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3-23일자 기사 '원세훈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를 퍼왔습니다.

원세훈
고요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자택 앞 풍경
“며칠 전부터 집지키는 사람 안보여”
“탑차가 한트럭 싣고 갔다” 주민 증언에
‘출국여부 확인불가’ 국정원·공항,
부정도 하지 않아
“인터폰으로라도 말을 듣고 싶다”
기자 외침도 ‘묵묵부답’
23일 찾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집은 굳게 닫혀있었다. 끓고 있는 여론과 달리 집 주변은 고요했다. 원 전 원장은 ‘국정원 대선 여론조작’ 의혹의 정점에 서 있으면서도 퇴임하기 바쁘게 24일 미국행 항공편을 예약해 둔 상황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이날 야권은 이를 ‘도피성 출국’으로 규정하고 출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이날 찾은 서울 관악구에 자리잡은 2층짜리 단독주택인 원 전 원장의 자택에는 건물 모서리마다 폐쇄회로카메라(CCTV)가 달려있었다. 담장과 창문에는 20개가 넘는 동작감시센서가 집을 지켰다. 창문마다 내걸린 하얀 블라인드가 집으로 향하는 외부의 시선을 막았다.집은 고요했다. 베란다에는 훌라후프나 담요, 매트리스 등 쓰지 않은 세간으로 가득 차있었다. 수차례 초인종을 눌렀지만 집 안에서는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2층 창문에 쳐진 블라인드 사이로 희미한 불빛이 새어나오긴 하지만 인기척은 없었다. 원 전 원장이 키우는 마당의 개가 이따금 “컹컹”거리며 짖을 뿐이었다. 집 옆에는 원 전 원장의 부인이 이용하던 중형차가 주차된 상태였다.같은 동네에 사는 한 50대 주민은 “이 집이 그 분(원 전 원장) 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집주인들을 잘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다른 40대 주민은 “예전에는 골목에서 이 집을 항상 지키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며칠전 부터 안 보이기 시작했다. 이 집에는 두 부부만 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번 (원 전 원장이) 집에서 출근하는 날은 차량 서너대랑 검은 정장을 입은 수행원들이 몰려다녔다“고 덧붙였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자택에 설치된 폐쇄회로카메라
원 전 원장은 21일 국정원장에서 퇴임하기 앞서 자신의 짐 일부를 다른 곳으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 50대 주민은 “며칠 전에 탑차가 와서 짐을 한트럭 싣고 갔다”고 말했다. 다른 40대 주민 역시 “지난주에 이사짐을 옮기는 모습을 봤다. 냉장고 같은 것도 다 실고 나갔다”고 말했다.이날 “인터폰으로라도 말을 듣고 싶다”고 집을 향해 외쳤지만 원 전 원장의 집에선 끝내 어떤 반응도 없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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