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시사IN 2012-07-21일자 기사 '검사의 가족 사랑'을 퍼왔습니다.
7월4일 송파경찰서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으로부터 ‘억울한 한을 조금이나마 풀었다’는 문자 메시지가 왔다. 김종구 경위였다. 그는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식칼로 찌르려 하던 현행범을 체포해 특수공무집행방해죄로 품신했지만 동부지검 검사가 역으로 경찰의 과잉 수사를 문제 삼는 바람에형사처벌을 당한 어이없는 사건의 주인공이다. 김 경위는 그날 이후 지금껏 단밥과 단잠을 빼앗겼다고 한다.
수소문 끝에 김 경위는 해당 검사실 수사관이 자신을 칼부림한 범인으로부터 룸살롱에서 뇌물을 제공받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범인이 뇌물을 건네면서 ‘김 경위를 똘똘 말아 엮어 넣어달라’고 해당 수사관에게 청탁을 한 것이다. 김 경위는 지난 1년 동안 이 수사관을 뇌물죄로 처벌해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그런데도 동부지검이 차일피일 조사를 미루다가 지난 7월4일 뒤늦게야 해당 수사관과 칼부림한 범인을 형사처벌한 것이다. 김 경위는 동부지검의 이런 되치기식 수사 행태에 “한강에서 뛰어내리고 싶었다”라고 고통을 호소한다.

ⓒ시사IN 양한모
공교롭게도 사건 발생 당시 범인을 풀어주고 김 경위를 오히려 처벌한 검사는 이번 호에 소개한 ‘전관 출신 변호사 가족 고소사건’을 한때 맡았던 검사이기도 하다(현재 전주지검 근무). 동부지검은 송파경찰서가 구속 품신한 변호사의 부인을 풀어주고, 변호사 가족을 사기죄로 고소했던 이인애씨를 거꾸로 기소한 바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궁금해 해당 검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한사코 취재를 거부했다.
검찰이 제 식구나 전관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억울한 약자만 괴롭힌다는 원성이 사라지지 않는 한 ‘사법 정의’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검찰 지휘부는 휘하에서 벌어진 이런 일련의 이상한 사건 처리 관행이 검찰에 대한 불신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과연 알고는 있을까?
정희상 기자 | minju518@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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