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3-03-26일자 기사 '새누리 비박계 중심 ‘대통령 책임론’ 확산'을 퍼왔습니다.
ㆍ남경필 “쓴소리할 분 중용 안 해… 검증팀, 부적격자 거부 못 해”ㆍ한두 명 지명해서 하달하는 ‘박근혜식 인사스타일’도 도마 올라
‘문제는 대통령 리더십이다.’ ‘대통령 인사 스타일부터 바꿔야 한다.’
고위 공직자들의 잇단 낙마를 두고 새누리당 내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비판이 비박근혜(비박)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부실 검증에 대한 청와대 민정라인 문책론에서 ‘박 대통령 책임론’으로 발전한 것이다. 새 정부 출범 한 달 만에 박 대통령의 리더십이 여당으로부터 비판받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친박과 비박 세력 간 갈등도 예상된다.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은 26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증팀 무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사 방법과인사 시스템 문제”라며 “대통령이 직접 인사를 하고 그것을 위에서 내려주는 방식이라면 사실 검증팀의 무능 문제는 둘째 문제”라고 말했다. 남 의원은 이어 “(검증팀이 부적격 인사에 대해) 기본적으로 ‘노(NO)’를 못하는 것은 (대통령) 리더십 문제”라며 “평상시 ‘노’라고 얘기하는 분들을 가까이 중용하면 그분들이 쓴소리를 할 텐데 그렇지 못한 것 아니냐”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다른 의원들도 박 대통령이 직접 한두 사람 후보자를 찍어 검증 대상으로 내려보내는 이른바 ‘톱다운(Top-down)’ 방식의 인사 스타일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조해진 의원은 “대통령께서 본인이 알고 계신 사람들, 본인이 갖고 있는 개개인에 대한 인상과 평가만 가지고 인사를 하면 절대 제대로 된 인사가 될 수 없다”며 “(대통령이) 딱 한 명을 지명해 밑으로 내려보내면 사실상 임명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민정수석실도 그 임명을 뒤집는 검증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용태 의원도 ‘톱다운’ 인사 스타일로는 흠결 있는 후보자라도 내정 취소를 건의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 실패 당시에 인사 시스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과감한 변화가 있었어야 하는데 전혀 변화와 대책이 없었다”며 “인사팀에서 복수로 후보를 검증해서 인사권자에게 올리고 이 중에서 낙점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목소리는 전날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의 청와대 반성 요구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다. 친박계는 인사 실패 책임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도 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당내 비판에는 불편함을 표출했다.
친박 핵심인 서병수 사무총장은 전날 최고위에서 “(인사) 제도 개선은 물론 필요하다면 관계자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도 있어야 할 것”이라며 관계자 문책론을 띄웠다. 박 대통령에 대한 언급보다는 흠결이 있음에도 지명을 수락한 후보자 개인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 친박 중진 의원도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도 이번 일을 거치며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게 됐을 것인 만큼 잘 고쳐 나가리라 본다”며 “여당은 인사 실패 비판을 하기보다 정부조직법 협상 과정에서 흐트러진 당 분위기를 추스르는 데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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