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23일자 기사 '검찰 태백비리 부실수사 뒤엔 ‘김병화의 절친들’?'을 퍼왔습니다.

김병화(57·인천지검장) 대법관 후보자
수사무마 로비 어디까지
김 후보 동창들이 경찰로비한 ‘박종기 전 시장 비리’ 사건
검찰이 연달아 영장 반려…경찰쪽 “고위급에 청탁 소문
”오투리조트 건도 개인비리로 기소해 ‘꼬리 자르기’ 비판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의 고향인 강원도 태백을 배경으로 한 비리 사건들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한사코 청탁을 받은 일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수사를 막기 위한 로비에 김 후보자와 가까운 지인들이 개입한 것으로 잇따라 확인됨에 따라 의혹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김 후보자의 초등학교·중학교 동창인 김아무개(57) 태백부시장과 중학교 선배인 브로커 박아무개(61)씨가 함께 수사 무마를 시도한 사건은 박종기 전 태백시장의 뇌물수수 의혹과 오투리조트 비리의혹 사건이다. 강원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10년 2월 박 전 시장의 계좌에서 4억원에 이르는 수상한 자금을 발견해 내사에 착수했다. 김 부시장과 박씨는 곧바로 이철규 전 경기경찰청장을 찾아가 수사를 막아달라며 1천만원을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청장은 최근 열린 재판에서 “김 부시장이 막무가내로 두고 간 1천만원을 다음날 우편환으로 돌려줬다”고 주장했다.얼마 동안 이들의 로비는 실패한 것처럼 보였다. 강원경찰청은 수사를 계속했다. 그해 8월 경찰은 박 전 시장의 집과 사무실, 승용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당시 수사를 지휘한 춘천지검 영월지청 주아무개 검사는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충분치 않다”며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보강수사를 벌인 경찰은 2개월 뒤 다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또다시 반려됐다. 경찰 관계자는 “두번째 영장신청 때 검사도 더는 반대하기 어려웠는지 ‘구속영장이 발부되도록 상부에 보고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영장이 청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2년이 지난 뒤인 지난 9일에서야 박 전 시장은 인사 청탁과 관련해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철규 전 청장이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뒤였다.2011년 4월 경찰은 오투리조트 수사에 착수했다. 스키장, 골프장 등을 짓는 오투리조트 사업은 박 전 시장이 2004년부터 추진한 사업이다. 여러차례 설계 변경으로 사업비가 애초 계획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나 태백시 재정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사업으로, 시공사와 태백시 공무원 사이에 유착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경찰은 오투리조트 건설본부장 정의찬씨의 뇌물수수 의혹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정씨는 박 전 시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번에도 경찰은 정씨를 구속수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검찰은 정씨를 불구속 송치할 것을 지시했다. 이 사건 역시 1년 이상 진척이 없었다. 검찰은 지난 5월에서야 회사에 17억원의 손해를 끼치고 4천여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정씨를 구속기소했다. 애초 경찰이 수사하던 것과 똑같은 혐의였다.익명을 요구한 경찰 관계자는 “김 부시장이 검찰 고위 관계자에게 청탁했다는 소문을 나중에 여러 곳에서 들었다”며 “그제서야 ‘그래서 우리 수사가 막혔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춘천지검은 지난 9일 오투리조트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박 전 시장과 오투리조트 시공사 회장 등 6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수사가 미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6명 모두 ‘개인비리’로 꼬리를 잘랐다는 비판이다. 구속된 이들이 횡령한 돈을 어디에 썼는지는 밝혀지지 않았고, 박 전 시장 등 정치권과 시공업체와의 커넥션, 관련 로비 여부 등도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태백시 시민단체들은 오투리조트에 대한 전면 재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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