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4일 금요일

방송공정성특위, 차라리 '공전 특위'라 해야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23일자 기사 '방송공정성특위,  차라리 '공전 특위'라 해야'를 퍼왔습니다.
발족 두 달…전체회의 두번, 시민사회 "민주당 책임 크다"

국회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위원장 전병헌)가 공전을 거듭하면서 공전특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시민사회는 방송공정성특위 공전의 책임이 새누리당은 물론 민주당에게도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공정성특위는 발족한 지 이제 두 달여가 지났지만, 전체회의를 개최한 것은 두 번에 그쳤다. 그동안 한 일은 위원장과 여야 간사 선임, ‘SO·PP의 공정한 시장 점유를 위한 장치 마련’과 ‘보도·제작·편성의 자율성 보장’을 심사하는 (방송규제개선 및 공정성보장 소위원회)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심사하는 (공영방송지배구조개선 소위원회)를 구성한 것이 전부다. 실질적인 활동이나, 방송 공정성 회복 방안에 대한 논의는 고사하고 세부적인 문제를 논의한 소위원장 선임도 하지 못한 실정이다.
문제는 방송공정성특위가 6개월의 한시적 위원회라는 데 있다. 9월 말이면 활동이 중단되지만 여야 의원들 가운데 누구하나 나서서 ‘공전’사태를 해결할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 시민사회 안에서는 공정성특위의 공전사태에 대해 “공정성특위가 아니라 ‘공전특위’라고 불러야 하는 게 아니냐”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사진은 4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 1차회의 모습ⓒ뉴스1

시민사회, “민주당 당운을 걸어도 모자랄 판에…여야 모두 무책임”

시민사회와 언론노조는 정부 여당은 물론, 특위 구성을 제안한 민주당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했다.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민주당이 당운을 걸어도 모자랄 판에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그러니,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에 대한 책임에서 모면하기 방송공정성특위를 내던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혜선 사무총장은 “정부조직개편 당시 방송공정성 문제가 우려됐고 그 핵심 사안에 대해 방송공정성특위에서 다루기로 한 것은 대국민 약속이었다”며 “그렇지 않아도 6개월이라는 한시적 기구라는 점에서 우려를 했는데 이렇게 표류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국민들에게 뭐라고 설명할 것인가”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이희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역시 “지금의 상태라면 실질적으로 ‘공영방송 지배구조개선’, ‘제작 자율성 확보 방안’ 등 논의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임기가 종료될 것”이라며 “언론운동단체의 한 사람으로서 개탄을 금치 못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희완  민언련 사무처장은 “새누리당만 잘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기에는 민주당 역시 만만치 않다”며 “특위 위원장을 맡게 된 것에 대한 여야 합의를 소중히 여겨 조속히 교체하고 정상화해야 하는데 손 놓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김지성 언론노조 정책국장은 “여야 모두 직무유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국장은 “여야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방송공정성특위 구성에 합의해놓고 지금 와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원내대표 선거 등의 일정 때문이라는 것은 핑계거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책임론, “참석 안하고, 건건이 트집”

방송공정성특위 ‘공전’의 1차적 책임은 새누리당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방송공정성특위 일정 등을 잡는데 “위원들 의견을 물어봐야 한다”며 건건히 트집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공정성특위는 당초 4월 15일 1차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전원 불참해 17일로 연기됐다. 첫날부터 파행된 것이다. 당시 새누리당 조해진 간사는 “민주당이 우리당 소속 위원들의 일정을 확인조차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일정을 통보해 왔다”며 “특위 위원들의 일정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지난 4월 17일 열린 1차 회의에서는 위원장 및 간사 선임만 하는 조건으로 회의를 열수 있었다고 한다.
4월 30일 열린 2차 회의에서도 여야는 앞으로 방송공정성특위 일정에 대해 이견을 드러냈다. 전병헌 위원장은 “의제별 공청회를 5월 중순부터 6월초까지 3차례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조해진 간사는 이번에도 “합의도 안 된 것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반발했다. 이날 참석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역구 일정’ 등이 바쁘다”며 방송공정성특위 활동에 대한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
민주당은 (방송규제개선 및 공정성보장 소위원회)와 (공영방송지배구조개선 소위원회) 위원장을 선임하는 문제도 새누리당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방송규제개선 및 공정성보장 소위원회) 위원장은 조해진 간사가, (공영방송지배구조개선 소위원회) 위원장은 유승희 간사가 각각 맡기로 합의했으나 조 간사가 공영방송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를 원하며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위원장과 여야 간사 간 논의할 때 조해진 간사는 아무런 문제제기도 하지 않다가 나중에 ‘합의한 적 없다’고 발뺌만 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민주당 책임론, 전병헌 위원장 ‘후임 인사 선정’ 못해

새누리당이 야당이 제안한 방송공정성특위에 협조적인 자세가 아닐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견됐던 상황이다. 결국 특위 공전의 나머지 책임이 민주당의 대응에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민주당은 전병헌 의원이 당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방송공정성특위 위원장을 교체해야하는 상황이지만 후임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몇몇 의원들에게 위원장직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지만 선뜻 나서고 있는 의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민주당은 5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토론회·간담회·공청회 등을 열어 전문가의 의견 청취를 계획하고 있었다. 7~8월 휴가철과 9월에는 국정감사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그 이전에 많은 부분의 일정 및 토론을 끝내 놔야 한다는 노림수다. 하지만 현재는 전병헌 위원장의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방송공정성특위 3차 회의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이 일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민주당에도 방송공정성특위 공전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당이 위원장 교체에 대해 결정을 내려줘야 일의 진도가 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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