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13일 금요일

"검찰의 CNC 수사, 형사소송법도 지키지 않았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7-12일자 기사 '"검찰의 CNC 수사, 형사소송법도 지키지 않았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CNC 변호를 맡은 채희준 변호사

"피의 신분을 명확히 하지 않은 수사, 참고인으로 출석을 요구하다가 어느 순간 피의자로 둔갑시켜 체포하는 수사가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변호사인 저도 이렇게까지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는 수사는 처음입니다." 

 
ⓒ양지웅 기자 검찰의 CNC 수사와 관련 CNC측 변호를 맡은 채희준 변호사
검찰의 CN커뮤니케이션즈(이하 CNC, 2010년 당시 CNP전략그룹) 선거회계 부정 수사와 관련, CNC측 변호를 맡은 채희준 변호사는 11일 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의 CNC 수사는 형사소송법 등 법적 절차를 위반하고 인권을 무시하는 위법한 수사"라며 "법조인의 양심을 걸고서라도 다시는 검찰이 위법한 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막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에 있는 CNC 사무실에서 금영재 대표를 비롯 CNC와 관계를 맺고 일해 온 프리랜서 김모(42)씨와 홍모(39)씨, 그리고 전 직원 김모(35)씨 등 4명을 체포했다.

당초 장만채 전남교육감의 업무 횡령 혐의와 관련해 수사하던 검찰은 '통합진보당 부정선거 논란'을 계기로 어느 순간부터 이석기 의원이 재직했던 CNC로 수사의 방향을 틀었다. 이후 현재까지 CNC와 관련해 조사를 받은 사람은 모두 184명이고 49곳이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수사의 범위는 무차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급작스럽게 수사의 초점이 CNC로 전환되면서 법적 절차를 무시하는 수사 행태가 곳곳에서 연출됐다.

무시된 형사소송법, 참고인이라더니 갑자게 체포

형사소송법 200조 2항에 따르면,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는 '피의자'로서의 출석요구에 대해 출석을 불응하거나 불응할 우려가 있을 경우에 가능하다. 참고인 신분의 경우는 소환이나 신문을 거부하더라도 강제 구인 등 아무런 법적 제재 조치를 받지 않는다. 그러나 CNC 수사에서는 이 같은 형사소송법은 무시됐다.

채 변호사는 "검찰이 출석 요구를 할 때마다 제가 전화를 해서 '소환 신분이 무엇이냐'고 물었다"며 "처음에는 참고인이라고 하던 검찰이 체포 전날에는 법률상 용어도 아닌 '피혐의자'라는 말을 사용했다. 어느 시점에 '피의자'가 된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체포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CNC 사건 관련자들이 대부분 서울, 인천, 경기에 살고 있는데 검찰이 출두날짜 전날에 출석요구를 해 난감해했다"며 "'출석을 해야하느냐'고 저한테 물어올 때마다 참고인의 경우 반드시 가야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해줬는데, 체포까지 이어져 변호사로서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영장에 없는 내용까지 무작위 압수.. 영장 2개 제시 해프닝까지

채 변호사는 압수수색 과정도 '위법'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CNC 관계자들은 장만채 전남도교육감과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등의 2010년 선거 당시 대행업무와 관련해 허위 견적서를 발행해 1200만원 상당의 선거비용을 부풀려 가로챈 혐의(사기)를 받았다.

그러나 검찰은 CNC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2005년 이후 CNC가 맡은 모든 선거 자료들을 다 압수했다. 심지어 'CNC 홈페이지 기획안'마저 압수하는 등 그야말로 '싹쓸이'했다.

채 변호사는 "압수수색 영장에는 '사본'만이라고 적혀있는데 검찰은 모든 자료들을 닥치는 대로 가져갔다"며 "심지어 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원본 자료, 영장 목록에도 없는 디지털 저장 매체까지 다 압수했다. 혐의사실과 관련성 여부도 살피지 않는 등 형사소송법상 영장주의를 위반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CNC 관계자들 '영장에 적힌 대로 사본만 가져가지 왜 원본까지 압수하느냐'고 항의를 했다"며 "검찰도 나중에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압수하고 나간 뒤 30분 만에 돌아와 '원칙적 원본 압수'라고 적힌 새 영장을 팩스로 받아 CNC 관계자들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당시 가져간 자료를 바탕으로 검찰은 CNC 전·현직 임직원 14명과 2010년 선거캠프 중 22곳의 후보와 회계책임자 등에게 줄소환 통보를 했다. 채 변호사는 "혐의가 있어서 증거를 찾는 게 아니라 무조건 압수, 소환을 해놓은 다음 혐의를 찾아가는 '거꾸로 된' 수사"라고 질타했다.

 
ⓒ양지웅 기자 검찰의 C NC 위법 수사를 규탄하고 있는 채희준 변호사

수사·구금 과정은 인권침해 백화점

채 변호사에 따르면 CNC 관계자들 체포 이후 수사·구금 과정은 인권침해 집합이었다. 금 대표 등은 체포된 뒤 조사받던 사흘 동안 유치장이 아닌 순천교도소에 수감됐다. 때문에 이들은 수인복을 입은 채 수차례 교도소를 오가면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심지어 손목에 수갑이 채워지고 포승줄로 묶였으며 여성마저도 알몸 수색을 강요당했다.

교도소에 들어갈 때는 원칙상 수인복을 입고 수갑 등이 채워질 수 있지만, 검찰 수사를 받으러 나올 때나 체포적부심 심사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에는 입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도 검찰이나 교도소에서는 CNC 관계자들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았다.

채 변호사는 “통상 피의자들은 조사를 받으면서 경찰서나 검찰 유치장에 구금이 되는데 CNC 관계자들의 경우 교도소에 구금이 됐다"며 "앞으로 출석요청을 받게 될 참고인들에게 '너희도 출석하지 않으면 CNC 관계자들처럼 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리하게 '증거'를 찾다보니 나타나는 위법 수사

그렇다면 도대체 왜, CNC와 관련 절차를 위반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무리한 수사'가 진행됐을까.

이에 대해 채 변호사는 "혐의가 있어서 수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수사를 하면서 혐의를 찾다보니 위법·과잉수사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돼버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안기관의 경우 지은 죄가 많아서 그런지 최근에는 국가보안법 수사를 하면서도 절차는 엄수하려 하고, 변호인의 이의제기도 수용을 하려는 추세"라며 "그러나 CNC를 수사하는 순천지청은 변호사가 물어봐도 엉뚱한 대답을 하는 등 제대로 된 변호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답답해했다.

이어 "피의 신분을 명확히 하지 않거나 참고인을 갑자기 피의자로 둔갑시켜 체포하는 등 CNC 수사는 전무후무한 수사"라며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문제인 만큼 검찰의 위헌·위법 상황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혜규 기자 jhk@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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