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장에 밝은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문회 통과 후보자 11명중
정부조직법 개정 무관한 장관만
7명으론 국무회의 개회 불가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
야당 불신 발언 또 쏟아내
“정치지도자들 소임 돌아봐야”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11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장관 후보자 11명 가운데 7명에게만 임명장을 줄 것이라고 7일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정부조직법 개정과 무관한 부처 장관만 골라 임명하는 것으로, 야당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높인 셈이다. 박 대통령은 오전엔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새 정부 출범 지연의 책임을 야당에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박 대통령이 임명하기로 한 국무위원들은 류길재 통일, 황교안 법무, 유진룡 문화체육관광, 진영 보건복지, 윤성규 환경, 방하남 고용노동,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다. 김행 대변인은 “(대통령이) 더이상 국정 공백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판단했다. 현행법을 존중하는 한에서 국정마비가 오지 않게 최선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박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 때와 명칭이 같은 부처의 장관만 임명하기로 하고, 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된 유정복 행정안전(안전행정), 서승환 국토해양(국토교통), 윤병세 외교통상(외교), 서남수 교육과학기술(교육)부 장관 등 4명의 후보자는 임명을 보류했다. 이와 관련해 김행 대변인은 “정부조직법 개정 전에라도 여야 합의만 있으면 이름이 바뀌는 부처 장관을 임명할 수 있지만 야당이 동의하지 않아 임명을 할 수 없고, 부처 이름이 바뀐 장관들은 정부조직법 개정 이후에 다시 청문회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하지만 야당은 “이름이 바뀐 부서 장관도 임명하면 되고, 정부조직법 개정안 부칙에도 이름이 바뀐 부처 장관에 대해 별도의 청문회 없이 재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가 야당에 책임을 넘기기 위해 사실과 다른 설명을 했다는 것이다.박 대통령이 다음주 7명의 장관에만 임명장을 주면, 전 정부 장관들을 참석시키지 않는 한 국무회의가 3주째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박 대통령 스스로 ‘국정 공백’을 지속하게 되는 셈이다.앞서 박 대통령은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서민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북한의 핵실험과 도발로 안보도 위중한 상황이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아직 제대로 일을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럴 때일수록 우리나라 정치 지도자들 모두가 본연의 소임이 무엇인지 스스로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새 정부가 일을 시작하지 못한 책임을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과 야당에 떠넘긴 것이다. 경제·안보 위기를 또 한번 강조하면서 야당을 압박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박 대통령이 ‘정치 지도자 본연의 소임’을 거론한 것은 대통령 자신의 요구대로 법을 통과시키는 게 국회 ‘본연의 소임’이라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어서 논란이 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정치 지도자들이 사심 없이, 오직 국민만을 생각하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할 때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관련한 야당의 우려와 요구를 “본질에서 벗어난 정치적 논쟁”(4일 대국민 담화), “본인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움직일 수 없다는 생각”(4일 수석비서관회의)이라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비춰 보면, 야당이 정부조직법과 관련해 ‘사심’을 갖고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내게) 국민들이 신뢰와 믿음을 보내주셨으니, 정치권에서도 대통령을 믿고, 국민을 위해 봉사할 기회를 달라”고 덧붙였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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