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7일 금요일

MBC 감사국, 김재철 법인카드 과다 지출은 "개인 스타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26일자 기사 'MBC 감사국, 김재철 법인카드 과다 지출은 "개인 스타일"'을 퍼왔습니다.
자체 감사 결과 방문진 이사회 보고…부실감사 질타 쏟아져

최문순 전임 MBC 사장 3억 4700여만 원엄기영 전임 MBC 사장 3억 4400여만 원김재철 현 MBC 사장 7억 6000만원
MBC 감사국이 26일 노조의 김재철 사장 업무상 배임혐의 의혹 제기로 착수한 김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대한 감사결과를 방송문화진흥회 정기 이사회에 보고했다.
김 사장에 대한 비리 의혹이 숱하게 제기되면서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대한 MBC 자체 감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됐지만 역시나 MBC 감사국은 큰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방문진에 보고했다. 무려 4개월에 끝에 조사한 결과인데 무분별한 카드 사용 내역이 공개됐으면서도 업무 관련성을 강조해 부실감사라는 비난이 예상된다.
MBC 감사국의 보고서에서는 처음부터 개인정보보호법 강화 추세에 따라 거래처의 법인카드 사용내역 조회하고 확인하는 작업에 한계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특히 MBC 감사국은 "기억의 한계로 방송관계자 선물, 방송관계자 접대 또는 회사 업무 관련 식대 또는 접대 등과 같이 포괄적으로 소명한 경우 사실관계 확인에 한계가 있었음"이라며 전적으로 사실관계 확인 과정에서 김 사장 측 진술에 의존했음을 실토했다.
그러면서 감사국은 "사장 법인카드 사용내역 감사결과는 정치권에서도 관심이 큰 사안으로 감사보고서의 내용이 외부에 공개되면 정치적으로 이용될 소지가 있고 회사 안보에 위협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음"이라며 견제 기능을 가진 감사국이 김 사장을 오히려 두둔하는 데 급급했다.
우선, 전임사장과 비교해 취임 이후 지난 2년 동안 김 사장이 썼던 법인카드 사용 규모는 전임 사장과 비교해 2배나 많았다. 법인카드 총 지출 규모인 7억 6000여 만 원으로 따졌을 때 지난 2년간 월평균 3100만 원을 쓴 셈이다.
사용내역으로 보면 김 사장은 음식점 이용 등에 30%, 물품구입으로 28%, 호텔이용과 관련해 23%, 해외출장과 관련해 14% 교통비 기타 등으로 5%를 사용했다.
법인카드 사용금액 및 건수에 대한 요일별 사용을 분석한 결과 휴일사용이 361건으로 전체 중 18%를 차지하고 9100여 만 원으로 전체 금액 중 12%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명의 법인카드로 휴일에 사용한 비율로 보면 호텔 이용이 45%로 높게 나타난 것도 특징이다. 이 같은 결과는 전임 사장과 비교해도 높은 비율이다. 전임 2명 사장의 업무 활동과 관련해 법인카드 사용은 평일이 94%를 차지했고 휴일사용 비율은 6%로 낮았다. 휴일 카드 사용은 업무 관련성이 적을 것으로 추정돼 유용 의혹이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감사국은 "김 사장은 전임 사장들과 달리 본사 및 18개 계열사 등 MBC 그룹에 대한 포괄적 관리를 수행하고 있으며, 2011년도에는 한류 확산를 위한 여러 차례의 해외 출장 등 글로벌 경영 등에 박차를 가한 결과"라면서 나아가 "공휴일을 가리지 않고 회사 업무와 관련하여 광범위한 활동을 하는 사장의 고유 업무 스타일, 업무 성향 등에 기인하는 바가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 법인카드 사용 규모가 큰 것은 김 사장의 스타일에 기인했다는 것이 이번 감사의 결론이다.

▲ 지난 25일 방송문화진흥회 정기 이사회에 보고한 김재철 사장 법인카드 사용 내역MBC 감사국 결과 보고서

감사국은 법인카드 과다 지출 이유로 △사장의 리더십, 경영 스타일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점 △연도별 영업실적 △연도별 시청률 추이 등을 들어 경영관리비 실적의 매출액 대비 비율과 비교해 전임 사장과 큰 차이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노조가 제기했던 고가의 귀금속 등 선물구입 의혹에 대해서는 "선물을 할 필요가 있을 경우 관련 부서에 지시하거나 비서진을 통해 구입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라며 "사회통념상 적절치 않은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귀금속류, 명품류 등의 선물구입은 자제하는 것이 좋겠음"이라는 의견을 냈다. 무용가 J씨 자택 근처 종로구 구기동 일대의 특정 식당에서 지출이 많은 것에 대해서도 감사국은 "개인적인 취향이나 성향에 따른 것이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됨"이라고 밝혔다.
다만 감사국은 지난 2년 간 1억 1000여 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구입한 것에 대해 지양한 것을 권고했다. 감사국은 향후 과다지출을 막을 수 있는 대책으로 법인카드 운영 내규를 보완하기로 했고, 단위당 일정금액 이상 법인카드를 사용할 때는 내부통제 절차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 같은 감사국 보고에 대해 야당 추천 이사들은 방문진 정기 이사회에서 "이게 무슨 감사냐"며 부실 감사를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혁 이사는 26일 "전형적으로 부실감사이자 물타기 감사"라며 "감사를 하려면 사용처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직무 관련성을 따져 봐야 하는데 본인한테만 소명을 듣고, 넓게 봐서 방송 관계자에게 접대한 것이라는 식"이라고 비난했다.
한상혁 이사는 이어 "경영자의 재량권 범위라는 얘기밖에 없다. 대책 역시 약간 부적절해서 방식 정도만 고친다는 얘기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감사 결과 보고를 두고 MBC 파업 사태에 손을 놓고 있었던 8기 방문진에 면죄부를 준 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방문진은 김재철 사장 비리 의혹에 대한 거듭되는 조사 요청에 대해 7월말 MBC 감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MBC 노조는 이번 감사 결과에 대해 예상된 결과라면서도 김재철 사장의 비리 의혹과 경영평가에 대해 오는 8월 선임될 방문진이 파헤쳐줄 것을 기대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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