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8일 토요일

진보당 ‘기권표’ 김제남에 “의원직 사퇴하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27일자 기사 '진보당 ‘기권표’ 김제남에 “의원직 사퇴하라”'를 퍼왔습니다.

  
【서울=뉴시스】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김제남 통합진보당 의원이 이석기, 김재연 의원 제명안 부결에 대한 입장발표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제명 부결 후폭풍
“김 의원 제명동참 약속 뒤집어
”당 안팎, 혼란 키운 선택 ‘성토
’참여계 강동원 의원 탈당 시사

김의원 “이 의원에 봉사기회 줘
”당권파 “혼란 수습할 수 있을 것”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 부결에 결정적인 원인이 된 무효표의 당사자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온 김제남 의원이 27일 “당의 화합을 위해서였다”며 자신이 무효표를 행사한 사실을 확인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 의원의 선택에 대한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현 지도부 쪽은 김제남 의원이 투표 전에 두 의원을 제명하는 데 동참하기로 명시적으로 약속해 놓고 태도를 뒤집어 사태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참여당 출신인 강동원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김제남 의원이 지난 23일 신·구 당권파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의원총회를 열면 두 의원에 대한 제명을 의결하기로 두차례에 걸쳐 약속했고, 이를 결의문이라는 문서로 함께 확인까지 했다”며 “왜 변심을 했는지 문서에 같이 서명한 의원들에게는 이유를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당사자인 김제남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이석기 의원에게 ‘승리’를 안겨준 게 아니라 강기갑 대표 체제에서 봉사할 수 있도록 ‘노역형’을 명한 것”이라며 “신·구 당권파가 화합하지 않으면 중단 없는 혁신이라는 목표를 수행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혁신이라는 문을 열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25일 중앙위원회에서 양쪽이 갈등하느라 회의 안건조차 상정하지 못하는 것을 본 이후에 마음을 결정했다”고 말했다.김제남 의원의 해명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전날 제명안 부결 직후 원내대변인 사임 뜻을 밝힌 박원석 의원은 “강기갑 대표를 선택한 당원들의 결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자, 야권연대의 파국을 바라는 새누리당을 비롯한 보수세력에 선물을 안겨주는 정치적 범죄행위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강기갑 대표의 혁신을 좌초시킨 주범이 중단 없는 혁신을 말하는 자기모순을 고백하고 있다”며 “환경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를 향해 자기반성을 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통합진보당 누리집 게시판에는 김제남 의원의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하는 비판성 글이 줄을 이었다. 광명지역위원회 당원이라고 밝힌 강재은씨는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당의 환골탈태를 바라는 성명서 초안을 올려 당원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강씨는 “다수 당원들의 혁신에 대한 열망을 외면하고 절대다수 국민들의 염원을 외면한 김제남 의원의 즉각적인 국회의원직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광주시당 당원이라는 박형민씨는 “그들(옛 당권파) 스스로 자정하지 못하고 계속 버티기로 일관한다면 자신 계파의 보스(이석기)는 지켜낼지 몰라도 조직 전체가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김제남 의원이 속한 ‘녹색연합’ 누리집 게시판도 김 의원을 비판하며 회원을 탈퇴하겠다는 글들로 몸살을 앓았다. 후원자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국회에서 환경운동 하려고 들어가셨던 거 아닌가”라며 “이번 선택 하나로 다 날아갔다. 끝났다”고 적었다.중립적인 한 당내 인사는 “그런 식으로 (무효표를 던질) 생각이 있었다면 미리 고지하거나 최소한 의총 때 자기 생각을 밝혀 예측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줘야 했다”며 “그는 앞으로 신뢰하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방법적 실수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인사는 “그런 태도는 정치적으로 기본이 되지 않은 것”이라며 “두고두고 정치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협 석진환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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