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0일 금요일

'남양유업 폭언' 피해자 "대국민 사과? 미안하단 연락 한 번 안 와"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5-09일자 기사 ''남양유업 폭언' 피해자 "대국민 사과? 미안하단 연락 한 번 안 와"'를 퍼왔습니다.
[현장] 남양유업대리접협의회, 기자회견 통해 본사 대국민사과 반박
▲ 남양유업 영업사원 폭언 사태의 피해자인 대리점주 김아무개씨가 9일 오후 서울 남대문로 남양유업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재벌 갑의 횡포를 규제하자'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 권우성


"그동안 저한테는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도 안 하던데…."

남양유업 영업사원 폭언 피해 대리점주 김아무개(53)씨는 9일, 본사의 대국민 사과 소식에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김웅 대표를 포함한 남양유업 경영진은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폭언한 사실을 인정하며 사죄했다. 하지만 정작 피해자 김씨는 폭언 파문이 일어난 지난 3일 이후로 남양유업으로부터 사과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동안 남양유업은 자사 홈페이지 상에 "이미 욕설을 한 영업사원이 해당 대리점주에게 사과했다"고만 밝혔다. 

남양유업이 대국민사과를 한 9일 오후 2시, 중구에 위치한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대리점피해자협의회(아래 협의회)와 참여연대 등이 주최하는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었다. 기자회견 10분 전. 갑자기 김웅 대표가 본사 앞으로 나와 김씨를 찾더니 "미안하다"고 전하고는 돌아갔다. 김씨는 "오늘에서야 처음 대표 얼굴을 봤다"며 대표의 방문이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 '사과' 거절 당한 남양유업 대표 남양유업 영업사원이 대리점 사장에게 폭언하는 녹취음성이 공개되면서 여론의 거센 비판이 불매운동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9일 오후 김웅 남양유업 대표이사가 서울 남대문로 본사앞에서 농성중인 대리점 사장에게 사과를 하겠다며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대리점 사장들은 진심어린 사과로 볼 수 없다며 거절했다. ⓒ 권우성


대리점주들 "우리에게는 사과 한 마디 없어"... "누가 장학금 달랬나"

남양유업의 이러한 태도에 대리점주들은 "그동안 피해자인 우리에게는 사과 한 마디 없이 대국민 사과부터 했다"며 "진정성이 결여됐다"고 입을 모았다. 김 대표가 본사 앞으로 내려와 사과를 시도한 행동을 두고도 "기자들이 많이 오는 걸 의식해서 한 쇼"라고 비난했다. 한 대리점주는 "지난 10년간 남양유업에 수없이 하소연했고 올해 1월부터 시위를 하고 있는데도 한 번도 거들떠보지 않았다"며 "음성파일 공개가 없었다면 남양유업의 사과도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리점주들은 이날 남양유업이 대국민 사과 과정에서 '밀어내기'(제품 강매) 영업방식과 '떡값' 등 뒷돈 수수 문제를 일부 지역 영업사원에게 전가한 것을 두고 "사실이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승훈 협의회 총무는 "내가 전국 대리점을 돌아다녔는데, 다들 밀어내기와 '떡값'수수 피해를 입었다고 하소연했다"며 "오죽하면 내 손을 붙잡고 '우리들을 위해 나서달라'고 사정들을 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총무는 이날 남양유업이 대국민 사과와 더불어 발표한 '대리점고충처리기구 마련', '대리점 자녀 학자금 지원' 등의 상생 방안도 알맹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누가 장학금 달래요? 대리점주들과의 상생을 적극 노력하겠다면서 본사는 지금까지 우리와 공식적으로 만나자는 연락 한 번 안 했어요. 상생을 하려면 대리점주들과 만나서 진지하게 논의부터 하는 게 우선 아닙니까."

협의회 소속 대리점주들을 비롯해 참여연대 등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남양유업의 대국민 사과 내용이 미흡하다고 성토하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우선 ▲밀어내기 영업방식 ▲유통기한 임박한 상품 강매 ▲'떡값' 요구 ▲대리점주에 대한 폭언·고압적 행동 등 불공정행위를 인정하고 대리점주들에게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재발 방지를 위해 협의회와 단체교섭을 실시하고, 이후에도 협의회 등의 대리점주 모임을 인정해줄 것을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회를 향해서도 대리점주들을 보호할 법안 입법 추진을 서두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변과 참여연대 등은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가맹사업공정화에관한법률(가맹사업법)처럼, 판매조직공정화에관한법률(대리점·특약점 등 비가맹점형태판매조직보호법, 일명 남양유업방지법)을 청원할 예정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국회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즉시 통과시키고, 대리점·특약점 등의 하부 판매조직을 보호할 '남양유업방지법' 입법에 착수할 것을 간절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 버림 받은 남양유업 제품 남양유업대리점협의회, 전국유통상인회, 경제민주화국민본부, 참여연대, 민변 회원들이 9일 오후 서울 남대문로 남양유업 본사앞에서 '남양유업 사태에 대한 대리점협의회 입장발표 및 각계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남양유업 영업사원이 대리점 사장에게 폭언하는 녹취음성이 공개되면서 여론의 거센 비판이 불매운동으로 확산되자 남양유업은 9일 오전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 권우성


편의점·민주노총, 전국적 불매운동 확대 경고

한편, 기자회견에는 전국편의점가맹점사업자협의회·전국유통상인회·민주노총 등의 단체들도 참석했다. 이날 모인 단체들은 "여기 모인 대리점주들이 입은 피해가 남양유업만의 일이 아니다"라며 "재벌·재기업 등 우리 사회에 만연한 '슈퍼갑'의 횡포에 불매운동 등으로 함께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명석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가맹점주협의회 대표는 "어제부터 불매운동에 동참한 편의점이 전국적으로 3000~4000여 곳에 이른다"며 "현재 벌이고 있는 불매운동을 전국적으로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자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남양유업 사태가 계속 해결되지 않을 경우 민주노총 차원에서 전국적인 남양유업 불매운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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