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2일 수요일

“5·18 왜곡 종편, 허가 취소 마땅”


이글은 PD저널 2013-05-21일자 기사 '“5·18 왜곡 종편, 허가 취소 마땅”'을 퍼왔습니다.
야당·언론단체 “9월부터 방통위 재허가 심사, 이번 사안 반영” 요구

“가도 너무 갔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주장을 여과 없이 방송한 종합편성채널 TV조선과 채널A에 대해 방송계 안팎에서 내놓고 있는 촌평이다. ‘5·18 북한군 개입설’ 주장 보도에 대한 파문이 확산되자 채널A의 대주주인 (동아일보)가 신문을 통해 ‘뒷수습’에 나서고, 채널A도 21일 뒤늦게 사과방송에 나섰지만 진정성에 대한 의문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광주광역시와 5·18 단체 등은 TV조선, 채널A 등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고, 언론·시민단체들은 이들 종편의 허가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민주당 등 야당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 해당 방송에 대한 심의 제재를 요청했다.
(조선일보) 소유의 TV조선은 지난 13일 시사프로그램 (장성민의 시사탱크)에 북한 특수부대 장교 출신이라는 탈북자를 출연시켜 “5·18 당시 600명 규모의 북한군 1개 대대가 광주에 침투했고, 전남도청을 점령한 것도 북한 게릴라였다”고 주장하는 방송을 내보냈다. 이틀 뒤인 지난 15일 (동아일보) 종편인 채널A도 시사프로그램 (김광현의 탕탕평평)에서 5·18 당시 북한군으로 광주에 투입됐다고 주장한 탈북 인사의 인터뷰를 얼굴과 이름을 가린 채 그대로 방송했다.
5·18 북한군 개입설을 처음 유포했던 것은 1980년 5월 광주 시민을 무력으로 진압했던 신군부였지만, 훗날 자신들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고 실토한 바 있다. 그럼에도 최근 극우세력들이 5·18을 왜곡하는 발언들을 인터넷을 통해 공공연히 유포하고 일부에서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가운데, TV조선과 채널A까지 근거도 없는 내용으로 5·18을 부정하는 방송을 내보낸 것이다.


▲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 5월 15일자 방송 ⓒ채널A

당장 가장 큰 반발을 보이고 있는 곳은 5·18 관련 단체들로 광주광역시와 시의회, 5·18 기념재단 등은 정치권, 법조계와 함께 ‘5·18 역사왜곡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지난 20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일부 종편이 아무 근거도 없이 5·18 북한 개입설을 방영하는 등 5월 정신을 훼손하고 있다”며 사법 대응 방침을 밝혔다.
언론·시민단체들은 TV조선과 채널A에 대한 허가 취소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난 20일 전국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두 방송사는 (5·18 북한군 개입설) 방송의 여파를 알았을 텐데도 날조된 허위사실과 왜곡된 주장을 여과 없이 내보냈다”며 “이번 사태는 민주주의 역사를 왜곡하려는 수구 보수 세력과 종편의 합작품”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처음부터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종편이 모두가 우려했던 대로 반(反)사회적·반역사적 흉기로 변해가고 있다”며 “TV조선과 채널A의 허가를 취소할 것을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노웅래·최민희·홍영표·홍종학 의원은 지난 20일과 15일 각각 채널A와 TV조선에 대한 심의 제재를 방심위에 요청했고, 방심위는 조만간 이들 방송에 대한 심의에 착수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종편에 대한 방심위의 심의 제재 여부와 별도로 종편이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출연을 심각하게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5월 20일, 우원식 최고위원)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사태가 커지자 종편의 대주주인 신문에선 종편 방송 내용과는 정반대 내용의 기사와 사설 등을 잇달아 배치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5·18 33주년 기념일인 지난 18일자 신문 1면에 “5·18 北개입설 광주 모독 행위”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조선일보)도 같은 내용의 기사를 이날 인터넷 판에 게재했다. (동아일보)는 지난 20일 신문에서도 기자칼럼, 인터뷰 등을 통해 5·18에 대한 폄훼를 경계하는 내용을 실었다. 채널A (장성민의 시사탱크)역시 21일 사과방송을 했다. 
하지만 이들 신문의 이 같은 ‘선긋기’를 자성으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는 “TV조선과 채널A가 저널리즘의 ABC도 갖추지 못한 채 ‘5·18 북한군 개입설’을 다른 때도 아닌 5·18 기념 주간에 했기에 역효과가 큰 상황에 직면한 것”이라며 “방어할 수 없으니 일단 당장의 불리함을 피하려 하고 있지만, 결국 이는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말했다.
사실 종편 시사프로그램들이 극우 성향 평론가들을 출연시켜 반대 진영에 대해 막말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낸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대표 사례가 최근 성추문 사태로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다. 그는 지난해 대선 기간 동안 평론가 자격으로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해 당시 대선후보였던 안철수(무소속)·이정희(통합진보당) 후보 등에 대해 막말을 했고, 결국 그의 출연 분에 대해 방심위 선거방송심의위는 네 차례나 제재를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종편의 대주주인 신문들이 반성을 한 사례는 없다. 더구나 5·18 왜곡에 대한 뒷수습을 하는 과정에서도 자사의 종편 방송이 논란의 주역임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채 극우단체와 인터넷 사이트 등을 비판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은 종편의 문제를 근본부터 바로잡기 위해 오는 9월부터 진행될 방통위의 종편 재허가 심사에 주목하겠다는 입장이다. 구 방송위원회(현 방통위) 부위원장 출신의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올해 9월부터 진행될 방통위의 종편 재허가 심사에서 이번 사태를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를 중심으로 종편 특혜 회수를 위한 법제화 작업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민주당(28인)과 통합진보당(4인) 의원들은 지난 4월 종편을 의무재송신 대상에서 제외하고, 지상파 수준의 광고·편성 규제를 적용하며, 광고 직접영업을 불허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방송법 등 언론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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