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12일 목요일

박비어천가? “파업정신 훼손 용납 안 한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11일자 기사 ' 박비어천가? “파업정신 훼손 용납 안 한다”'를 퍼왔습니다.
연합뉴스 노조 “분별없는 보도 행태”…편집국장 “교체 과도기 불상사, 이런 일 없어야”


연합뉴스의 과도한 ‘박근혜 띄워주기’에 전국언론노조 연합뉴스 지부가 “파업정신 훼손”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연합뉴스는 10일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대선 출마선언에 맞춰 박 전 위원장 프로필 기사 등 몇 꼭지의 기사를 게재했지만, 이것이 언론의 공정성을 심하게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다.(관련기사-연합뉴스 낯 뜨거운 ‘박비어천가’)

연합뉴스 노조는 11일 성명을 통해 “공정보도를 향한 조합원들의 열정과 욕구를 안은 103일 간의 파업이 언제 있었냐는 듯 분별없는 행태가 되풀이되고 있다”며 “어제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박 전 위원장 기사 처리가 대표적인 사례로 기사 꼭지 수와 분량만 봐도 단순히 유력 후보라는 점을 감안했다고 보기에는 정도가 너무 심하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특히 프로필 기사는 회사 안팎에서 강한 비판을 자초했다”며 “해당 기사는 분량이 다른 대선 주자 기사의 두 배에 달하고 내용 역시 균형감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드레스 코드까지 별도 기사로 처리하면서 너나없이 '독재자의 딸'을 제목으로 뽑은 외신은 한 줄도 다루지 않았다. 사내 구성원들의 들끓는 분노에서 그치지 않고 언론계 안팎의 웃음거리가 되면서 파업의 의미까지 훼손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아울러 “보수언론들조차 단 한 차례의 박수도 받지 못했다고 일제히 제목을 뽑은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개원 연설 또한 연합뉴스 기사의 제목은 ‘차분한’ 연설이었고 연합뉴스TV도 모스크바 세계미디어정상회의에 참석한 박정찬 사장을 지나치게 부각시켜 보도해 방송의 공공성을 크게 훼손했다. 공정보도를 목 터지게 외쳤던 연합뉴스의 파업 정신을 모욕하는 사례들”이라고 비판했다.

▲ 10일 인터넷에 보도된 연합뉴스 <사상 첫 여성대통령 노리는 박근혜 누구인가> 기사.

이에 대해 해당 기사를 편집한 이래운 전 편집국장은 “편집총국장 발령이 어제 밤에 났고, 그 인수인계를 하는 동안 내가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고 책임을 인정했다. 이어 “사전에 잘 들여다봤다면 그렇게 까지 오해 받도록 (기사가)나가지 않았을 텐데 내 불찰”이라고 말했다.

이 전 국장은 “(기사가)무리(한 기사)라기 보다는, 약간은 과한 것 같다”며 “원래 야당 후보들도 출마선언 하면 프로필 기사를 쓰지만, 다른 후보에 비해 분량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 기자는 담당하는 후보에 대해 잘 써주고 싶어하지만 이를 국장이 교열하고 가감해야 하는데 인수인계 준비로 소홀히 했다. 내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 전 국장은 “이번 기사는 전임국장 때 일어난 일인 만큼 반성해야 할 과거로 남기고, 새 총국장 체제가 들어선 만큼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새 국장 체제에서는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보도 편향성 외에도 “박정찬 사장이 파업 이후 사과와 반성의 뜻을 담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고 편집총국장 인선 이후 이뤄질 국장, 에디터, 뉴스Y의 주요 보직 인사와 관련해서도 구성원들의 인적쇄신 열망을 무시하려는 조짐이 보인다”며 “파업 대의를 깔아뭉개는 일”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어 “노동조합에 아무런 통보도 없이 양정우 멕시코 특파원에게 일시 귀국 조치를 한 것도 어이없다”며 “우리는 사측이 지금처럼 노사 간 신의성실을 저버리는 구태를 반복할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도 높은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는 “과도체제의 어수선한 틈새를 파고드는 편집방향의 뒤틀림과 파업 정신의 훼손 행위를 규탄한다”며 “이런 행태에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업투쟁은 끝났지만 생활 속에서, 업무현장에서 싸움은 계속된다”며 “업무복귀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투쟁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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