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4일 토요일

병원이야, 호텔이야? 메디텔 부작용 우려

이글은 노컷뉴스 2013-05-04일자 기사 '병원이야, 호텔이야? 메디텔 부작용 우려'를 퍼왔습니다.

정부가 병원과 숙박시설을 결합하는 '메디텔(meditel, medical+hotel)'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외국인 환자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반면 야당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의료 상업화가 가속화되는 것은 물론 내국인에게 개방됐을 경우 수도권과 지방 병원의 불균형이 더욱 심해진다는 것이다. 

◈ 정부, 호텔 종류에 병원+호텔의 '메디텔' 추가 

정부는 지난 1일 무역투자진흥회에서 해외 투자 활성화의 방안으로 메디텔 신설안을 내놓았다.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메디텔 도입은 의료관광 수요를 흡수해 투자를 촉진하려는 것"이라며 "시설기준을 맞추면 메디텔이 관광호텔로 전환하거나 관광호텔이 메디텔이 될 수 있다. 다만 설립주체는 병원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의료기관과 숙박시설을 합친 메디텔이 생기면 외국인 환자 유치가 한결 쉬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료와 관광을 겸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메디텔을 신설하기 위해서는 관광진흥법 시행령을 고쳐 메디텔을 호텔업의 하나로 규정해야 한다. 

현행 관광진흥법 시행령을 보면 호텔은 관광호텔업 수상관광호텔업 한국전통호텔업 가족호텔업 호스텔업의 5가지로 분류되는데 정부는 여기에 메디텔 규정을 추가해 각종 규제를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 하룻밤 자고 서울에서 진료받자? 외국인 환자 못채우면 결국 국내장사 

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외국인 환자 뿐 아니라 내국인들을 대상으로 했을 때 수도권의 대형병원을 다니러 지방 환자들이 올라오는 쏠림 현상이 가속화 될 수 있다는 것이 첫번째 우려 지점이다. 

현재에도 수도권 대형병원에 집중이 심한 마당에 숙박업체까지 갖춘다면 입원이 아닌 외래환자들까지 흡수해 지방의 중소 병원들이 더욱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사협회 송형곤 대변인은 "외국인 환자들에 국한된다면 경쟁력이 확실해지겠지만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을 때에는 서울 대형병원의 환자 쏠림 현상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의료상업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석균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인연합 정책실장은 "대부분 입원이 필요없는 외래환자를 위한 숙박 시설이 될 텐데, 이는 필연적으로 상업적 성격이 강한 미용성형이나 고가의 건강검진, 유사의료행위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우 실장은 또 "호텔에서는 술을 즐기는 등 유흥과 오락이라는 나름의 기능이 있는데, 기준이 모호하면 병원 기능과 정면으로 충돌할 수 있다"며 "외국인 환자로 채우지 못했을 경우 결국 국내 장사를 해야 하는데 특정 병원이 추천하는 테라피라든지 각종 사업들이 남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외국인 환자 규모가 국내 체류 노동자 등 외국인 진료까지 합해 15만명 정도로 대형병원의 경우에도 환자의 0.6%에 불과해서 외국인 환자만으로는 사실상 호텔 경영이 어렵고 결국 지방 환자들을을 겨냥한 국내용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업을 외국인에 한정해야 한다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지만 정부에서는 이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관광진흥법 상에서 호텔 손님의 국적을 따로 제한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외국인 환자 유치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손님을 한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메디텔의 운영 방침이나 범위 등은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내국인을 포함할지 여부는 관련 부처와 추가로 상의를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오는 6월 시행령 개정을 예고한 가운데 메디텔의 허용 범위를 어디까지 둘 지, 병원 쏠림 현상과 의료 상업화 등 각종 부작용에 어떤 대책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CBS 조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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