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5일 화요일
전교조 법외노조화, 그 불법과 억지의 프로파간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3-05일자 기사 '전교조 법외노조화, 그 불법과 억지의 프로파간다'를 퍼왔습니다.
[미디어초대석] 전교조 법외노조화야말로 불법… 박근혜 정부와 보수언론의 호들갑, 의도가 무엇인가?
전교조에 대한 마녀사냥은 주로 ‘종북’ ‘친북편향교육’이라는 딱지를 붙이며 진행돼 왔다. 민족공존과 평화통일을 주장해도 전교조 조합원이 하면 ‘딱지를 붙이기와 이념 색칠하기 놀이’를 즐기는 세력이 있다. 꽤 힘 있는 국가기관인 국정원으로부터 정체가 불분명한 뉴라이트 단체까지 가지가지다. 선거와 정권의 위기 때마다 등장하는 전교조에 대한 ‘딱지붙이기와 색칠놀이’는 그들만의 리그에 유용한 프로파간다였다. 그런데 그 놀이에 빨간불이 켜졌다. 조전혁 전 의원과 보수언론사의 전교조 조합원 명단공개 명예훼손 판결은 그 시작이다. 전교조를 특정하여 ‘종북’ 딱지를 붙이고, 학교 앞까지 몰려가 피켓 선동을 한 단체들에 대해서도 명예훼손이 인정되고 있는 것이다.
전교조 법외노조화 시도는 색깔몰이의 한계를 넘어서서, 아예 전교조를 와해시키려는 그릇된 욕망의 표현이다. 국정원, 노동부, 교육부 세 기관과 보수언론이 공모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것도 그 때문이다. 2010년 처음 전교조에 규약시정명령을 내렸을 때부터 2012년 9월 노동부가 2차 규약시정명령을 내리고 벌금에 대한 소송이 진행될 때까지도 이처럼 호들갑을 떨진 않았다. 권한과 책임이 애매한 정권교체 시기임에도 공안사건 조작과 함께 예민한 사안인 전교조 법외노조화를 기정사실화 하는 행태가 그렇다. 누가 이것을 새 정권의 안위와 보수층의 탄탄한 결집을 위한 기획이라고 여기지 않겠는가.
그러나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드는 것은 법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해고조합원 자격 제한과 그에 따른 규약시정명령’은 그 불이행에 대해 벌금이라는 행정처분만 내릴 수 있다. 공무원노조를 법외노조로 확정지은 것은 ‘설립신고 반려’ 조항에 따른 것이다. 노동조합 설립 신고제를 허가제로 운영한 패악의 결과인 것이다. 그러나 전교조는 설립 14년째의 노동조합이다. 현행 노동조합법과 그 시행령 어디에도 설립되어 활동하고 있는 노동조합을 ‘설립 취소’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전교조 규약시정명령 관련 행정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단은 그 행정조치와 절차만을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들겠다는 주장은 불법을 저지르겠다는 것이다. 딱지 붙이고 색깔 칠하며 놀던 억지의 한 장면일 뿐인 것이다.
▲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
더군다나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단결권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노동3권 중의 핵심이다. 조합원을 누구로 할 것인지는 노동조합이 결정할 일이다. 그럼에도 해고 노동자 조합원 자격을 빌미삼아 노동조합 설립 자체를 흔드는 것은 해괴한 일이다. 현재 전교조 해직교사들은 교육민주화와 공교육정상화를 위한 노동조합 활동을 하다가 잘못된 법과 제도에 의해 피해를 입은 분들이다. 사용자인 국가가 이를 문제 삼아 전교조의 법적지위를 박탈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은 불법적인 것이자 동료에 대한 패륜의 강요나 다름이 없다. 이와 관련하여 ILO는 단결권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노동법 개정을 이미 수차례 권고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단결권을 침해하는 노동법 조항과 관련 시행령에 대해 위헌성, 위법성을 들어 폐지와 개정을 요구했다. 즉 조합원의 자격을 문제 삼는 규약시정명령 자체도 위헌인 것이다.
산별노조는 해고 노동자도 조합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구직 노동자로 구성된 ‘청년 유니온’도 합법이다. 대법원 판결에 의해서다. 전교조는 산별노조다. 교원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모두 전교조 가입자격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노동법은 여전히 개정되지 않은 악법 상태이다. 정당법과 비교하면 더욱 억지가 드러난다.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상실한 사람은 당원이 될 수 없으며 당의 임원도 맡을 수 없다. 이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까지 있다. 정당법에 따르면 민주당, 새누리당 등 모든 정당이 문제가 될 것이다. 또한 전교조와 공무원노조에 내민 잣대에 의하면 정당해산도 요구해야 하지 않는가? 노동조합과 정당 모두 헌법에 의한 자주적인 단체다. 그 핵심은 자주성에 있다. 법이 잘못되었으면 법을 고쳐야 한다는 말이다.
전교조에는 지난 30년 한국 민주주의와 노동운동의 역사가 고스란히 흐르고 있다. 늘 탄압의 예봉에 노출되면서도 참교육의 열정을 포기하지 않았다. 전교조 조합원들은 생태, 평화, 인권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가치 공유의 교육’으로 나아가고 있다. 따라서 전교조가 자주적인 단결권을 지켜내는 것은 우리 사회의 과거와 현재, 미래 모두에 대한 척도이다. 에릭 홉스봄은 ‘노동의 세기’에서 “민주주의 없는 노동운동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전교조에 대한 탄압은 민주화운동 역사에 대한 도전이다. 민주사회의 단결과 연대에 의해 불법적인 전교조 법외노조화 선동을 멈추게 하고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단결권을 부정하는 노동악법 조항을 폐지시켜야 한다. 끝으로 다시 분명하게 밝힌다. 현행법에는 전교조를 ‘설립 취소’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김정훈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 media@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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