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시사IN ㅇ012-07-21일자 기사 ' 동반성장? 영세기업은 여전히 소외'를 퍼왔습니다.
현대모비스는 하청업체에 기반 시설을 제공하고 기술협력을 강화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기업들의 동반성장 지원이 커지는 추세지만, 영세기업인 2ㆍ3차 하청업체는 아직 소외돼 있다.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동반성장이 국가적 의제로 떠오른 가운데 대기업들은 하청업체들에 대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구상하거나 실제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그나마 이루어지는 지원도 1차 하청업체에 집중되어 그 밑의 영세기업은 오히려 소외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 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세계적 자동차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의 경우, 1차 협력업체들에 대해 파격적인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해외 생산거점을 만들 때 국내 하청업체와 동반 진출할 뿐 아니라 하청업체들이 개발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기반 시설도 제공하는 식이다. 이를테면 현대모비스는 중국 현지에 설립한 기술시험센터를 동반 진출한 협력업체들에 전격 개방했다. 이 시험센터에는 내구시험실, 성능시험실 등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되는 시설이 많은데 이를 하청업체가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시험센터에서 연간 시행되는 시험 1만여 건 중 절반이 협력업체의 실적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의 ‘우수협력사 벤치마킹’ 행사.
대기업인 현대모비스만이 접근 가능한 고급기술 지식을 아래로 확산시키는 제도적 장치도 있다. 동반성장 여론이 형성되던 2010년부터 현대모비스가 매년 개최하는 ‘R&D 기술포럼’이 좋은 사례다. 카이스트, 서울대 등 주요 공과대 교수들과 협력업체의 기술 책임자들이 함께 참석해 교류한다. 이 포럼에서는 국제 자동차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만한 최첨단 기술들이 연구된다. 지난해 ‘R&D 기술포럼’에서는 첨단 안전차량(ASV), 전기차, 소프트웨어, 램프, 제동, 영상처리, 자동차 반도체 등을 의제로 다뤘다. 특히 ASV의 경우, 각종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서 자동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하는 미래형 자동차 기술이다.
또한 설계 지원과 개발비용 분담 등을 통해 협력업체의 부품개발을 지원하는 한편 현대모비스의 글로벌네트워크를 활용해 판매처를 직접 발굴해주기도 한다.
다만 이런 혜택은 주로 1차 협력업체에 머물고 있다. 1차 협력업체 중에는 ‘중소기업’이라기보다 ‘사실상의 대기업’으로 분류되어야 하는 회사가 많다. 1차 협력업체 가운데 상당수는 수십 년 전부터 현대차와 함께 성장해왔고 이에 따라 독자적 부품개발이 가능할 정도로 기술력을 갖춘 경우도 있다. 이런 업체들은 현대차 이외의 해외 자동차 메이커에도 독자적으로 수출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보면 현대모비스의 ‘중소기업 지원’은 이미 ‘동반성장’해온 ‘같은 식구’들에게 집중되고 있는 셈이다. 현대모비스 처지에서는 부품 공급의 체계화와 대형화를 도모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국가적 차원의 영세기업 지원책 필요
문제는 1차 협력업체로부터 하청을 받는 2, 3차 협력업체들이다. 현대모비스는 ‘협력사 벤치마킹’ 등의 제도를 통해 이 영세기업들도 지원하고 있다. 예컨대 1차 협력사의 생산·경영 노하우(설비·재고·품질 관리)를 2, 3차 협력사에게 전수시키는 방식이다. 그러나 2, 3차 협력사 중에는 기술력이 낮고 이에 따라 ‘저임금’만을 경쟁력으로 삼는 영세기업이 상당수다. 더욱이 이런 기업들은 굉장히 많기 때문에, ‘부문 내 과당경쟁’으로 인해 임금 수준에 대한 하향 압박이 강하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협력사 벤치마킹’ 정도로는 2, 3차 협력업체의 실질적 경영상황을 개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연구위원은 “1차 협력업체의 경우, 이미 대기업과 동반성장해 온 경우지만 2, 3차 협력업체는 대기업의 지원정책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영세기업 부문의 생산성 발전과 임금인상을 유도할 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산업구조조정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종태 기자 | peeker@sisain.co.kr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