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14일 토요일
문방위 핵심 과제는 언론의 탈 정치화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13일자 기사 ' 문방위 핵심 과제는 언론의 탈 정치화'를 퍼왔습니다.
19대 국회임기가 시작 된지 한 달여 만에 개원이 합의됐지만 앞날은 여전히 험난하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에는 산적한 이슈들이 기다리고 있고 이를 처리하기 위해 숨 가쁘고 치열한 일정이 예상된다.
우선 MBC 사태의 조속한 수습이 첫 과제가 될 것이다. 이 사태는 단순히 한 방송사 문제가 아니라 공영언론의 미래를 압축하고 있다. 여야 합의에 따라 사장 김재철의 퇴진 일정이 잡혔지만 그가 칼춤의 기세를 높이고 있어 막춤을 끝내기 위해 노력과 고통이 따를 것이다. 중요한 점은 그가 혹시 제 발로 나가거나 또는 끌려서 퇴장한다고 해도 일이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김재철 아웃은 작은 목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제2의 김재철이 등장하지 않도록 토양을 바꿔야 하고 혹시 일이 틀어져 제2의 김재철이 나타난다 해도 칼을 휘두르지 못하도록 언론의 내외부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현행대로라면 ‘도로 MBC’, ‘도로 김재철’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만약 도로 옛날이 펼쳐진다면 그 파장은 전 언론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체질을 바꾸기 위해서는 지배권력에 장단 맞추고,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해 온 방문진과 방송통신위원회를 바꿔야 한다. 청와대와 방통위, 방문진 그리고 MBC로 이어지는 권력의 사슬을 끊기 위해 공영언론의 지배구조를 바꿔야 한다. 지배구조의 핵심은 탈정치화다. 여권 뿐 아니라 야권도 언론과 방송에 대한 지배 욕망을 버려야 한다. 정치권이 언론의 지배구조를 결정해온 구조와 관행에서 손을 떼고 말 그대로 ‘언론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
더 나아가서 공영언론의 거버넌스를 민주적으로 바꿔내야 한다. 민주적 거버넌스의 확립은 외부적 제도와 더불어 언론사 내부의 장치가 함께 가야 한다. 제작 자율성 강화에 대한 사주와 구성원들의 인식과 의지, 시청자 위원회 등 각종 스크린 프로세스 확립, 소통과 협의과정을 통해 정치와 자본으로부터 언론의 독립성과 공영성을 지켜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현재 의원실에서는 시민사회계와 함께 관련 법 개정을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개정의 기조는 바로 언론의 탈정치화이다. 그래야만 언론이 국민에게 성큼 다가서고 우리 민주화가 더 내실을 기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임무는 첫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전제 작업으로 최근 언론장악에 대한 청문회를 제대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대적 임무를 맡은 문방위가 시작부터 암초에 부닥쳤다. 18대 국회에서 도청 사건에 연루된 인물인 한선교 의원이 위원장에 임명되면서 이한구 원내대표와 박근혜 전 위원장의 인사관과 시국관이 시험대에 올라섰다. 국회개원이 늦어진 배경에 언론장악 청문회를 하루라도 늦춰보자는 의도가 엿보이는 판에 한 위원장의 등장으로 문방위가 파행으로 시작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지난 언론장악의 과정을 복기하고 반성하기 위한 청문회가 어려워질 경우 여야 대립과 갈등이 더 심화될 수 있다.
다음 과제는 혼재한 뉴미디어 방송통신 분야의 제도 정리다. 뉴미디어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지만 최근 이에 맞춰 정리된 사안이 거의 없었다. 디지털 전환, 스마트 TV, 망중립성 이슈에 대한 정리와 대응이 모두 그렇다. 특히, 디지털 전환은 모든 국민에게 큰 영향을 주지만 방통위가 내세우는 정책은 진정한 디지털 전환이 아니라 겉치레에 불과하다. 방통위는 홍보에만 열중하면서 종료 당일 발생할 민원을 처리하는데 국한되어 있다. 또 주파수 운영과 관련해 방송계와 통신계 갈등을 방치하고 있어 부족할 뿐 아니라 많은 문제를 다시 발생시키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염치없는 지배권력이 활개치고 다니면서 최소한의 부끄러움 없이 권력을 누리려는 욕심으로 날마다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 나는 폴리널리스트라는 이름을 감수하면서 공영언론, 공영방송 문제 하나 만이라도 풀어보자는 단순하고 소박한 꿈을 갖고 정치에 투신했다. 그러다가 MBC를 비롯한 공영언론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그 속에 숨어있는 커다란 악의 축을 직접 대면하게 됐다. 침묵의 카르텔에 기꺼이 동참함으로써 권력의 꽃놀이패가 되고 있는 검찰과 경찰 개혁도 관심분야에 들어올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런 맥락에서 19대 국회에서 나의 임무는‘공영언론의 진정한 틀짜기’를 통해 민주주의 개념을 다시 세우는 작업이 될 것이다.
신경민·민주통합당 국회의원 | media@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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