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9일 월요일

SK 일감 몰아주기, 이 와중에 편드는 신문도 있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09일자 기사 ' SK 일감 몰아주기, 이 와중에 편드는 신문도 있네'를 퍼왔습니다.
[경제뉴스톺아읽기] 납품단가 최대 72% 부풀려 지원… 346억원 과징금이 과도해서 논란?

“씨앤씨(SK C&C)는 지난해 7월 공정위 직원이 보는 앞에서 이미 확보된 증거서류를 탈취해 달아나는 대담한 행동을 저질렀다. 서류 탈취를 주도한 김아무개 상무는 검사 출신으로, 회사의 윤리·준법경영을 책임지고 있다.…공정위는 ‘해당 임원은 사전에 직원들과 공정위가 이미 확보한 증거를 탈취하기로 모의했다. 사건 직후에 공정위가 자료 원상회복 및 컴퓨터 조사를 요청했으나 거부했고, 임직원들은 관련문서 삭제, 외부 저장장치 자택 보관 등 회사지침에 따라 허위진술 및 조사거부를 했다.’”(한겨레 9일자 4면 기사(총수 배불린 ‘SK짬짜미’…임원 주도로 공정위 증거 탈취까지))
공정거래위원회가 SK그룹의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를 적발하려고 하자, SK C&C측에서 조사 방해를 한 정황이다. 재벌 총수와 관련된 일에 대기업들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또한 ‘경제 민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정부나 정치권이 이 같은 기업의 조직적인 반발을 극복하는 게 현실적인 과제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SK 계열사에 대한 이번 공정위의 제재는 지난해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불거진 이후 대기업에 대한 첫 제재로 주목된다. 공정위는 8일 SK텔레콤 등 7개 SK 계열사가 총수 일가의 지분이 많은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SK C&C와 전산시스템 관리·유지보수 계약을 맺어 SK C&C에 일감을 몰아주면서 인건비 단가를 시장의 정상가격보다 현저히 높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 346억 원을 부과했다.
과징금은 SK텔레콤 250억 원, SK이노베이션 37억 원, SK네트웍스 20억 원, SK마케팅앤컴퍼니 13억 원, SK건설 9억6000만 원, SK에너지 9억 원, SK증권 8억 원 등이다.

▲ 9일자 경향신문 17면.

또 공정위는 회사 증거서류를 탈취하는 등 조사를 방해한 SK C&C에 2억 원, 관련 임직원 3명에게 9000만 원씩 과태료를 부과했다. 올해 들어 대기업이 공정위 조사 방해로 제재를 받은 것은 지난 3월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다.
SK C&C 등 전산시스템 통합(SI) 계열사의 업무는 내부거래 비중이 평균 64%에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아 대표적인 일감 몰아주기 업종으로 꼽혀왔다. 최태원 회장 일가의 총수 SK C&C 지분은 모두 55%로 이 중에서 최 회장이 44.5%를 가지고 있다. SK C&C는 그룹 지배구조상 최상위에 있는 회사다. 따라서 이번 SK 건은 재벌 총수들이 어떻게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를 하는지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번 과징금 부과 사유에서 핵심은 ‘인건비 부당지원’이었다. 한겨레 4면 기사(총수 배불린 ‘SK짬짜미’…임원 주도로 공정위 증거 탈취까지)에 따르면, SK 계열사들은 SK C&C와 수의계약 방식으로 5~10년 장기간 계약을 맺고 2008년부터 올해 6월말까지 5년간 1조7714억 원을 지급했다. 이 중 비중이 가장 높은 인건비(9756억 원)의 단가를 시장 정상가보다 현저히 높게 지급해 부당지원을 했다.
정부 고시단가 대비 SK C&C 인건비 단가를 비교해보면, SK C&C와 SK계열사인 SK텔레콤 간 비율은 97%인 반면 SK C&C와 비계열사인 하나은행 간 비율은 63%에 불과했다. 삼성의 SI업체인 삼성 SDS와 삼성 계열사인 삼성증권 간 비율은 80%였고, LG SI업체인 LG CNS와 계열사인 LG유플러스 간 비율은 76%였다. SK C&C에 지원된 인건비 비율이 비계열사와 비교해 34%까지 격차가 나는 셈이다.
이를 두고 공정위는 SK 계열사들이 SK C&C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주면서 “(SK) C&C가 이를 통해 1200억 원 정도의 부당이익을 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부당이익은 총수 일가에게 넘어갔다. 한겨레에 따르면, 공정위는 SK C&C가 계열사로부터 높은 단가로 장기 수의계약을 맺어 많은 이익을 얻은 뒤 총수 일가에게 거액의 배당을 하고 기업 가치를 상승시켜 총수 일가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줬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 일가가 최근 4년간 SK C&C를 통해 받은 배당금은 580억 원에 이른다.

▲ 9일자 한겨레 4면.

