 말고 소통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한 전직 청와대 비서관은 “역대 정부를 보면, 대통령이 자신의 정부조직개편 의지를 어느 정도 살리면서 야당의 의견을 들어 일부 수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불통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도 조직개편 할 때 일부 의견을 들어 축소하려던 통일부와 여성부를 다시 살렸다”면서 박 대통령의 모습에 대해 “자신과 뜻이 맞지 않는다고 그렇게 (고집)하는 것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때론 입법부와 갈등을 빚기도 하지만, 현재 새누리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충분히 소통만 한다면 원하는 방향대로 이끌어 갈 수 있다”면서 “이번 정부조직개편안도 야당이 거의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합의해주고 미래창조과학부와 관련해 딱 하나 합의를 못보고 있는 건데, 그것까지 안 된다고 하는 것은 굉장한 오만”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국면을 협상으로 돌파하지 않고 국민여론으로 돌파하겠다는 것은 초반 지지도를 믿고 하는 것인데, 지지도라는 것은 한 순간에 떨어질 수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대통령이 처하는 상황은 어렵게 될 것”이라며 “여당에서 말하듯이 사사건건 국민한테 호소할 수도 없고, 장기적으로 보면 ‘불행한 대통령’이 될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나홀로 국정운영’ 문제 드러나...“청와대 참모 역할 중요”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윤후덕 민주통합당 의원은 박 대통령이 대통령의 역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윤 의원은 “대통령제는 삼권분립에 기초해 세워진 권력 구조”라며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삼권분립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요하고, 삼권분립의 한 축인 의회를 존중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박 대통령의 모습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윤 의원은 “대통령은 국민들로부터 선출돼 민주적이고 정통성 있는 권력을 갖고 있는 대통령과 의회라는 두 권력이 충돌하지 않도록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면서 “박 대통령을 보면서 아직 이러한 경험과 경력이 우리 사회에선 부족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대한민국 정치형태를 이해하고 대통령에게 끊임없이 설명해 줄 수 있는 참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정무수석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부적 소통 없이 ‘나홀로 국정운영’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청와대 춘추관장 출신인 김현 민주당 의원은 얼마 전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철통보안’을 자랑하며 국무위원을 인선을 한 데 대해 “그 정도로 정보가 밖으로 흘러나가지 않았다는 것은 박 대통령 혼자 결정했다는 뜻”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김한정 전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이 정부조직개편안 처리와 관련 대국민담화를 한 것에 대해 “주변에 참모가 없다는 소리가 이런 데에서 드러나는 것 아닌지 심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 전직 청와대 비서관도 “대통령들은 보통 국회 상황이나 현안에 대한 정보를 참모들로부터 듣고 리더십에 따라 참모 의견을 반영하거나 본인이 혼자 고민해 최종 판단을 내린다”며 “최소한 박 대통령도 이번 여야 협상 상황은 파악됐을 것이라고 보는데 저렇게 반응했다는 것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박 대통령의 ‘나홀로’ 정치적 판단 결과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청와대 직원들이나 비서관들이 (대통령을 대신해) 바깥에 계신 분들과 소통을 많이 하고 그 결과를 대통령에게 많이 보고해줘야 한다”며 “대통령도 이런 보고를 많이 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지현 기자 cjh@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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