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8일 월요일

“미창부 방송 플랫폼의 역습 받게 될 것”


이글은 2013-03-17일자 기사 '“미창부 방송 플랫폼의 역습 받게 될 것”'을 퍼왔습니다.
정부조직법 타결, “안전장치, 면죄부 되지 않게 보완해야”

17일 여야 정부조직법 최종 합의가 이뤄졌다. 정치권은 합의와 성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언론계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언론계 일각에서는 플랫폼 모두를 정부부처로 이관시켰다는 점에서 종국에는 방송통신 콘텐츠가 플랫폼 장악의 역습을 맞게 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절망적이었던 최초 인수위안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위상을 지켜냈고 그동안의 방송 공정성 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 차원의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하는 등의 성과를 얻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17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최종 타결했다.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가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동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합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의진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 우원식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 윤관석 원내대변인. ⓒ뉴스1

“방통위 지켜내…성과 거뒀다”

민주통합당은 17일 정부조직법 협상 최종 타결 직후 윤관석 원내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물론 아쉽다”면서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법령 제·개정권과 예산관리편성권 박탈이 예상되었던 방송통신위원회를 인수위 안과 다르게 야당의 강력한 요구로 중앙행정기관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되찾았고, 아울러서 법령 제·개정권 및 예산관리편성권도 원위치됐다”고 강조했다.
또 윤관석 대변인은 “인수위 원안을 대폭 수정하여 방송 공정성과 관련한 적극적인 요구로 이번에 여러 가지 합의사항이 나오게 되었다”며 “SO의 이관에 따른 방송 공정성 담보를 위해 법률, 특위 등 다양한 차원에서 공정성 확보 장치를 두는 등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 여야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가 17일 정부조직법 개정안 최종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관계자는 “최초 인수위 원안과 비교해 봐야 한다”면서 “방통위 존립 근거를 지켰고, 기금의 독립성도 지켜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최초 인수위 안에서 방통위는 위상이 격하돼 미창부 아래 껍데기만 있는 조직이었다”며 “민주당이 방송 공공성과 언론의 합의제 위원회를 지켜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SO, 방통기금 등에 대해 여러 차례 국회를 압박했다”면서 “민주당은 협상에서 최소한 판정승을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플랫폼이 정부부처가 관할하게  돼 아쉬움이 남는다”면서도 “견제를 위한 다양한 장치를 뒀고 무엇보다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국회가 나설 수 있는 장을 마련했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해 문제를 풀어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형식적 견제 장치에 속아왔다”

▲ TV 뿐 아니라, 다양한 기기에서 실행되는 OTT 서비스. 뉴미디어 규제 이관으로 새로운 플랫폼은 모두 미창부가 규제하게 됐다.

하지만 언론계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채수현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은 “민주당이 플랫폼을 너무 쉽게 본 것 같다”며 “플랫폼의 역습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채수현 정책위원은 “지금은 플랫폼 자체가 종합편성채널과 다를 바 없다”면서 “플랫폼에 대한 규제 권한을 넘긴 것을 시간이 흘러 평가해 보면 뼈아픈 실책으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케이블TV SO, IPTV와 같은 방송 플랫폼은 보도, 종편, 지상파, 연예 오락, 공익채널 등 다양한 채널을 편성하고 있어 방송 플랫폼을 정부부처가 관할할 경우 직·간접적인 방송 채널의 통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채수현 정책위원은 “지상파, 조중동 종편채널, 케이블 SO, IPTV가 현재 하나의 방송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면서 “한 시장에서 이들 플랫폼과 매체가 충돌할 때 그동안 방통위가 통합적인 규제권한을 행사해 왔기 때문에 조종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사업자간 충돌 상황에서 조정이 불가능할 경우가 생겨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채수현 정책위원은 방통위와 미창부가 플랫폼과 방송 매체를 나눠 규제하면서 무분별한 규제완화나 부처 간 대립으로 규제 장치가 무력화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미창부가 진흥을 명목으로 IPTV와 케이블 SO의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 상대적으로 방통위가 규제 완화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면서 “규제 완화의 원칙, 규제의 필요성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규제 완화 바람이 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채수현 정책위원은 “반대로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미창부와 방통위가 일상적으로 대립하면서 방송 규제 정책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 2009년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가 개최한 공청회. 여야 추천 위원들이 100일간의 치열한 논쟁을 펼쳤지만, 결국 당시 미디어위는 최종 보고서 채택을 두고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해 각각 보고서를 발표하며 결론 없이 끝났다. 이러한 미디어위의 논의와 활동에도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은 방송법 등 미디어 관계법을 날치기 통과했다. ⓒ미디어스

다른 언론시민단체 관계자는 ‘방송 공정성 특별위원회’ 등에 대해 “형식적인 절차로 끝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이 이번 새누리당과 협상을 통해 △미창부가 케이블SO, IPTV 허가·재허가와 관련 법령 제·개정 등을 할 때 방통위의 사전 동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방송 보도·제작·편성의 자율성 보장 △SO·PP의 공정한 시장 점유 등을 위한 ‘방송 공정성 장치’를 마련했다. 
그는 “지난 2009년 100일간 진행된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에서 알 수 있듯이 국회 특위나 사전 동의 제도가 여당이 형식적인 과정으로만 받아드리면 결국 형식으로만 끝날 수 있다”며 “특히 6개월의 시한을 두는 국회 공정성 특위 같은 경우, 여당의 반대로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무의미하게 마무리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할 일이 많은데 여당이 논의가 불리한 공정성 특위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면서 “공정성 특위 자체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신규 주파수 회수·재배치에 있어서 중립적 기관에서 심의를 받는 과정과 방송용 주파수를 방통위가 관리한다는 점은 여야 협상의 성과를 꼽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방송 공정성 특위서 안전장치 보완해야”

익명을 요구한 방송계 관계자는 “그래도 방통위가 없어지는 절망적이었던 최초 인수위안에서 많이 나아간 것”이라며 “아쉽지만 야당이 마련한 여러 안전장치를 최대한 활용해 방송 공정성이 침해받는 일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야당이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인지, 아니면 정부의 방송 통제에 형식적인 면죄부를 준 것인지는 추후 확인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안전장치를 확고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국회 방송 공정성 특위가 정부 방송 통제를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기구 개편 협상을 통해 다소 힘이 떨어졌지만 야당이 적극적으로 공정성 특위를 대응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 민주통합당 유승희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 간사와 민주통합당 문방위 소속 의원들이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료방송 플랫폼이 '비보도'라며 장관 한 사람 관리 아래 두겠다는 것은 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 보장과는 전면 배치된다"고 밝히며, "장관 한 사람이 방송플랫폼 정책권을 쥐면, 프로그램에 대한 기획과 편성에 관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1

도형래 기자  |  media@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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