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7일 수요일

삼성화재, 국민연금폐지운동 단체에 월 천만원씩 지급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3-27일자 기사 '삼성화재, 국민연금폐지운동 단체에 월 천만원씩 지급'을 퍼왔습니다.
광고메일 발송 등 홍보비용 대가… “더케이손해보험엔 개인정보도 넘어가”

민간 연금보험을 판매하는 삼성화재가 국민연금의 폐지운동을 벌이는 납세자연맹에 5년간 매월 800~1000만 원씩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납세자연맹은 삼성화재의 연금보험과 자동차보험 광고메일을 회원들에게 발송해주는 등 홍보비용 대가로 이 돈을 받아왔다. 

미디어오늘이 단독 입수한 납세자연맹 결산서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2010년 납세자연맹에 약 1억 원을 지급했다. 납세자연맹의 전 회원관리팀장인 A씨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약 3억8000만 원의 홍보비를 납세자연맹에 지급했다. 

광고는 자동차보험인 '삼성화재 애니카 다이렉트'와 함께 삼성화재가 판매하는 민간연금도 포함됐다. A씨는 "주로 자동차보험이 위주였지만, 2011년엔 삼성화재 연금보험 홍보 명목으로 1600만 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 납세자연맹이 2010년 12월 발송한 ‘삼성화재 다이렉트 연금보험’ 광고 메일

월 3~6회 광고메일 발송… 최근 계약 해지

납세자연맹은 월 3~6회씩 회원들에게 광고메일을 보냈고, 홈페이지 내 배너광고 등을 통해서 삼성화재의 보험상품을 홍보했다. 납세자연맹은 홈페이지에서 삼성화재를 후원기업으로 표시하다가, 국민연금 폐지운동을 본격화한 지난 2월 후원기업 명단에서 삼성화재를 삭제했다. 

삼성화재는 광고대행사인 나인후르츠미디어를 통해서 납세자연맹과 광고를 계약했다. 계약 기간은 1년 단위로 이루어졌으며, 홍보비는 매월 현금으로 지급됐고 세금계산서도 발행했다. 홍보비는 월 800만 원이었다가, 2010년 6월부턴 1000만 원으로 인상됐다. 

A씨는 "삼성화재는 소비자가 광고메일을 보고 '보험료를 계산하는 행위'를 1개의 실적으로 본다"며 "매월 정해진 실적량을 채우지 못하면 납세자연맹에 광고메일을 추가로 발송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4일 납세자연맹과 제휴 관계가 보도되자 지난주 계약을 해지했다. 

▲ 2010년 납세자연맹 간접후원(수익사업 등) 결산서

더케이손해보험와는 개인정보 DB 계약

납세자연맹의 주요 수익원인 간접후원(수익사업 등)은 크게 △자동차보험, △재무상담, △기타제휴로 나뉜다. 이중 자동차보험 홍보는 삼성화재, 더케이손해보험, 애드프레임(광고대행사), 메리츠화재, 트리플에셋 등과 계약을 맺었다. 2010년 납세자연맹이 자동차보험 홍보로 얻은 수익은 총 1억8000여만 원이다. 

납세자연맹과 더케이손해보험의 '제휴 및 광고 계약서'에 따르면 2010년까지 월 300만 원의 홍보비가 지급되다가 2011년 2월 계약부터 500만 원으로 인상됐다. 단순히 광고메일을 발송하는 홍보에서 매월 3000여명의 납세자연맹 회원 개인정보를 더케이손해보험에 넘기는 부속합의서가 추가되면서다. 

이 부속합의서에 따르면 납세자연맹은 보험개발원 조회를 마친 만 24~60세 차량보유자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주소, 이메일 등을 전달하는 계약을 맺었다. 본계약서는 송 아무개 당시 더케이손해보험 대표이사가, 부속합의서는 서 아무개 당시 더케이손해보험 본부장이 서명·날인했다. 납세자연맹에선 김선택 회장이 날인했다. 

2011년 더케이손해보험과 납세자연맹의 부속합의서 사본

삼성화재 "국민연금 폐지운동 인지 못했다"

A씨는 "납세자연맹이 더케이손해보험에 넘긴 개인정보는 45만여 명"이며 "2008~2013년 납세자연맹이 받은 수수료는 약 2억 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보험을 위해 광고대행사인 애드프레임으로 3300만 원에 건네진 약 100만 명의 개인정보는 한화손해보험과 흥국생명에 넘어갔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와 같은 불법행위에 대한 내부 반발이 있었지만, 김선택 회장과 운영위원들은 6~7명의 직원을 권고사직 등의 형태로 해고했다"면서 "더 이상 납세자연맹을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창구로 삼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선택 회장은 답변을 거부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광고 계약을 할 당시 납세자연맹이 국민연금 폐지운동을 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면서 "삼성화재가 돈 800만 원을 주고 국민연금 폐지운동을 하는 시민단체와 결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험상품 광고메일을 보내주는 정상적인 마케팅 제휴를 맺었던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더케이손해보험 관계자는 계약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서명 운동한 사람들의 개인정보는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 kbc@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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