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0일 금요일

[사설]검찰, 보복수사 논란 석명할 수 있나


이글은 경향신문 2012-07-19일자 사설 '[사설]검찰, 보복수사 논란 석명할 수 있나'를 퍼왔습니다

대검찰청 산하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합수단)이 어제 이석현 민주통합당 의원의 서울 거주지를 압수수색했다. 이곳은 이 의원 보좌관 오모씨의 동생 소유이지만, 경기 안양 동안갑이 지역구인 이 의원이 서울에 머물 때 지내는 곳이라고 한다. 검찰은 “오씨의 개인 비리 혐의와 관련된 압수수색”이라고 밝혔으나 이 의원은 자신에 대한 ‘보복수사’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의원은 압수수색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과 관련해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입막음용으로 전달된 ‘관봉’ 5000만원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조성한 비자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돈은 이현동 국세청장이 기업으로부터 마련해 민정수석실에 제공한 것”이라고도 했다. 권재진 법무부 장관과 국세청은 즉각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불법사찰의 윗선 추적에 결정적 고리가 될 것으로 기대돼온 관봉의 출처를 검찰이 확인하지 못한 터라 이 의원 발언은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 의원이 보복수사라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검찰은 “이 의원의 대정부질문이 있기 전에 이미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았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또 오씨 집 전체를 압수수색할 예정이었으나 이 의원이 함께 거주하는 점을 고려해 오씨 방만 압수수색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말대로라면 법적 절차를 위반한 부분은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의문은 남는다. 지난 5일 합수단 관계자는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의 집을 압수수색하지 않은 데 대해 “저축은행 수사와 관련해 압수수색한 정치인은 한 명도 없다. 정치인들은 수사하기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보좌관도 광의의 정치인으로 본다면, 이 전 의원 수사와 오씨 수사는 형평성 논란을 낳을 수 있다.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이 전 의원의 혐의가 오씨보다 무거울 가능성이 크지 않은가.

검찰은 보복수사·표적수사 의혹을 분명하게 석명할 필요가 있다. 면책특권이 보장되는 국회의원의 발언을 겨냥해 수사기관이 나선다는 것은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보복수사가 사실이 아니라 해도 검찰은 의혹이 제기된 데 자신의 책임이 크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지폐의 일련번호가 찍힌 관봉의 실물사진이 존재함에도 출처 추적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무능과 수사 의지 부족이 의혹의 근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국회는 민간인 사찰 국정조사특위를 조속히 가동해 사건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또 검찰은 정치인 수사에서 원칙과 형평성을 지키는 문제를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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