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3-02-28일자 기사 '5·16에 입다문 후보자들… 서남수 “답변 못하니 양해 바란다”'를 퍼왔습니다.
ㆍ국회 인사청문회… 유정복·황교안도 입장 안 밝혀
박근혜 정부 초대 내각 후보자들이 5·16쿠데타에 대해 입장 표명을 거부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헌법기관인 국무위원이 민주주의와 헌법 질서를 유린한 사건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것을 회피하는 것은 무책임을 넘어 국무위원으로서 자격 미달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2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5·16을 군사정변으로 보느냐, 혁명으로 보느냐’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양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과서개편·수정의 최종 권한을 갖고 있는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서 부적절하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이 잇따랐지만, 서 후보자가 거듭 같은 입장을 밝히면서 오후 한때 청문회가 정회되기도 했다.

땀나고… 목마르고…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 도중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있다(왼쪽 사진). 서남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국회 인사청문회 도중 목이 타는 듯 물을 마시고 있다(오른쪽 사진). | 정지윤·김영민 기자
민주통합당 이용섭 의원은 서 후보자에게 “정홍원 국무총리가 인사청문회에서 밝힌 대로 5·16이 군사정변이라는 것과 유신헌법이 헌법적 가치를 훼손했다는 것에 동의하느냐”고 질문했다.
서 후보자는 답변하지 않을 수 있도록 양해를 구하다가 같은 질의가 재차 이어지자 “(답변하지 않는 것을) 국민들에게도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확고한 (역사) 인식을 갖고 있지만 제가 어떻게 정의를 내리느냐에 따라 원하든 원치 않든 편가르기가 된다”며 답변을 피했다.
앞서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도 2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5·16에 대한 입장을 묻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국무위원 및 장관으로서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게 직무 수행에 적절치 않다”며 답을 피했다. 유 후보자는 서면질의에도 답변을 거부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5·16에 대한 서면질의에 “개인적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가, 28일 청문회에서 “공직 후보자로서의 입장을 말씀드린 것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황 후보자는 ‘역사교과서에 군사정변이라고 돼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교과서 편수자료에 나온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만 했다가 추궁이 이어지자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 같은 태도에 대해 헌법기관이자 헌법수호 의무를 지닌 국무위원으로서 민주주의와 헌법적 가치에 대한 인식 결여를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5·16을 “구국의 혁명”이라고 한 박근혜 대통령을 의식한 것으로 비칠 수 있어 국무위원의 책임과 사적 인연을 구분하지 못한 것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경찰 등 120만 공무원을 이끌면서 국민안전을 책임지는 부처와, 공평과 정의에 기반해 법질서를 유지하는 부처 수장의 자격과 거리가 멀다.
김진우·정환보 기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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