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2-07-25일자 기사 '삼성전자 백혈병 발병 사례 저명한 국제 학술지에 실려'를 퍼왔습니다.
ㆍ기흥공장 17명 분석… “삼성 자료 공개 거부”
직업병·산업재해 문제 등 산업보건 및 환경보건 분야를 다루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직업환경보건국제저널(IJOEH)’이 최신호(사진)에서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를 특집으로 다뤘다.
해외 저명 학술지가 삼성전자 노동자의 백혈병 문제를 다룬 것은 처음이다. 이 논문은 김인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와 공유정옥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원 등 4명의 연구자가 집필했다. 국제저널 표지에는 지난해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산재 인정을 받은 고(故) 황유미씨와 아버지 황상기씨의 사진이 실렸다.
국제저널에 실린 논문은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서 백혈병과 비호지킨림프종에 걸린 17명의 사례를 분석한 것이다.

환자들의 진단 당시 연령은 평균 28.5세로 조사됐다. 또 입사에서 진단까지 걸린 잠복기간은 8년7개월이다. 17명 중 11명은 여성이고, 여성의 잠복기가 남성보다 짧았다.
논문은 그러나 삼성 측의 거부로 공장 정보를 얻지 못해 질병과 직업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했다. 논문은 “공식적이고 독립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삼성은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외부전문가들이 작업현장을 조사할 수 있도록 개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삼성 백혈병 피해 노동자들의 산재 신청을 도우면서 이를 공식적 기록으로 남기고 해외 학계에 알리기 위해 논문을 투고했다”며 “학술지에서 이 문제를 특집으로 다루고 사설논문까지 써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국제저널은 이례적으로 학술지의 서문 격인 사설논문(editorial)에서 삼성 문제를 자세히 언급했다. 백혈병 문제뿐 아니라 삼성 계열 건설사가 제주도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건설에 참여한 사실, 삼성의 무노조 경영도 언급했다.
사설논문은 “세계에서 가장 큰 전자기업이자 엄청난 정보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은 이 연구에 필요한 중요한 정보를 찾는 연구단의 연구를 지연시켰고 암이 발병한 근로자들의 작업 공정에 관한 자료 공개를 거부해왔다”고 밝혔다.
또 “삼성은 공중보건, 노동권리, 환경, 공정무역을 우려하는 기관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삼성의 건설 자회사는 제주도의 주거지를 파괴했다”며 “제주도 지역주민들은 농어업과 생태계에 막대한 영향을 가할 거대한 프로젝트를 수정하거나 불허할 권리를 박탈당했다”고 언급했다. 삼성물산이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에 참여한 사실을 문제삼은 것이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삼성은 진전된 연구를 위해 정보를 공개하고 피해 노동자들의 산재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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