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30일 목요일

대구서 어린이집 ‘보육교사 블랙리스트’ 나왔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5-29일자 기사 '대구서 어린이집 ‘보육교사 블랙리스트’ 나왔다'를 퍼왔습니다.

아동학대·비리 폭로한 교사들 재취업 막아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어린이집 보육교사 ‘블랙리스트’가 대구에서 발견됐다. 지역 민간어린이집연합회 차원에서 만들어져 어린이집 원장들에게 유포된 것으로 추정돼 파장이 예상된다. 일부 어린이집 원장들이 아동 학대와 비리를 폭로하는 교사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재취업을 어렵게 하는 바람에 어린이집의 문제가 밖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우리복지시민연합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구경북본부는 29일 “대구 달서구지역 전체 민간어린이집 원장에게 특정 보육교사의 재취업을 막는 블랙리스트, 일명 살생부 명단이 전자우편으로 발송된 것을 확보했다. 30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한겨레) 취재 결과, 지난해 7월께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문서는 ‘2013년도 신입 교사 채용시 참고하면 좋을 듯’이라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이어 ‘연합회 결정에 따라 아래 사항을 올린다’고 밝힌 뒤, 대구시 달서구 ㄹ어린이집에서 지난해 4월 보육교사 5명이 무단결근한 일이 있었다는 설명이 나온다. 또 이 보육교사 5명을 상대로 지난해 5월 업무방해와 관련해 고소했다는 내용도 들어있으며, 최아무개(38·여)씨 등 해당 보육교사 5명의 이름과 생년월일, 간단한 경력사항 등이 쓰여있다. 이름 중 한글자는 삭제 처리했지만, 어린이집 원장이라면 생년월일과 경력사항만 보면 보육교사 신원을 알 수 있는 정도의 정보다.또 ‘그외 주의 요구’라며 김아무개(37·여)씨 등 다른 보육교사 2명도 명단에 포함돼 있다. 문서 마지막에는 “문제 일으킨 교사 올려주시면····”이라고 쓰여있다. 이 글은 달서구지역 어린이집 원장들에게 보내졌으며, 보낸사람에 ㅇ씨의 이름이 쓰여있다. ㅇ씨는 달서구 민간어린이집연합회 간부를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ㅇ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블랙리스트가) 작성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이 문서의 내용처럼 실제 지난해 4월 대구시 달서구 ㄹ어린이집에서는 보육교사 5명이 동시에 출근하지 않았던 일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다음달 ㄹ어린이집 ㄱ원장은 이 보육교사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지만, 지난해 10월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해당 보육교사들은 “당시 어린이집 평가인증을 준비하던 중 ㄱ원장이 20ℓ 용량의 쓰레기봉지에 들어있던 김밥 재료들을 먹으라고해서 함께 어린이집을 그만뒀다”고 주장하고 있다.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블랙리스트가 실제 존재하는 것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린이집에서 이뤄질 수 있는 아동학대나 각종 비리를 보육교사가 제보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공공운수노조는 29일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근로기준법 제 40조(취업방해의 금지) 위반 혐의로 달서구 민간어린이집연합회장 ㄱ씨 등을 고발했다.이에 대해 ㄹ어린이집 직원은 “보건복지부 직원과 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더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달서구 민간어린이집연합회장 ㄱ씨의 입장을 듣기위해 여러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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