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31일 월요일

차해도 한진중공업 지회장 “최강서 열사투쟁 10일째.. 상복 벗었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12-30일자 기사 '차해도 한진중공업 지회장 “최강서 열사투쟁 10일째.. 상복 벗었다”'를 퍼왔습니다.
“개인적 자살 치부, 사측에 분노 치밀어.. 정치권 등 전 사회적 압박 필요”

최강서 전국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 조직차장이 민주노조 탄압 중단과 손배소 철회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지 10일 째인 30일, 차해도 한진중공업 지회장이 상복을 벗었다.   차해도 지회장은 지난 21일부터 영도구 구민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아왔다. 동료를 잃은 비보에 “그동안 슬퍼만 하고 있었다”던 차 지회장은 29일부터 빈소에서 나와 영도조선소 앞에 마련된 노조 농성천막으로 거점을 옮겼다. 장례식장 빈소는 문영복 수석부지회장, 박성호 부지회장 등이 지키기로 했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지난 지난 27일 부산 영도구 구민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정봉주 전 민주통합당 의원의 조문을 받고 있는 차해도 전국금속노조 부양지부 한진중공업 지회장(사진 왼쪽). 지난 21일부터 영도구 구민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아왔던 그는 29일부터 영도조선소 앞에 마련된 노조 농성천막으로 거점을 옮겼다.

상복 벗은 노조 지회장 ”악랄 한진 자본 규탄 여론 만들어가겠다”
  
이날 오후 노조 농성천막 앞에서 만난 그는 “어제부터 빈소에서 나왔다”며 “(열사의 유언이 실현되고 사태가 해결돼) 장례가 진행될 때까지 상복을 입지 않기로 상집에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한진중공업 지회 대표로 노조 상주 격인 그가 이런 결정을 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아놓고 사측이 개인적 자살로 치부하는 것을 보면 분노가 치민다. 그래서 교섭 할 사안이 아니라고 한다. 장례식장에서 상복을 입고 추모만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차 지회장의 말이다.   21일 자신들의 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회사를 증오한다..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돈 158억 죽어라고 밀어내는 한진 악질자본..”이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지만, 사 측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개별적 사안’이라며 교섭을 거부했다. 게다가 영도조선소 출입통제를 강화하고, 신관 문을 용접해 걸어잠궜다. 한진중공업 지회 고지훈 사무장 등 두 명의 노조간부는 21일부터 꼼짝없이 노조사무실에 갇혀 있는 신세다.  이런 상황에서 차 지회장은 “사측이 사태해결에 나서도록 투쟁에 나서야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차 지회장은 “악랄한 한진자본을 규탄하는 여론을 형성해가야 한다”며 “부산 전역 대국민선전과 새해 초 일부 조합원이 서울로 상경해 국회나 새누리당, 인수위, 한진중공업 본사 앞 등에서 1인 시위를 펼치는 계획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차 지회장은 또 ‘열사투쟁 거점’을 현재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가 아닌 영도조선소 앞으로 가져올 고민도 꺼내놨다. 그는 “이 문제를 유족들과 현재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사 측이 바리케이드를 쳤던 영도조선소 신관은 이미 지난 27일 영남권 노동자대회 이후 분노한 노동자들에 의해 부서져 29일 밤부터 최강서 열사 분향소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노사합의를 권고했던 정치권이 나서야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정치권이 나서서 압박을 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오만한 한진 자본은 교섭조차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 권고에 따라 노사합의 약속을 지키기 않은 것에 대해 국회차원의 문제제기가 있어야 한다”며 “노조탄압과 손배가압류 등 노동자의 죽음을 불러온 문제에 대해서 조사단 구성이 뒤따라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치권, 지난 노사합의 지키지 않은 사 측 압박해야”  

제2의 희망버스 격인 오는 1월 5일 예정된 ‘다시 희망만들기’ 행사에 대해서도 “(연말, 새해다 보니) 당장 대규모로 진행될 수는 없더라도, 1대든 2대든 연대의 희망버스가 출발한다는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현재 사 측은 장례 관련 권한을 위임 받은 금속노조와 교섭을 거부해놓고 다른 경로를 통해 유족 회유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차 지회장은 “사측 입장을 대변하는 새노조 간부가 ‘금속노조는 이 문제를 해결 못하니 사측을 만나라’고 명함을 주고 갔다고 한다”면서 “이 문제 때문에 유족들이 상당히 힘들어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차 지회장은 “사 측은 계속 최강서 열사라는 말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고인에 대한 예의가 있고 사태해결의지가 있다면 노조가 요청한 교섭부터 받아들여라”라고 촉구했다.  이날 30여 분 가까이 와 인터뷰를 나눈 차 지회장은 대화가 끝나자마자 최강서 열사 선전물을 부산시민에게 배포하기 위해 부산역으로 출발했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지난 21일 전국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 최강서(35) 조직차장이 사 측의 민주노조 탄압에 항거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10일 째인 30일 최강서 열사의 부인 이선화(37) 씨가 부산 영도구 구민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남편의 영정을 보며 슬퍼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지난 21일 전국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 최강서(35) 조직차장이 사 측의 민주노조 탄압에 항거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10일 째인 30일 영도조선소 신관 앞이 '열사 분향소'로 변해있다. 이번 사태 이후 교섭마저 거부하고 있는 사 측은 신관 정문에 사각파이프와 철판을 용접해 출입구를 봉쇄했지만, 분노한 노동자들은 지난 27일 영남권노동자대회를 열어 이를 부순 뒤 분향소를 설치했다.

김보성 기자 press@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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