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9일 수요일

조세피난처로 간 사돈, ‘MB-효성’은 이랬다

이글은 2013-05-28일자 기사 '조세피난처로 간 사돈, ‘MB-효성’은 이랬다'를 퍼왔습니다.


해직 언론인들과 보도전문채널에서 활동하던 전 현직 저널리스트들이 뜻을 모아 만든 인터넷 방송 (뉴스타파)가 큰일을 해내고 있다. 지난 22일에 이어 어제(27일)도 해외 조세피난처에 서류상에만 존재하는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를 만든 국내 유력 인사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MB의 사돈 ‘효성 일가’도 조세피난처로 갔다

이수형 OCI 회장 부부,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 부인 이영학씨,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조용민 한진해운 전 대표, 한화역사 황용득 대표, 조민호 SK증권 전 부회장과 부인 김영혜씨, 이덕규 전 대우인터내셔털 이사, 유춘식 전 대우폴랜드차 사장 등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통령의 사돈도 공개된 명단에 등장한다.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과 그의 장남 조현강 DSIV 대표도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명박 전대통령의 셋째딸 수연씨의 남편이 조 회장의 친형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아들 현범씨다. 조 회장의 조카며느리가 이 전 대통령의 딸인 것이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조욱래 회장이 골드만삭스 싱가폴 지점의 소개로 조세피난처 법인설립 대행회사를 통해 ‘Quick Progress Investment’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때는 2007년 3월이었다. 조 회장 본인이 이사로, 본인과 현강씨가 주주로 등록돼 있었으며 조 회장에게 변고가 생길 경우 모든 권리가 장남에게 승계되도록 현강씨를 ‘합유재산권자’로 지정해 놓았다. 

유령회사 설립 후 회사지분 자녀에게 양도, 해외 부동산 매입도

수상한 점이 발견된다.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몇 달 뒤 회사 지분을 자녀들에게 넘기고 해외 부동산을 사들였다. 

2007년 12월 조 회장은 DSDL 지분 93%를 자녀들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DSIV에 양도한다.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법인에게 증여하는 식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를 만들어 자녀를 주주로 등록하는 행태는 세금을 피하면서 재산을 상속하기 위해 주로 사용되는 전형적 수법 중 하나다.

유령회사를 설립한 지 몇 달 후인 2007년 10월 하와이 호놀룰루 니우이키비치에 위치한 고가 주택을 매입했다. 기존 건물을 헐고 신축하는 과정에서 조 회장은 부산에서 하와이로 향하는 화물선 클라라호 등에 욕조와 욕조부품, 세면대, 부엌용품 등을 서너 차례로 나눠 하와이 시공업체에게 보내는 등 정성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저택의 현 시세는 35억 정도다. 



효성 일가의 해외부동산 소유는 계속 논란이 돼 왔다. 해외부동산 취득이 불법이었던 1990년대 초부터 미국 뉴욕과 하와이 등에 부동산을 매입했다. 효성가 3형제(조석래, 조양래, 조욱래) 뿐만 아니라 그의 아들들도 해외부동산 매입에 적극적이었다. 위법행위가 드러나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다. 

조석래 회장의 아들 조현상 효성 부사장은 2008년 8월 262만달러에 하와이 별장을 사들이면서 외환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조현준 효성 사장은 미국의 대저택을 회사돈으로 구입한 혐의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조석래 효성 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이 회사돈으로 구입해 기소됐던 LA 대저택(위), 

조석래 외장의 막내동생 조욱래 회장이 사들인 하와이 호놀룰루 니우이키비치의 주택(아래)] 


대통령의 특권 혜택 톡톡히 누린 효성 일가

효성가 사람들은 대통령 권력과 특권의 혜택을 톡톡히 봤다. 2010년 광복절 특사 명단에 조욱래 DSDL 회장의 이름이 오른다. 효성기계그룹 회장으로 있을 당시 계열사에 370억원을 부당 지원한 혐의(특경법상 배임)로 2009년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형이 확정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MB에 의해 특별사면·복권을 받은 것이다. 대통령이 사돈의 동생을 친히 사면·복권대상자 명단에 올린 셈이다. 

