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6일 금요일

이상득 불법 모금 드러나는데, 검찰은 “대선자금 수사 없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2-07-06일자 기사 '이상득 불법 모금 드러나는데, 검찰은 “대선자금 수사 없다”'를 퍼왔습니다.
ㆍ임석 “대선 도움주려 돈 건네” 진술 불구ㆍ검찰 자택수색도 안 해 ‘꼬리자르기’ 논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77)이 2007년 대선 직전 불법 자금을 받은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저축은행 비리 수사가 대선자금 수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검찰은 그러나 “대선자금 수사는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의 얘기”라며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검찰청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의 수사 결과 이상득 전 의원은 대선 전인 2007년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50·구속기소)으로부터 3억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 검찰은 임 회장으로부터 “이 전 의원에게 건넨 돈은 선거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55)도 지난 3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2007년 대선 전 임석 회장이 돕겠다고 해 이 전 의원을 소개시켜줬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임 회장이 말한 돕겠다는 것의 의미가 대선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뜻이었느냐’는 질문에 “굳이 물어보지 않았다. 상식선에서 판단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2007년 대선 전 이 전 의원이 임 회장으로부터 3억원을 받는 자리에 정 의원이 동석한 정황도 포착했다. 정 의원은 2007년 대선을 전후한 시점에 임 회장으로부터 1억원대를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김덕룡 전 한나라당 의원(71)이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56·구속기소)을 이상득 전 의원에게 소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 전 의원과 김 회장 모두 검찰에서 “김덕룡 전 의원 소개로 만났다”고 진술했다. 

김 전 의원은 이 전 의원,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박희태 전 국회의장, 이재오 의원 등과 함께 이명박 후보 캠프를 지원하는 원로그룹이자 캠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6인회’ 멤버로 활동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김찬경 회장으로부터 2억~3억원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이 확보한 진술과 정황을 종합하면, 이 전 의원은 이명박 후보 캠프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맡아 임석 회장 등으로부터 불법 선거자금을 받았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만약 이 전 의원이 임석 회장 등으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아 대선에 사용했다면 이 대통령도 불법 시비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이 전 의원이 임석 회장과 김찬경 회장 외에 다른 기업인들로부터 거액의 불법 선거자금을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이 전 의원의 비리 수사가 이 대통령의 대선자금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가 이 대통령의 대선자금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유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대선자금 수사라는 것은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는 분들의 뜻 아니냐”고 말했다. 수사논리상 불법자금의 사용처는 규명해야 하지만 대선자금 자체가 수사대상은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검찰의 수사 의지를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을 상대로 서면조사를 벌인 뒤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전 의원의 자택은 압수수색하지 않았다. 검찰의 한 중견간부는 “공여자·수뢰자의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은 뇌물 수사의 기본”이라며 “특히 수뢰자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법원에서 대부분 발부해준다”고 말했다. 압수수색을 통해 차명통장이나 비자금 장부 등 기존 혐의를 뒷받침할 물증은 물론 새로운 혐의의 단서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수사팀 관계자는 “의혹이 제기된 지 언제인데 아직 자료를 갖고 있겠느냐. (압수수색해봐야) 눈 가리고 아웅 한다는 소리듣기 딱 좋다”면서 “저축은행 비리로 정치인을 압수수색한 적은 한번도 없다. 정치인들 수사는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정제혁 기자 jh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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