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7일 금요일

정부 기준 ‘50% 룰’ 짜맞추려 대학 28곳 ‘취업률 부풀리기’


이글은 경향신문 2012-07-26일자 기사 '정부 기준 ‘50% 룰’ 짜맞추려 대학 28곳 ‘취업률 부풀리기’'를 퍼왔습니다.

ㆍ허위 취업·정원외 교내 채용 등 편법 동원 적발

지난해 경기 ㄱ대의 6개 학과는 13개 업체에 63명의 학생을 취업시킨 것으로 서류를 꾸몄다. 일부 학과는 실험실습비로 가짜 취업자의 4대 보험료까지 대신 내줬다. 

경북 ㄴ대는 14개 업체와 짜고 졸업생 52명이 취업한 것처럼 속였다. 심지어 1인당 50만원씩의 인턴보조금 5630만원을 업체에 지급했다. 이 돈은 대학이 교육역량강화사업비 명목으로 정부로부터 받은 돈이었다. 경기 ㄷ대도 교수와 강사들이 평소 운영하고 있던 업체 4곳에 51명을 허위로 취업시키고 이를 위해 가짜 근로계약서까지 작성했다.

광주 ㄹ대는 교내 행정인턴을 채용하면서 취업률을 부풀렸다. 이 대학은 당초 예정했던 인원보다 28명이 많은 178명의 인턴을 뽑았다. 경남 ㅁ대는 대학생·일반인 구분 없이 수업을 듣는 평생교육원에 등록한 10명까지 학위 취득을 위해 대학원에 진학한 것처럼 분류했다.

국내 대학들의 취업률이 상당 부분 뻥튀기된 것으로 드러났다.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허위 취업자를 만들거나 업체에 돈을 지원하고 가짜 서류를 만드는 수법도 나왔다. 

대학 구조조정 과정에 취업률이 주된 잣대가 되는 데다 학교 지명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2월6일부터 3월23일까지 전국 32개 대학의 지난해 취업통계 실태를 감사한 결과 28개 대학에서 취업률 조작 사례를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과정에 허위 취업서류를 만들거나 인턴 채용실적 부풀리기, 대학원생 정원 조작도 등장했다.

교과부는 취업률 조작에 관여한 교직원 164명을 적발해 중징계(51명), 경고(94명), 주의(19명) 등 징계 처분하도록 요구했다. 

대학의 취업률 조작은 정부가 일정 부분 조장한 측면도 있다.

교과부가 교육역량강화사업,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선정, 대학 구조개혁 등 주요 정책을 추진할 때마다 취업률을 중요한 평가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대학 구조조정에서도 취업률은 결정적 판단기준이었다. 교과부는 1차 평가에서 하위 15% 대학을 정부재정지원제한 대학으로 선정한 뒤 이 중 대출제한 대학을 골라냈다.

교과부는 이 과정에서 취업률 기준을 4년제 대학은 45%, 전문대는 50%로 정했다. 

대출제한 대학으로 선정된 곳은 교과부 실사 후 경영부실대학 지정, 퇴출 수순으로 구조개혁이 진행된다. 대학으로서는 사활이 걸려 있기 때문에 취업률을 허위로 높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교직원은 “대학의 존폐가 걸려 있는 상황에서 교과부가 취업률을 가장 큰 기준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대학마다 취업률 높이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이번에 적발된 대학에 불이익을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실태점검을 통해 각 대학에서 공시하는 취업률의 신뢰도를 높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교육계는 정부가 취업률을 각종 대학평가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이상 취업률 부풀리기는 근절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임은희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취업률이 각종 평가의 핵심지표로 들어가 있는 상황이어서 취업률 부풀리기가 쉽게 사라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수조사가 아닌 다음에야 제대로 점검하기 힘들뿐더러 교묘하게 피해갈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며 “이번 기회에 정확하지도 않은 취업률로 대학을 평가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도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잘못된 취업률 정보를 사용해 지난 4월 발표된 4년제 대학교 교육역량강화사업과 전문대 역량강화사업에는 각각 2400억원과 234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교과부는 또 다음달 중순까지 각 대학의 취업률을 취합한 뒤 9월 초 정부재정지원제한 대학과 대출제한 대학을 선정할 예정이다.

송현숙 기자 s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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