정리하자면, SK 계열사들이 재벌 총수 일가의 지분을 1대 주주로 하는 SK C&C에 일감을 부당하게 몰아줘 이익을 내고, 총수들은 수년 간 수백억 원의 이익을 얻는 구조인 셈이다. 또 이를 규제하려는 정부 조사에 대해 SK측 임원은 확보된 증거까지 탈취해 달아날 정도로 조사를 대담하게 방해하는 현실이다.
파이낸셜뉴스 13면 기사(하반기도 경쟁입찰 실태 공개 등 ‘칼바람’ 예고)에서 “공정위는 올 하반기에도 대기업들의 경쟁입찰 실시 여부, 베이커리 사업 일감몰아주기 사업 등에 대해서도 조사 발표를 앞두고 있어 재계의 긴장감이 가시지 않을 전망”이라며 “경쟁입찰 실시 여부 공개 대상은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10대 그룹”이라고 밝혔다.
주목되는 점은 이 같은 ‘부당 거래’에 대해 언론들이 보이는 입장이다. 전국단위 종합지 9곳 중에서 이 소식을 1면에 실은 언론은 서울신문 기사(계열사 부당지원 SK그룹 과징금 346억), 한겨레 기사(‘재벌 일감몰아주기’ 첫 제재…SK에 346억 과징금)뿐이다. 경제지 중에서 이 소식을 1면에 실은 곳은 한국경제 기사(SK에 과징금 346억 원)뿐이다. 주목되는 경제 뉴스인데도 대다수 언론이 재벌 총수와 관련된 이번 소식을 1면에 싣지 않은 셈이다.


▲ 9일자 파이낸셜뉴스 13면.

더군다나 SK쪽을 편드는 언론도 있었다. IT 업체인 SK C&C와 관련된 이번 사안에 대해 IT 전문지들이 공정위 조사의 의문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하며 비판하고 나섰다.
디지털타임스는 1면 기사(‘SI 일감몰아주기’ 과도한 과징금 논란)에서 “공정위가 이번 조사에서 인건비와 유지보수요율 등 IT업계의 현실을 무시한 잣대로 과징금을 부과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며 “특히 IT 산업의 건전한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IT업계 현실을 무시한 과징금’이라는 주장은 행정소송에 나서겠다는 SK쪽 주장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디지털타임스는 “SK C&C는 △토털 아웃소싱 △장기적 거래관계 △내외부 거래 이익률 차이 등을 문제 삼는 것은 IT서비스 산업의 특성을 몰라서라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또 디지털타임스는 “공정위 심사관들이 670억 원의 과징금을 제시했으나 전원회의에서 346억 원으로 조정된 것이 당초 공정위 조사에 다소 무리수가 있었다는 반증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타임스는 사설(공정위, SW시장 왜곡 말아야)에서 “정부가 고시한 인건비 단가에 맞춰 지급한 것을 놓고 공정위가 법을 위반했다고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아니러니”라며 “공정위의 이번 제재는 IT업계에 단가 후려치기를 조장할수도 있다”고 밝혔다. 전자신문도 12면 기사 제목을 이라고 꼽았다. 전자신문은 관련 사설은 게재하지 않았다.


▲ 9일자 디지털타임스 1면.

그러나 대체적으로 다른 언론에서는 ‘SK C&C가 과도하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비판이 많이 제기됐다. 파이낸셜뉴스는 사설(일감 몰아주기 근본 대책 만들어야)에서 “SK그룹은 부당지원은 없었다고 즉각 반박했지만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며 “업종 특성상 서비스 품질에 따라 단가가 달리 적용될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게 보기엔 가격차가 지나치게 많이 난다”고 지적했다.
경향은 사설(대기업 집단의 일감 몰아주기 강력 제재해야)에서 “SK그룹이 공정위의 발표 내용을 강하게 부인하고 나서니 국민은 어리둥절할 뿐”이라고 밝혔다. 매경은 사설(일감몰아주기에 첫 과징금 때린 공정위)에서 “조직적으로 조사를 방해한 SK C&C 임직원들의 행위는 아무리 변명해도 지나쳤다”고 밝혔다.


▲ 9일자 경향신문 사설.

이번 사건에 대해 언론의 해법은 공정위의 철저한 감시·감독으로 모아졌다. 사설에 따르면, 언론의 해법은 △‘공정위의 감시를 강화·지속하고, 대기업 집단이 일감 몰아주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강력한 제재를 하는쪽으로 법적 장치가 강구돼야 한다’(경향신문) △‘일감 몰아주기는 유사 업종의 중소기업에 입찰 기회를 박탈하는 반시장적 행위이자, 편법 증여로 이어지는 통로이기 때문에 당국의 철저한 상시 감시와 차단이 필요’(한국일보) △‘정부 기관의 법 집행을 방해하면 처벌 수위도 높아지고 국민의 지지도 받기 어려워진다는 상황 변화를 재계가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매일경제) 등이다.

최훈길 기자 | chamnamu@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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