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11일 수요일

고영한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 “쌍용차 해고자 자살, 책임 느낀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2-07-10일자 기사 '고영한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 “쌍용차 해고자 자살, 책임 느낀다”'를 퍼왔습니다.

고영한 대법관 후보자(57·법원행정처 차장)가 10일 쌍용자동차의 대량해고 후 2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해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고 후보자는 “좀 더 근로자들의 소리를 배려하고 귀담아 들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13일까지 예정된 국회 대법관 인사청문회에 고 후보자는 이날 첫 청문 대상으로 출석했다. 청문위원들은 2008년 쌍용차 회생결정을 문제 삼았다. 고 후보자는 당시 서울중앙지법 파산1부 부장판사로 쌍용차의 법정관리를 맡아 대량해고가 포함된 회생안을 통과시켰다. 

‘진땀’ 대법관 후보자인 고영한 법원행정처 차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직전 손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닦고 있다. | 연합뉴스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은 “후보자는 기업의 회생을 도운 것을 법관으로서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고 꼽았는데 한 기업에서 3000명이 대량해고됐고 무려 22명이 죽음으로 내몰렸다”고 비판했다. 

민주통합당 최재천 의원도 “법정관리인의 서류만 보지 말고 좀 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자산재평가의 한계를 들어줬어야 한다”고 밝혔다. 고 후보자는 “해고로 유명을 달리한 분이 많다는 점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항상 머릿속에 담고 있겠다”고 말했다. 

2007년 태안에서 기름 유출사고를 일으킨 삼성 측의 책임을 제한한 결정에 대해서도 추궁이 이어졌다. 

고 후보자는 2009년 선박 충돌사고의 원인이 된 예인선을 소유한 삼성중공업의 책임을 약 56억원으로 제한하는 ‘책임제한결정’을 내렸다. 

사건이 3개월 만에 신속하게 처리되면서 ‘삼성 봐주기’ 판결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삼성중공업이 물어줘야 할 것을 국민이 대신 물어주고 자원봉사까지 하게 됐다”며 “엘리트들이 특정 그룹을 봐주기 위해 ‘법적 안정성’을 들며 재판하기 시작하면 서민은 이기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언주 의원도 “삼성중공업의 배가 정지해 있던 유조선을 들이받은 최초의 사안인데 심리조차 없이 끝났다”며 “지나치게 법과 형식논리에만 갇힌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고 후보자는 “해상사고는 조사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조금이나마 빨리 변상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간단한 절차로 진행했다”며 “현행 법률에서 배상책임 한도를 너무 낮게 정한 것은 입법을 통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 후보자의 농지개혁법 위반과 탈루 의혹도 제기됐다. 

고 후보자는 1982년 전남 담양군 창평면으로 주소를 옮긴 지 하루 만에 아버지 소유의 논밭과 임야 12만402㎡를 구입했다. 고 후보자는 당시 군법무관으로 복무 중이었다. 고 후보자는 “선친이 집안의 땅을 물려주기 위해 상의 없이 한 일이라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매매 형식을 취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우원식 의원은 “누구보다 법률을 잘 아는 후보자가 자신의 이름으로 토지가 등록되는 것을 몰랐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위장전입으로 주민등록법 위반, 농지개혁법 위반, 공문서 위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에서는 고 후보자에게 국가보안법과 최근 종북논란 등 사상 검증에 집중했다. 고 후보자는 “국가보안법 폐지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장은교·강병한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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