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30일 목요일

KBS, 보도국장 지시로 이재용 아들 등수·점수 빼고 보도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30일자 기사 'KBS, 보도국장 지시로 이재용 아들 등수·점수 빼고 보도'를 퍼왔습니다.
최초 취재하고도 빛바래

KBS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들의 부정입학 사실 확인을 최초 취재하고도 정작 28일 보도에서는 등수, 점수 등 구체적 사실을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시곤 보도국장이 이재용 부회장의 아들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이같이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KBS (뉴스9)는 28일 12번째 리포트 ‘이재용 아들도 성적 조작…영훈중 압수수색’을 통해 영훈국제중학교 입시 과정에서 주관적 심사 부분 만점자 3명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뉴스9)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의 교과 성적은 합격선에 미치지 못했으나, 추천서와 자기계발 계획서 평가에서 만점을 받아 합산 결과 16명의 합격자 안에 들었다”면서 “삼성 측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취재기자가 처음 보고한 첫 원고에는 이재용 부사장 아들의 구체적인 성적과 등수 등 구체적인 사실이 포함돼 있었으나, 김시곤 보도국장의 지시로 최종 리포트에서는 이 부분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 KBS '뉴스9'는 28일 12번째 리포트로 ‘이재용 아들도 성적 조작…영훈중 압수수색’을 내보냈으나, 이재용 부회장 아들의 점수, 등수 등 구체적인 사실을 누락하고 보도했다. (KBS '뉴스9' 캡처)

KBS의 한 기자는 30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원래 점수, 등수 등 구체적 내용이 기사에 포함돼 있어서 내용이 충실하고 임팩트도 있었는데 이 부분이 빠지면서 사실상 기사가 힘이 빠졌다”며 “김시곤 보도국장이 이재용 아들의 프라이버시를 들어 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첫 원고에는 이재용 아들의 성적 파트 등수가 대략 어느 정도이고, 주관적 평가 등수가 비경제적 사회적 배려 대상자 16명 중 15등이라는 사실도 포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 측의 요청으로 뉴스가 달라진 것이 아니냐는 일부 보도에는 “취재기자가 삼성과 통화한 것은 사실이나 그 부분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함철 KBS 기자협회장은 같은 날 통화에서 “삼성 요청으로 해당 사실을 뺀 것이 아니라 보도국장의 지시”라고 답했다. 이어, “‘(성적, 등수는) 아이의 사생활과 관련된 부분이 아니냐. 이재용 부회장과 학교 측을 비판하고 고발하는 것이 보도의 목적인데, 이 부분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 마치 아이의 잘못인 것처럼 호도될 수 있다’는 것이 보도국장의 해명”이라고 말했다.

함철 기자협회장은 “기사의 충실도, 완성도를 위해 보다 구체적인 팩트를 적시하고 보도했어야 한다는 것이 기자협회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미디어스는 김시곤 보도국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김시곤 보도국장은 올해 1월 용산참사 4주기 보도에서 ‘가치중립적이지 않고 경찰 공권력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준다’며 ‘용산참사’ 대신 ‘용산사건’이라는 용어를 쓰도록 지시해 논란이 됐다. 김시곤 보도국장은 올 7월 임기 6개월을 맞아 국장평가제를 앞두고 있다.

KBS는 지난 3월 영훈국제중의 입시 비리를 단독 보도한 후 지속적으로 관련 뉴스를 보도한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아들의 입시 비리 의혹 보도 또한 KBS가 28일 (뉴스9)에서 최초 취재·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기홍 민주당 의원 등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 15명이 공동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 아들은 교고성적이 45.848(50점 만점)으로 영훈중 비경제적 사배자 전형에 지원한 155명 중 72위에 머물렀지만, 주과적 평가 영역인 추천서(30점), 자기개발계획서(15점), 출석 및 봉사(5점) 영역에서 모두 만점을 받아 15위로 최종 합격했다. 이 같은 사실은 29일 오마이뉴스 등 여러 언론에 보도됐다. 


김수정 기자  |  girlspeac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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