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5일 수요일

MB 사과문에 제갈량 출사표 ‘사이후이’ 표현 ‘도마’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7-24일자 기사 'MB 사과문에 제갈량 출사표 ‘사이후이’ 표현 ‘도마’'를 퍼왔습니다.
본인 혼자 작성…네티즌 “사과 아닌 협박처럼 들린다”

[기사추가 : 2012-07-24 15:51:37] 

이명박 대통령이 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구속된지 14일만인 2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한 가운데 ‘사이후이’라는 표현을 써 네티즌들의 도마위에 올랐다.

‘사이후이’는 삼국지의 제갈량이 쓴 ‘출사표’에 나오는 ‘살아있는 한 일을 그만두지 않는다’는 뜻의 고사성어이다. 유비의 아들 유선이 황제 위에 오른 뒤 제갈량이 정벌을 위해 출정하면서 국가의 장래를 우려하며 토로한 정열적인 글이다. 제갈량은 “몸을 굽혀 정성을 다 바치면서 죽은 뒤에야 일을 그만둔다. 숨지는 그날까지 몸과 마음을 다 바치겠다”고 비장함을 드러냈다. 

이 고사성어를 이명박 대통령은 수십여개 줄줄이 이어지는 친인척‧측근 비리와 관련 대국민사과문에서 사용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모두가 제 불찰이다, 어떤 질책도 달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그러나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잠시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오직 겸허한 마음가짐과 ‘사이후이’의 각오로 더욱 성심을 다해 일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준비된 원고를 4분여 가량 읽은 후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고 자리를 급히 떠났다. 23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임기중 최저치인 18%를 기록하는 등 레임덕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역사학자 전우용(@histopian)씨는 트위터에 “청와대 참모들의 수준이 의심스러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대통령 사과문에 ‘사이후이(死而後已)’라는 말을 집어넣다니...”라며 “퇴임까지 몇 달 남지도 않은 대통령에게 ‘죽을 때까지 하겠다’는 말을 꼭 시켜야 했을까요?”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이날 대국민 사과 담화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오후 2시 기습 기자회견을 핵심 참모들조차 눈치채지 못할 만큼 철저히 스스로 결정했다고 한다. 같은 시각 지상파 3사에서는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회가 생중계되고 있었다. 

은 “이 대통령은 지난 며칠간 밤잠을 제대로 못 이루며 사과 시점과 내용 등을 고심했고 참모들의 도움 없이 혼자서 담화 원고를 다듬었다고 한다”면서 “원고의 최종본 역시 인쇄한 게 아니라 이 대통령이 직접 수기한 원본 그대로였다”고 보도했다. 

‘사이후이’ 표현에 대해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mindgood)은 “당신은 죽는 날까지 아무 것도 안하고 있는 게 국가에 도움이 되오”라고 지적했고 정치부장 물뚝심송(@murutukus)은 “사이후이? 이런 기괴한 한자성어 쓰는 건 일본 사회의 전통인데, 역시...”라고 힐난했다. 

트위터러 ‘ihan***’은 “‘죽어도 자리 못 내놓겠다’가 사과라고? /사이후이(死而後已)는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유비의 아들 유선에게 내놓은 후출사표의 한구절로 ‘죽은 뒤에야 일을 그만둔다는 뜻으로, 살아있는 한 그만두지 않는다’는 의미다”라고 지적했다. 

‘DEMO*****’은 “결국은 끝까지 해먹겠다”라고 해석했고 ‘god****’은 “제발 국민들이 일 좀 그만하라고 해도 영 말을 안들어요. 말이 일이지 사고나 뻥뻥치고...도둑적으로 완벽한 대통령”라고 비난했다. 

트위터러 ‘Ace***’은 국토해양부가 이날 새해 초 늦어도 차기 정부가 구성되면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안으로 민영화를 추진하겠다고 ‘마이웨이’를 선언했다는 기사를 링크하며 “명박씨의 ‘사이후이’ 뜻이 이런 거였군”이라고 개탄했다. 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여론과 정치 환경에 상관없이 2015년 도입 예정인 수서발 KTX 노선에 맞춰 민영화를 반드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외 “마지막까지 제 주머니에 올인하시겠다는..”(guerill*******), “말미에 ‘사이후이’란 게 사과가 아니라 협박처럼 들리는군. 혐오스럽다”(vv_*****), “이명박 가카의 대 국민 사과 요약하자면 사이후이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하야는 절대로 안한다”(woo****), “사이후이(死而後已)라? 진정 민심을 모른단 말인가?”(jeng****), “이거 재앙인데. 아무 일도 안하고 푹 쉬는 게 가장 바람직한데! 누가 저 사람한테 저런 한자성어 갈켜준겨!!”(stef****), “사이후이 성심을 다해 끝까지 열심히 일하겠다니...정말 억장이 무너진다”(ane****)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트위터러 ‘eas***’은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에서 ‘사이후이’가 악수(惡手) 이유는, ‘사(死)’라는 글자에서 우리는 ‘최선’을 읽는 것이 아니라, 그의 정권이 만들어 놓은 죽음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이런 이미지들은 대체로 즉각적이고 직관적이다”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野 “MB 사과, 구체적 행동으로 진정성 보여라”

