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2-06일자 기사 '안철수, 맘 돌린 이유는…'를 퍼왔습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정동의 한 레스토랑 앞에서 다정하게 사진촬영하자 두 후보 캠프 관계자들이 뒤에서 웃으며 지켜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안철수, 왜 마음 돌렸나
문후보 패할땐 공멸 위기감
지지자 설득할 ‘명분’도 필요
“이제 단일후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다. 문재인 후보께 성원을 보내달라.”(11월23일 안철수 후보 사퇴 기자회견)“오늘 문 후보께서 새정치 실천과 정당혁신에 관한 대국민 약속을 했다. 정권교체는 새정치의 시작이 될 것이다. 저를 지지해주신 분들도 함께해주실 것을 믿습니다.”(6일 문-안 회동 전 발표문)11월23일 안 후보의 사퇴로 형식적 단일후보가 결정된 뒤 6일 내용상의 단일화가 완성될 때까지 안 전 후보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전날 집으로 찾아온 문 후보를 피하기까지 했던 안 전 후보가 하루 만에 마음을 돌린 배경은 뭘까?안 전 후보는 이전부터 문 후보를 돕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주변에 밝혔다고 한다. 정권교체 없이 새정치는 시동을 걸 수도 없다는 점, 문 후보가 패할 경우 자신도 모든 정치적 자산을 잃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강했다고 안 캠프의 핵심 인사는 전했다.그런데도 그가 행동을 주저했던 것은 명분이 부족했고, 그런 상황에서 움직여봤자 지지층에 미치는 효과도 크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는 게 캠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안 전 후보는 문 후보가 6일 오전 ‘국민연대’ 출범식에서 정치개혁을 약속하고, “기득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의원 정수 축소 조정 등을 책임지고 실천하겠다”고 밝힌 것을 ‘명분’으로 삼은 듯하다. 안 전 후보는 발표문에서도 “문 후보께서 새정치 실천과 정당혁신에 관한 대국민 약속을 하셨다”며 문 후보의 약속이 얽힌 실타래를 푼 계기가 됐음을 시사했다.하지만 국회의원 정수 축소 문제가 지원유세를 머뭇거릴 정도로 중요한 사항인지에 대해선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많다. 이를 두고 캠프 관계자들은 이 문제가 정치혁신의 상징으로 돼 있다고 설명한다. 안철수 전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합의한 새정치공동선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 ‘국회의원 정수 조정’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단일화 텔레비전 토론에 대한 뼈아픈 기억도 안 전 후보가 문 후보 지원을 주저한 요인으로 보인다. 당시 안 전 후보는 양쪽이 합의한 ‘의원 정수 조정’이란 표현을 축소로 해석했지만 문 후보는 이를 부인하며 이견을 공개적으로 표출했다. 안 전 후보는 이후 이 문제에 대한 깊은 앙금을 드러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 후보가 국민연대 출범식에서 의원 정수 축소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직후 상황은 급진전했고 오후 회동으로 이어졌다.안철수 지지층을 온전히 문재인 지지 쪽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전략적인 고려도 지원유세가 늦어진 요인으로 보인다. 안 캠프의 한 관계자는 “정치혁신에 대한 응답을 문재인 후보가 오늘에야 약속해서 지원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문 후보와 민주당의 정치혁신에 대한 명확한 약속이 없는 상태에서는 지원유세를 하더라도 안철수 지지층이 따라온다고 장담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캠프의 한 인사는 “민주당은 안철수 지지자들이 자판기처럼 동전 넣고 버튼 누르면 표가 나오는 것처럼 착각하는 것 같았다”고 그동안의 압박감을 에둘러 표현했다.안 전 후보는 자신이 적극 문 후보를 지원하면 불리한 전세를 충분히 역전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와 만난 직후 “오늘이 대선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진심캠프’에서 국민정책본부장을 지낸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속도의 시대인 만큼 시간은 충분하다. 오늘부터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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