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05일자 기사 '강정마을 대책위 “해군기지 반대투쟁 계속할 것”'을 퍼왔습니다.
대법, 제주해군기지 적법 판결에 반발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5일 제주해군기지 건설 계획을 취소해달라며 강동균(55)씨 등 제주 서귀포 강정마을 주민 438명이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낸 국방·군사시설 사업실시계획 승인처분무효확인 소송에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1·2심에서 원고 패소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도 주민들의 상고를 기각해, 국방부의 손을 모두 들어줬다.그러나 강정마을 주민들과 해군기지 반대 시민단체들은 대법원 판결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반대운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히고 있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옛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이 국방·군사시설 사업 관련 환경평가서 제출 및 협의요청 시기를 ‘기본설계 승인 전’이라고 규정한 것은 글자 그대로 ‘기본설계’ 승인 전을 의미하는 것이지, 옛 국방사업법상의 ‘실시계획 승인 전’이라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며 “해군기지 ‘실시계획 승인 전’에 환경영향평가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09년 1월의 이 계획 승인처분이 위법이라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지 않다”고 밝혔다.국방부는 2009년 1월 강정마을 인근에 대규모 해군기지를 건설한다는 내용의 국방·군사시설 사업계획을 승인했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환경영향평가 없는 사업 승인은 무효라며 2009년 4월 소송을 냈으며, 그 뒤 2009년 7월 해군이 환경영향평가를 냈고 2009년 12월에는 제주도지사가 해군기지 터의 절대보전지역 축소변경결정을 했다. 국방부는 이를 토대로 2010년 3월 실시계획 변경승인 처분을 했다.1·2심은 2009년의 실시계획 승인은 환경영향평가를 거치지 않아 무효라고 판단했으나, 2010년 실시계획 변경 승인은 이를 보완했으므로 적법하다고 판결했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원심이 무효라고 판단한 부분까지 적법하다고 인정한 것이다.대법원은 또 2010년 처분에 대한 원고 쪽 상고를 기각한 이유에 대해서도, “절대보전지역 축소결정은 주민의견을 청취할 필요가 없는 도지사의 재량행위이고, 환경영향 평가가 다소 미흡하더라도 그 입법 취지를 달성할 수 없을 만큼 심한 것은 아니다”며 “절대 보전지역 축소 결정이 위법하거나 환경영향 평가가 부실해 이 계획에 대한 변경 승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대법원은 이어 “옛 국방사업법상 국방·군사시설 사업에 대해서는 ‘실시계획 승인 전’에는 옛 환경정책기본법에 따라 ‘사전환경성 검토’를, ‘기본설계 승인 전’에는 ‘환경영향 평가’를 각각 거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판시했다.반면 전수안·이상훈 대법관은 “시행령 규정의 ‘기본설계 승인 전’은 옛 국방사업법상 ‘실시계획 승인 전’을 의미한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시행령 규정은 무효”라며 “무효인 규정에 따라 행해진 승인 처분은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해 무효”라고 반대의견을 밝혔다.한편, 대법원 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강정마을 주민 26명이 제주도를 상대로 낸 ‘절대보전지역 변경처분 무효확인’ 소송에 대해서도 상고를 기각해, 주민들에게 원고 적격이 없다는 원심을 확정했다.이에 대해,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과 해군기지 건설 반대 단체들은 대법원 판결에 강한 불만을 터트렸다. 해군기지 반대 단체들은 “애초 ‘국방·군사시설사업 실시계획 승인처분 무효 확인’ 청구 소송은 승인고시에 대한 문제에 국한된 것이지, 해군기지 전체 문제에 대한 판결은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장은 “1·2심에서 무효로 판결된 부분까지도 문제가 있다며 대법원이 파기 환송한 것을 보면서 절망감을 느낀다”며 “대법원의 판결에 관계없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라’고 주장하는 주민들의 싸움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정부는 모든 절차가 끝났다고 생각하겠지만, 진정으로 해군기지 문제를 해결하려면 공사를 중단하고 주민들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홍기룡 ‘제주군사기지 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현재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애초 계획인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이나 민항 중심의 기항지로 만들어야 한다는 국회의 부대조건을 전혀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제주지사가 공사정지 명령을 내리고, 국회가 국정조사를 통해 기항지로 제대로 건설되고 있는지 봐야 한다”며 “해군기지 반대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현호 선임기자, 제주/허호준 기자 yeop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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