이 대통령의 이날 사과에 대해 야당은 “너무 늦고 알맹이가 없는 말로만 하는 사과”라며 실체적인 진상규명과 책임지는 행동을 요구했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사과가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대선자금에 대한 솔직한 자기고백이 우선되었어야 한다”면서 “또한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한 청와대의 책임을 인정하고 이에 대해 분명한 조치를 언급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원식 원내대변인은 “때늦은 사과에 국민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일 순 없지만 구체적인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이길 기대한다”며 “우선 대선자금 수사에 적극 임하라, 진정성 있는 사과의 첫 걸음은 대선자금 수사에 나서는 것이다”고 요구했다. 

또 우 대변인은 “인권 파괴자 현병철 후보자와 저축은행 수사 무마,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등 비리 의혹 투성이의 대법원 무자격자 김병화 후보에 대한 임명 강행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우 대변인은 “이외에도 저축은행 수사를 빌미로 한 박지원, 이석현 의원 등 야당탄압을 즉각 중단하라”며 “또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밀실 강행 추진을 중단하고 협정을 폐기하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이정미 대변인은 “허울 좋은 사과가 아니라 실체적인 진실규명과 명확한 책임을 묻고자 한다”며 “책임을 분명히 진다는 것을 밝혀야 한다”고 논평했다. 

이 대변인은 “이미 민간인 불법사찰의 몸통이 어디인지, 저축은행 불법자금이 어디로 흘러들어갔는지, 온 국민은 진실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그 책임이 청와대에 있고 대통령과 직접 관련된 대선자금 비리라고 한다면 국정질서를 바로 잡기위해서라도 이제 오늘의 사과를 계기로 시시비비를 정확히 가려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검찰 인사에서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인멸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던 김진모(46·사법연수원 19기) 서울고검 검사가 검사장으로 승진됐다. 또 2008년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의 위험성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MBC ‘PD수첩’에 무차별 수사를 했던 주역 전현준(47·사법연수원 20기)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이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기용됐다. 대선을 앞두고 주요 사건을 담당하는 부정부패 수사 책임자로 기용된 것으로 이재화 변호사는 “대선용 포석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였다(☞ 관련기사)

다음은 이명박 대통령 대국민 사과성명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근자에 제 가까운 주변에서 집안에서 불미스러운 일들이 일어나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렸습니다. 그동안 저는 안타까운 심정으로 일을 지켜보면서 하루하루 고심을 거듭해왔습니다.

답답하더러도 검찰의 수사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만, 그것보다는 먼저 국민여러분께 제 솔직한 심정을 말씀드리는 것이 이 상황에서 제가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판단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러한 일들로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고개숙여 사과를 드립니다.

제 자신이 처음부터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는 확고한 결심을 갖고 출발해서 전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월급을 기고하면서 나름대로 노력해왔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부해온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제 가까이서 이런 참으로 실망을 금치 못할 일들이 일어났으니 생각할수록 생각할 수로 억장이 무너져 내리고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와서 누구를 탓할 수 있겠습니까. 모두가 제 불찰입니다. 어떤 질책도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러나 개탄과 자책만 하고 있기에는 오늘 나라안팎의 상황이 너무나 긴박하고 현안 과제들이 너무나 엄중하고 막중합니다.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잠시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생각할수록 가슴아픈 일이겠습니다만, 심기일전해서 한치의 흔들림없이 국정을 다잡아 일하는 것이 국민을 위하는 것이고, 제게 맡겨진 소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직 겸허한 마음가짐과 ‘사이후이(죽는 날까지 일을 내려놓지 않는다는 뜻의 고사성어)’의 각오로 더욱 성심을 다해 일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국민여러분께 머리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진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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