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3일 금요일

박근혜 공공의료 강화한다더니 의료민영화 추진?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02일자 기사 '박근혜 공공의료 강화한다더니 의료민영화 추진?'을 퍼왔습니다.
서울에 ‘호텔 내 병실’ 메디텔 추진… 병원 영리 추구하려면 의료법 개정 필요 “의료민영화 우회로”

정부가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1일 무역투자진흥회에서 대형병원이 서울에 ‘메디텔’을 세울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부가 우회적으로 의료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메디텔은 ‘의학(medicine)’과 ‘호텔(hotel)’의 합성어로 의료와 숙박시설을 겸한 건물을 의미한다.

정부는 메디텔 추진 목적을 의료한류, 관광 활성화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병원이 의료와 숙박을 겸하는 호텔을 정부 지원을 받아 세우더라도 외국인환자로 호텔 객실을 채울 수 없다. 이런 까닭에 영업 대상에 내국인을 포함한 의료법 개정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병원의 부대사업 범위를 넓히고, 의료법을 개정해 현행 5%로 제한된 외국인환자 병상수를 늘리는 것이 병원자본에게는 이득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성형 등 일부에만 혜택이 있는 메디텔을 추진하는 것은 의료민영화 추세를 강화하는 다른 목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삼성서울병원 홍보팀 관계자는 메디텔과 관련해 ‘삼성병원이 의료관광을 추진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의료관광 사업을 한 적도 없고 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의료민영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그는 농어촌 지역의 공공보건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고 지방의료원을 비롯한 지역 거점 공공병원을 활성화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최근 진주의료원 폐업 논란, 메디텔 규제 완화 등 박 대통령과 정부는 공약을 뒤집고 있다.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김종명 의료팀장은 정부의 메디텔 관련 규제 완화를 의료기관의 수익사업을 확장시켜주는 조치라고 봤다. 김종명 팀장은 ‘이 같은 조치가 의료민영화 흐름에 속하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부가 의료기관이 할 수 있는 부대사업을 지속적으로 넓혀줬고, 전반적인 의료시스템이 영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명 팀장은 정부가 메디텔 규제 완화 명분으로 ‘의료관광 활성화’를 든 것에 대해 “의료관광 강국은 인도, 태국, 싱가포르인데 한국은 경쟁력이 없다”면서 “한국은 의료, 미용 쪽을 제외하고 대부분 경쟁력이 없다”고 말했다.

▲ ⓒCBS노컷뉴스


보건의료단체연합 변혜진 기획부장은 “병원 부대사업 허용 범위가 장례식장, 임대업, 미용업부터 시작해 2009년 숙박업으로 확대된 면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진료만으로 적자가 나고, 보호자들을 위해 숙박업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 당시 병원의 논리였는데 현실은 비급여 부분 설비 투자비용을 뽑아내기 위한 과잉진료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 건물 맨 위에 호텔을 짓고 외래환자에게 숙박을 권하는 병원도 있다”고 전했다.

변혜진 부장은 이어 “서울에 메디텔이 허용되면 토지도 자본도 많은 병원 입장에서는 아프지 않은 환자들에게 과잉진료를 권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면서 “1층에 병원 짓고, 나머지는 호텔 올리는 식으로 수익을 추구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우회적 의료민영화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링크: 보건의료단체연합 5월 2일자 성명 (병원에 호텔업 허용? 의료관광을 내세운 의료상업화, 의료민영화 정책을 중단하라)]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의료법 개정은 협의한 적 없고, 의료민영화와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홍보기획담당관 이선영 과장은 “(복지부는) 의료법 개정 등을 협의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단순 숙박시설로 호텔을 지원하는 것인지, 의료법 부대사업의 범위를 바꾸는 것인지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메디텔로 대형병원의 부대사업이 모두 호텔로 모일 가능성도 있다. 큰 호텔을 세우고, 의식주 및 유사의료행위를 제공하는 종합서비스를 병원에서 제공할 수 있다. 우석균 성수의원 원장은 “외국인환자는 0.6% 수준인데 많이 늘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결국 외래환자를 호텔에 입원시키고 유사의료행위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불을 보듯 빤하다”고 말했다.

우석균 원장은 “지역에서 서울로 외래환자가 몰려올 텐데 결국 서울 대형병원의 병실이 늘어나는 꼴이 될 것”이라면서 “의료민영화와 서울 중심의 의료불균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을 뜻하는 ‘hospital’은 본래 ‘hotel’에서 나왔고, 병원은 입원환자에게 호텔의 의미인데 왜 또 호텔을 짓겠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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