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5일 수요일

아직도 노무현에 대한 탄핵은 진행 중이다!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3-05-15일자 기사 '아직도 노무현에 대한 탄핵은 진행 중이다!'를 퍼왔습니다.
‘서울의 소리’ 백은종 발행인 구속에 부쳐…


▲ 포털사이트에서 '구속'을 검색했지만 주진우 석방 소식만 전할뿐 같은 사건을 보도한 서울의소리 편집인 백은종씨가 구속됐다는 소식은 보이지 않는다

기자와 운동가는 다르기도 하고 같기도 하다. 진실의 편에 서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보면 같고, 똑같은 사안 앞에서 자신을 돌보는 자세 등을 보면 때론 다르기도 하다. 정교하고 절제된 필치를 자랑하는 글쟁이는 그래서 사람들이 기자라 부르는 것이겠지만, 운동가가 하는 언론은 엄밀히 말하면 언론이 아니라 투쟁의 일환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하겠다.
오늘 ‘동아투위’ 관련 행사 초청장과 함께 책이 한 권 우편으로 왔다. 당시 동아일보에 입사했을 정도면 누구나 인정하는 인재였을 것이다. 그들은 ‘자유언론실천’을 위해 싸우다 강제 해직되어 38년의 세월을 싸워왔다. 잡지를 창간해 진실을 알리는 일에 앞장서기도 했고, 군부독재와의 투쟁에 한 축이 되어 이 나라 민주주의의 초석을 쌓는 데 큰 힘이 되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 오늘, 박근혜 대통령의 가족을 다룬 보도가 문제 되어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사람 중 한 명은 기각되었고 다른 한 명은 구속되었다. 물론 두 사람의 필치가 똑같지는 않다. 유명도 또한 다르다!
문제는 기각된 사람의 이야기로 한창 사법정의를 칭찬하던 분위기 속에서 다른 한 사람의 구속은 자칫 잊힐 위기에 처했었다는 사실이다.
실질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팽배해 있던 긴장감은 '시사in' 주진우 기자의 기각 소식이 이어지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우리 사법정의가 아직 살아 있다고 칭송하고 나섰다. 실시간으로 실질심사 소식을 전하던 일부 인터넷 언론이 주진우 기자가 풀려났다는 소식과 동시에 방송을 멈춘 것을 생각하면 그냥 입맛이 쓰다!
이번에 구속된 백은종 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때 분신을 했던 사람이다. 출신이 기자가 아니니 언론을 해도 사실 그게 언론인지 운동인지 헷갈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필치의 문제일 뿐 본질에 다가서는 점에서 다른 것은 별로 없다.
논조의 강하기로 치면 백은종 씨가 운영하는 ‘서울의 소리’는 그야말로 이명박 정권 이후 필자가 본 그 어떤 언론보다 치열했었다. ‘안티이명박’ 카페의 운영자였던 그의 닉네임은 '초심'이었고, 당시에도 조계사에서 농성한 7인 중에 한 사람이었지만 나머지 여섯 명과는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못했었다. 당시에도 백은종 씨는 홀로 먼저 나와 구속되기를 자처했었다.
그런 백은종 씨와 그가 운영해온 ‘서울의 소리’를 소위 진보니 민주니 소리치는 쪽에 섰다고 자부하는 언론 종사자들이 내심 언론이라고 생각했을까 생각해보면 그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그리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보수니 진보니, 독재니 민주니 나뉘어 서로 다툼을 벌여도 최소한의 학연 등을 기본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직도 우리의 수준이니 이런 의식 수준을 들어 아직도 우리는 전근대적인 시대에 머물렀다고 비판한들 이는 그리 과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이니 말이다.
그 오랜 기간, 노무현의 편에 서서 분신하기를 서슴지 않았고, 이명박 정권에 맞서 죽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이름없는 잡초 백은종 씨가 그래서 내게는 목에 걸린 가시 같은 사람이다. 때론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써대는 '서울의 소리' 기사가 걱정이기도 하지만, 그를 조금이라도 알고 지낸 입장에서 어느 날이었던가 그가 자신의 딸이 선생이 되었다고 자랑하던 해맑은 얼굴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환한 표정을 보면서도 그의 얼굴과 온몸의 화상 흔적을 외면할 수 없으니 그를 보면 괜히 가슴이 먹먹할 뿐이다.
필자의 판단에 '노무현에 대한 보수의 탄핵'은 성공했다. 탄핵을 막은 것은 시민의 희생이었으나 정작 그 독과(毒果)는 일명 ‘탄돌이’들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말아먹었고, 그들의 일시적 입신양명은 결국 노무현으로 대변되는 진영에 욕망의 씨앗을 뿌렸다. 더욱 큰 권력에 다가가기 위해 편을 짜고 또 짜고 하던 끝에 이젠 거의 모래알 수준이 되어버린 정치세력을 뭐라 표현할 길이 없을 정도이다.
그러니 이 어찌 성공한 탄핵이 아니란 말인가? 아직도 고졸 대통령 노무현에 대한 탄핵은 진행 중이다! 탄핵한 쪽은 이걸 잘 알고, 당한 쪽은 이걸 모르고 있지만 말이다!

박정원 편집위원  |  pjw@pressby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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