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0일 금요일

윤창중은 ‘국가의 굴욕’...허태열·이남기 ‘읍참’해야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10일자 기사 '윤창중은 ‘국가의 굴욕’...허태열·이남기 ‘읍참’해야'를 퍼왔습니다.
윤창중, 대통령과 정권의 수준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얼굴

▲ 전격 '경질' 된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 ⓒ뉴스1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의 ‘입’이라는 비유는 포괄적이지 못하다. 대통령의 말을 단순히 옮기는 입이 아니라, 대통령과 정권의 수준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얼굴이고, 분신이기 때문이다.“

윤창중, 대통령과 정권의 수준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얼굴

정확한 표현이다. 누구의 글이냐면 바로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의 글이다. 지난 2006년 윤 대변인은 문화일보 논설위원으로 재직하며 오피니언 면에 이런 칼럼을 썼다. 칼럼의 제목은 ‘청와대 대변인’이었다.
맞다. 그의 지적대로 청와대 대변인을 단순히 대통령의 ‘입’이라고 보는 것은 포괄적이지 못하다. 윤창중 기용은 전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였다. 각계각층의 반대와 ‘인사’가 아닌 ‘참사’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윤창중을 밀어붙였던 것은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었다. 그에 대한 반대와 논란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은 그가 가진 신념을 신뢰했고, 유별날 정도로 집착적으로 국가관을 강조해왔던 그의 필력이 곧 청와대의 이미지이길 원했다.
그런 윤 대변인이 다른 일도 아닌 성추행 혐의로 전격 경질된 것은 그가 썼던 글의 표현을 빌자면 대통령의 얼굴에 ‘대변’이 묻은 것이고, 정권의 수준이 단박에 ‘현행범’ 수준으로 추락한 일대 사건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게다가 대통령의 역사적인 ‘방미’일정을 수행 중에 벌어진 일이다. 투철한 국가관을 강조해왔던 이 우파의 화신이 정작 역사적인 현장에선 술에 취했는지, 권력에 취했는지 본분을 완전히 망각한 채 망종을 저지른 셈이다.

▲ 윤창중 대변인이 문화일보 논설실장이던 시절 쓴 '국가의 굴욕' 칼럼.


국가 요직을 대선 캠프의 전유물로 아는, 국가 권력의 사유화에 의한 국가기강의 총체적 붕괴―국가기강이 무너졌다! 국가다움, 이건 국가성(stateness)의 상실! 국가의 굴욕이다.

윤창중 사건은 ‘국가의 굴욕, 국가성의 상실’

역시, 윤 대변인의 글이다. 윤 대변인은 2011년 3월, 이른바 ‘상하이 스캔들’이 터졌을 때 ‘국가의 굴욕’ 상황에 대해 이렇게 개탄했던 바 있다. 그는 상하이 스캔들을 ‘국가 권력이 사유화’되어 ‘국가 기강이 총체적으로 붕괴’되어 ‘국가성’이 상실된 국가의 굴욕 사건이라고 명명했다. 윤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은 ‘상하이 스캔들’에 비해 훨씬 심각한 국가성의 상실 사건이다. 더욱이 남북관계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서고, 대통령이 ‘서울 프로세스’라고 하는 절체절명의 제안을 하던 때의 일이다.
이 ‘국가의 굴욕’ 사태에 대한 책임은 결코 윤 대변인을 ‘경질’하는 것에 그칠 수 없다. 현재까지의 정황으로 보면, 청와대는 윤 대변인의 귀국을 축소 은폐하려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애초 청와대는 윤 대변인의 귀국에 대해 수행 기자들에게 ‘부인이 위독해 급히 귀국했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윤 대변인은 대통령이 미국 의회 연설을 하는 동안 홀로 비지니스석을 타고 귀국했다. 대통령 수행기자단에 속한 한 매체의 기자에 따르면 윤 대변인은 “가벼운 성추행 혐의로 억울하게 미국 경찰 신고를 받았으니 일단 사표를 수리해 달라”고 요청하고 민정수석실에게는 따로 “대외적으로는 ‘자진 사퇴’로 발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만약 청와대가 윤 대변인 파문을 축소, 은폐하려 했고 이를 대선 캠프 출신으로 청와대 요직에 자리 잡고 있는 인사들이 방조했다면 이건 그야말로 국가다움의 완벽한 상실, ‘국가성’의 실종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성추행범인 윤 대변인이 물러나는 것이야 당연지사한 문제고, 이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국가 요직에 있는 자들이 어떤 ‘공모’를 했다면 이는 국가 권력이 친소관계에 따라 사유화되었음을 보여주는 치명적인 문제이다.

▲ 윤창중 대변인이 문화일보 논설실장이던 시절 쓴 '읍참명박' 칼럼.


이명박 본인이 자신 ‘명박’부터 ‘읍참’하는 ‘읍참명박(泣斬明博)’의 일대 결단을! 이명박을 찍은 순수 시민들에게 ‘그래도 이명박!’ 하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고...(중략)...국무총리와 한나라당 새 당대표, 내각,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에게 전권을 위임하고 책임을 물어라. 비난의 화살이 곧바로 대통령을 향하는 대통령 독선 구조를 깨야 한다. ‘방탄 총리’, ‘방탄 당대표’, 악역하는 대통령실장·수석비서관들이 책임 있게 국정을 이끌도록

경질로 끝나선 안 된다! 교통정리 못한 허태열, 이남기 ‘읍참’해야

역시, 윤 대변인의 글이다. 촛불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7월 윤 대변인은 정권의 위기를 경고하며 이런 명문을 남겼다. 상황은 좀 다르지만 이 글은 그대로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를 향한 충고로 번안할 수 있다. 윤창중, 김행 두 명의 대변인 가운데 누가 방미 수행에 나설 것이냐를 두고 청와대 내부에서 ‘설왕설래’가 있었고, 이 설왕설래는 곧 누가 권력의 ‘핵심’이냐를 입증하는 ‘파워게임’이었다.
이 과정에서 김행, 윤창중 대변인의 상관인 이남기 홍보수석은 ‘교통정리’를 하지 못한 채 둘 다 미국에 가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 윗선에서 청와대를 총괄하는 허태열 비서실장 역시 이 부분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다. 부질없는 결과론이지만, 마냥 윤 대변인이 국내에 남았더라면 대통령의 방미 성과 전체가 ‘성추행’으로 훼손되는 불행한 결과는 없었을 것이다.
두 대변인이 핵심을 두고 경쟁하고 상관들이 이를 적절하게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은 그 자체로 박근혜 정부의 시스템이 사실상 무력한 것이고 무능하기 짝이 없다는 것의 고백이다. 박근혜 정부의 권력 방향이 오로지 대통령을 극점으로 하여 누가 대통령의 눈에 들고, 얼마나 눈치껏 대통령을 만족시키느냐에 따라 결정되다 보니 발생한 참극이다. 결국, 이 시스템 자체를 일대 혁신해야 한다. 윤 대변인의 표현을 빌자면 ‘일대 결단’이 필요하다. 비서실장 이하 홍보수석을 비롯한 청와대 조직 전체를 쇄신해야 한다. 대통령 독선 구조를 깨고 대통령 이하 비서관들이 책임 있게 국정을 이끌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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