퇴임 20여일 을 앞둔 2013년 1월 29일 MB는 여야와 박근혜 당선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희태 전 국회의장,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 등 측근에 대한 사면복권을 단행한다. 이때 명단에 조석래 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도 포함시켰다. 대통령이 제 딸의 시아주버니를 풀어준 것이다. 



특사 대상을 선별하는 ‘사면심사위원회’라는 게 있다. MB는 “투명한 사면을 위해 처음으로 민간위원 다수가 포함된 사면심사위원회를 거치는 등 진일보한 절차를 밟은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어떻게 해외부동산을 구입하기 위해 실정법을 위반한 대통령의 사돈과, 비리혐의로 구속돼 형기를 1/3도 못 채운 대통령의 측근이 사면복권 대상에 포함될 수 있었을까. 

두 번이나 ‘특사’ 명단에... 이래서 가능했다

조현준 효성 사장과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이 특사 명단에 포함됐던 2013년 1월 당시 사면심사위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사면심사위원회’가 대통령의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확연이 드러난다. 

MB 비서관 출신인 권재진 전 법무부장관이 위원장으로, 참여연대가 지목한 ‘46명의 정치검사’에 이름이 올랐던 현직 검사와 뉴라이트 핵심 인물, ‘영포회’ 창립멤버 등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뉴라이트의 대표적 인물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서 일까. 당시 특사 대상 명단에는 서정갑, 이갑산 등 뉴라이트 운동가들이 여럿 포함돼 있었다. 



사면심사위원 9명 중 7명이 MB의 측근이거나 아니면 뉴라이트 계열의 극우편향 인물들이었다. 이 정도니 제대로 심사를 했겠는가. 극히 형식적이었을 것이다. 이를 뒷받침해 주는 정황도 있다. 위원 중 일부는 “조현준 효성 사장이 MB의 사돈인 줄 몰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제대로 된 자료도 없이 심사가 진행됐다는 얘기다.


어디 ‘MB-효성’ 뿐이겠는가

효성의 비자금 의혹과 군납비리 수사를 했던 검찰이 ‘봐주기’로 일관했다는 비판도 있다. 조석래 회장과 아들 조현준 사장, 조 회장의 막내동서와 처제, 그리고 10여개의 세탁용 법인이 얽히고설킨 복잡한 구도에서 자행된 비자금 의혹을 수사했지만 결과는 ‘솜망망이’였다. 의혹은 아직도 상당 부분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MB와 효성 그룹. 권력이 재벌과 손을 잡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잘 말해주는 사례다. 위법행위를 하고 세금을 해외에 빼돌려도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는다. 수사를 해도 ‘봐주기’로 끝나거나, 실형이 선고 되면 특별사면·복권으로 풀려난다. 



이런 행태가 ‘MB-효성’ 간에만 있었겠는가. 정경유착이라는 고질병을 반세기 동안이나 앓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지금 드러난 건 '효성 일가 3형제' 중 막내인 조욱래 회장과 그 자녀들에 관련된 부분이다. '효성 일가'의 행태로 볼 때 조세 회피를 목적으로한 해외 유령회사는 더 있을 수 있다. (뉴스타파)도 ICIJ(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의 도움으로 찾아낸 245명 이외에 조세피난처에 개설돼 있는 한국인 계좌나 법인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체 대기업에 만연돼 있다니 다 뒤진다면 국민들이 깜짝 놀랄 수준이 아닐까 싶다. 

조세피난처로 간 국내 돈 880조원, 특단의 대책 필요하다

(재벌닷컴)은 한화그룹이 조세피난처에 4개의 법인을 설립했고, 이들 법인이 보유한 자산이 1조6천억원 이상에 이른다고 밝혔다. (뉴스타파)의 명단 공개에 포함된 기업들은 한결같이 조세피난 의도가 없었다고 발뺌을 한다. 숨겨둔 재벌기업의 ‘검은 돈’을 찾아내는 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하경제 양성화’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박근혜 정부아닌가.

조세피난처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역외탈세를 감시하고 고발하는 국제적 비정부기구인 ‘조세정의네트워크(Tax Justice Network)’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조세피난처로 빠져나간 돈의 규모는 880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중국, 러시아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정부와 국회가 합심해 재벌기업의 역외탈세를 차단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못한다면 국민 앞에서 ‘조세정의’를 운운할 자격도 없다. 


아고라 논객 : 오주르디 (gn***) 


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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